101. 上仝 위와 같음
廢物無要棄笆籬
필요 없는 폐물은 울타리 밑에 버리니
北方匏係事差池
북방에 매달린 조롱박 사정 안 풀렸네. 1)
年衰聽子斫桑策
늙은인 아들의 농사 방식 얘기 듣나니
歲暮思親廢寥詩
세모에 부모님 그려 폐요 시 생각하네. 2)
案上卷黃三友益
책상의 세 권의 고전이 좋은 친구인데
鬂邊空白五星移
살쩍의 흰머리는 운명이 옮겨가는구나. 3)
生平果蹟天由定
일평생 이룬 공적 하늘에 따라 정하나
不待哉俟已自知
기다릴 것도 없이 스스로 아는 것인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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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북방포계사차지(北方匏係事差池): 북쪽 변방에 매달린 조롱박이 되어 쓰임을 받지 못하는 일이 의외로 잘못 풀렸다는 의미.
2) 폐요시(廢寥詩): 시경(詩經)의 요아편(蓼莪篇)을 폐기했다는 말로 진(晉)나라 때 왕부(王裒)가 어머니 무덤에서 그것을 가르칠 때 하도 울어서 제자들이 시경을 배울 때 이 요아편을 빼놓고 배웠다는 고사.
3) 오성이(五星移): 고대에 태백(太白), 세성(歲星), 신성(辰星), 형혹(熒惑), 진성(鎮星)의 다섯 별 즉 태양에서 지구에 가까운 금(金), 목(木), 수(水), 화(火), 토성(土星)의 오행성(五行星)으로 옛 사람들이 이들의 위치로 운명을 추산했으므로 여기의 오성이란 운명이 변한다는 뜻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