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시> 裸戒共禍 공산당 재난의 실체를 경계함 1)
共禍台暫便 공산당재난 잠깐 멈췄는데 2)
同狗豬与羯 개돼지와 산양과 한가지라.
戮人如刈草 사람 죽이길 풀 베듯 하고
掠貨如拾栗 재산 뺏기 밤 줍듯이 하네.
剖得無小咽 쪼개놓고 무엇이나 삼키며
刳孕無小恤 임산부 가르도록 잔인하네.
天地罪不容 천지에 죄 용서할 수 없고
鬼神亦怒嫉 귀신조차 시샘해 성낸다네.
冒瀆非爲輛 더러움 실을 데 없을 정도
行盜非爲弼 도둑 행위 비길 데가 없네.
歐民作蘇民 유럽사람 소련국민 만들고
制律作蘇律 법 제도 소련 법으로 하네.
以蘇爲祖國 소련을 조국으로 삼으려니
此外皆呵叱 그 외는 다 꾸짖을 뿐이라.
爲淵歐魚族 물에서는 고기를 몰아잡고
爲羡歐雀秩 골엔 차례로 새들 다 잡네.3)
蘇果依特否 과연 소련 특별 의지 하랴
天下大盜恄 천하 큰 도적 다 두려하네.
入黨無自由 입당하면 자유가 없어지고
叅誰爲統率 참여해도 누가 통솔하는가?
獅窟不可逃 사자 굴로 도망갈 수 없고
虎口不可逸 범아가리에도 숨지 못하네.
鐵帳深深籠 철의 장막 깊은 새장 되어
慘狀有誰怸 참상을 다 아는 이 누군가?
餓死病死鬼 굶어죽고 병들어죽은 귀신
哭聲不敢出 곡소리도 감히 낼 수 없네.
元帥一令下 맥아더 원수 한 번 호령에
鬼頭如葉失 마귀두목 낙엽이 되었다네.
爲人不許入 위인은 들어가지를 못하고
內容甚秘密 내용은 대단한 비밀이라네.
世人愚無知 세상사람 어리석고 무지해
甘心爲兒卒 아이 같이 달게 졸병 되네.
外言勞坎坷 바깥 말은 다 숨기려 하고
內行帝梏桎 안의 행동 다 사슬 채우네. 4)
其行熱於火 그 행위 불보다 더 뜨겁고
其說甘如蜜 그 말은 꿀보다 더 달다네.
朝鮮之獨立 조선의 독립문제 대해서는
會談非再一 회담만 한 두 번이 아니네. 5)
彼蘇有何關 저 소련 무엇에 잡혀 있어
奪地爭蚌鷸 땅을 뺏기에 방휼지쟁인가? 6)
萬戰只亦日 온갖 전쟁 단지 시간일 뿐
南北分甲乙 남북이 갑을로 나뉘어졌네.
共徒作前驅 공산당무리가 앞에 나감은
奪地如網櫛 그물, 빗질하듯 땅을 뺏고
掠財掃如洗 재산약탈 씻듯이 쓸어가네.
奪婦情何昵 아내 탈취면 정 어이 맺나?
呼天又扣地 하늘에 호소 땅 또 두드려
人民皆戛疾 인민 다 강제 괴롬 당하네.** 7)
國聯監視人 국제연합의 감시인의 감시
監庭又監國 가정도 국가도 살펴야하리.
國是全韓國 나라라면 한국의 전체이고
不可分全隔 다 막히게 나눌 수는 없네.
韓委可抒南 남쪽한국은 풀어서 맡겼고
蘇聯强占北 소련은 북쪽을 강점했다네.
國際許獨立 국제연합 독립 허락했는데
蘇共立於臆 소련공산당 가슴에 새웠네.
奪民又奪國 민족 뺏고 또 나라도 뺏어
罪狀不可黙 그 죄상 묵과할 수가 없네.
億兆視仇讎 억조 백성 서로 원수 되고
三八爲疆域 삼팔선이 강역의 경계라네.
天下與論在 천하에는 여론이 있으리니
共盜當共殛 공산당 도적들 공멸하리라. 8)
<송병혁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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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역자 주(註): 이 시문 위에다 큰 X자로 전체를 위에다 표시를 해서 삭제의 뜻을 나타냈는데, 시인이 이를 지은 훗날에 무슨 연유에서인지 그렇게 했던 것을 볼 수 있다. 이 시집의 전체 흐름에서 시인은 철저한 반공주의자임이 많이 드러나는데, 이 고언 시는 반공시(反共詩) 내용으로는 백미(白眉)라고 할 수 있으니 혹 청진에서 지었다면 소련공산당의 감시 때문이었을 수도 있다. 검은 색 X표시로 인해 해독하는 데 다소 시간이 걸렸다.
2) 태잠(台暫): 태제(台際)와 같은 뜻으로 잠깐 그 틈사이라는 말.
3) 위이(爲羡): 넓다는 이(羡)자는 시샘한다는 선(羨)과는 다른 글자.
4) 제곡질(帝梏桎): 제는 황제 곧 독재 권력의 강압을 말하고, 고질(梏桎)은 질곡(桎梏)으로 차꼬와 수갑이란 말이니 독재자의 속박이란 뜻이 된다.
5) 비재일(非再一): 한 두 번이 아니라는 말로, ‘한두 번’을 재일(再一)로 한 것은 운(韻)자 때문인 듯.
6) 쟁방휼(爭蚌鷸): 방휼지쟁(蚌鷸之爭)의 고사로 조개와 도요새가 서로 물고 놓아주지 않는 형세를 말하니 결국에는 다 망하는 꼴이 되는 비유이다.
7) ** 역자 주(譯者 註): 이 시는 시체가 오언고시(五言古詩)인데, 율시(律詩)와 같이 자음(字音)의 고저를 맞추는 일은 하지 않고 글 구(句)의 수도 제한이 없으며 다만 운(韻)만 달아 짓는 형식을 취했다. 이 시의 운(韻)이 여기까지는 갈(羯), 휼(恤), 율(律).......로 이어져 왔는데, 여기서부터는 운이 바뀌어 국(國), 격(隔), 북(北), 역(域) 등에 맞추었다.
8) 공극(共殛): 함께 사형에 처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