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패킹을 시작하면서 걷는 것에 관심이 점점 많아진다.
오늘은 지지난 주부터 생각해왔던 "갑천누리길 백패킹"코스에 대한 답사를 다녀왔다.
확실히 직접 답사를 하니 윤곽이 그려졌다.
장태산 야영장에 주차를 하고 버스로 흑석네거리까지 이동, 트래킹을 시작해서 5시간 정도 후 장태산 야영장에 도착.
1박을 한 뒤에 장태산 등산을 하고 귀가를 하는 계획을 세워야 겠다.
노루벌 쪽을 가보지 못하는 것이 아쉬운 코스가 되겠지만 1박2일로는 한계가 있다.
지난 여름 그 뜨거운 햇볕을 온 몸으로 받으면서도 잘 버텨낸 벼이삭이 알알이 영글었다.
먹고 사는 일이 제일 중요한데....
쌀이 중요하다는 생각은 잘 안하게 된다....
농부들이 점점 쌀농사를 포기하고 있다....
나 혼자라도...
우리 식구들 먹을 만큼이라도... 쌀농사를 해야 하는데...
이런 생각을 하면 놀러다니는게 스스로에게 미안하다....
참~한 바위하나가 덩굴을 옷으로 입고 지그시 바라본다.... 아... 야하다.....
전구간 39.9km의 갑천누리길.
그중 15km의 여정을 시작하려한다.
호박꽃이 흔한 꽃이 아니었다면 분명....
군락지가 관광지가 되었을 것이다.
호박꽃만큼 화려한 꽃도 드물다.
가다보니 감나무가 두 그루 사이좋게 서 있다....
그래.. 사람이든 나무든 둘만 사이좋다면 무슨 문제가 있을건가....
이 꽃은 매번 찾아봐서 알아봐도 매번 이름을 까먹는다.....
아직 꽃에 대한 감흥이 없나보다....
시골 마을 어귀의 흔한 돌탑
산, 강, 들, 바다, 마을... 곳곳마다 탑을 쌓는 우리나라는 대단한 나라이다.
처음 보는 버섯이다.
접시모양이라서 물이 고여있다.
슬슬 사진 찍는 것이 귀찮아진다.
비도 귀찮음을 더하는데 일조를 하고......
갑천의 왼쪽으로 노랗게 익어가는 벼이삭 들녁이 나왔다.
좌측의 농가에서 크게 틀어놓은 라디오에서 내가 즐겨듣는 프로그램인 "손에 잡히는 경제, 이진우입니다."의 로고송이 흘러나온다.
아..... 8시30분이구나..... ^^
아마도 이장님의 마을 방송용 스피커 인 거 같다.
갑천 상류가 보인다.
역시....
낚시꾼들은 부지런하다.
5-6명의 낚시하시는 분들의 조사가 한창이다.
갑천의 발원지는 대둔산 자락의 한 골짜기이다.
그러니까 저 강을 계속 따라가면 대둔산이 나온다.
그리고 그 골짜기 한쪽에는 원효대사가 창건했다는 태고사가 있다.
만해 한용운 선생이 "태고사를 보지 않고서는 천하의 명승지를 말하지 말라."고 했다는데...... 설마.....? 진짜인가?
알면 알수록 재미있고 궁금하다.
갑천변을 돌아나오는데 다 온줄 알았던 비가 거세게 내린다.
이런......
이제까지 왔던 비는 '이정도면 맞을 만 하지...뭐....'하면서 잘 왔는데...... 이건 다르다.
우비를 입었는데...... 속옷까지 쫄~~~딱 젖었다.
등산화안으로 비가 들어가서 마치 물이 들어간 장화를 신은 것 처럼 "쩔꺽쩔꺽"소리가 난다.
'이 상태로.... 남은 15km를 걸어야 하는가?' 하는 고민을 했다.
이때까지는 예상 거리가 20km였기에....
마침 저 멀리서 버스가 오고 있었는데....
버스의 유혹을 떨치고 계속 가기로 했다.
그 상태로 2km를 더 걸어가니 비가 그쳤다.
버스 승강장안의 벤치에 앉아서 등산화 안을 휴지로 꾹꾹 눌러 닦고, 양말을 새 것으로 갈아 신었다.
한결 나은 기분으로 장태산 임도로 들어서기 위해 오동으로 향했다.
젖은 등산화 끈을 조이지 않아본 사람은 트래킹을 논하지 말라!
으응? 점점 교만해진다. ^^;;
정뱅이 마을 입구이다.
이 마을은 담벼락으로 유명하다.
처음 마을을 꾸몄을때가 둘째가 두살때였으니까 7년전이다.
그때는 참 예쁜 마을이었는데....
오늘 다시 가보니....
관리 소홀로 엉망이었다....
트래킹 코스에서 빼야겠다.
2009년 예뻤던 정뱅이 마을 : http://cafe.daum.net/moneybooks/RsYS/3
논의 벼가 색색으로 물들었다.
증촌동 꽃마을을 지나서 대전에서 충남 벌곡으로 이어지는 국도를 건너 장태산 임도로 접어들어야 하는데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지도를 보고 대충 가다보니 커다란 나무가 보이고 그 왼쪽에 갑천누리길 푯말이 붙어있다. 다행이다~ ^^;;
이 나무가 있는 곳이 장태산 임도에서 계속 등장하는 오동정자나무이다. 오동나무가 아니고.... 오동에 있는 정자 옆나무...ㅎㅎ
대전 서구 오동....
오동이 무슨 뜻일까??
한자어로 五洞이라 쓰니 골짜기가 5개 있나보다......
아침일찍 트래킹을 하다보니 밤나무 아래에 밤들이 많이 떨어져있다.
보는 대로 주웠으면 백개는 주웠을 듯 하다.
정당한 댓가를 지불하지 않으면 떨어진 것도 내 것이 아니다.....
내가 닉네임이 "하늘을 우러러-하우"인데.... 어찌 주워올 수 있겠는가...... 라고 잘난 척을 해보지만 생긴 모양이 너무 예쁜지라.....
쏙 빼서 껍질벗겨 먹고 말았다..... 마침... 나무 밑이라 하늘을 우러러도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서.....
이제 완전히 비가 그쳤다.
이정표에 배낭과 모자를 걸고... 티셔츠를 갈아있었다.
완전 뽀송뽀송.... 양말 여분을 한컬레 더 가져왔으면 좋으련만....
내가 비가 오는데 우산도 없이 차도 안타고 걸어다닐 줄 누가 알았겠나....
흑색 느티나무와 백색 은사시나무가 대비되 듯 서 있었다.
은사시나무가 백색인거야 당연하지만 느티나무가 흑색인건 처음보았다.
암벽으로 이루어진 산 능선이 멋스러워보인다.
한참 서서 바라보는데 버섯을 채취하는 아저씨 두분이 지나간다.
바구니에 버섯을 담으면서....
신기하기도 하고 궁금하기도 해서 무슨 버섯이냐고 물어보려다가 경계하는 듯 해서 말았다.
임산물 채취가 불법인지는 아시나 보다.
임도가 참 멋스럽게 나 있다.
장태산은 전국적으로 유명한 산이라서 주말마다 관광버스가 잔뜩 왔다 간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장태산 등산로만 다녀갈 뿐 오늘 내가 걸은 장태산 임도는 생각도 못할 것이다.
나무가 쭉쭉 뻗어있어서 메타세콰이어인가 했더니 잣나무들이 있다.
장태산에도 잣나무들이 있구나....
커다란 잣송이가 하나 떨어져있었는데 잣은 없었다.
맛있는 빵처럼 보이는 버섯~
보인다~ 메타세콰이어~
장태산 임도는 장태산 야영장 후문과 이어져 있다.
야영장을 가로질러 장태산 정문으로 간다.
정문에서 십분 정도만 걸어올라가면 라면을 파는 휴게소가 있다.
아침을 맥도널들에서 맥모닝으로 해결했기에 배가 많이 고프다.
장태산 휴게소에서 라면을 먹을 생각으로 간식도 안챙겨왔다.
갑천누리길 곳곳에 있는 안내도.
전구간을 언제나 걸어볼꺼나....
장태산 주출입구 들어서면서 평상들
비가 안왔으면 사람들이 바글바글 할텐데... 오늘은 많이 한산하다.
휴게소가.... 내부수리중......
완전 실망... 청천벽력같은........
주린 배를 안고 다시 돌아간다.
차를 세워둔 흑석유원지까지는 5km 남았다.
부지런히 걸으면 한시간이면 가겠는데.....
라면을 못먹게 되었다는 실망감으로 기운이 빠진데다가....
차도로 걸어가야 한다.
왜... 인도가 없을까?
이건 갑천누리길의 큰 문제이다.......
아니면 용태울저수지로 돌아가는 길이 있나 지도를 보았지만....
차도를 따라가는 길로 표시가 되어 있다.
그래서 버스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리다가 마침 오는 택시를 타고 흑석동 사거리까지 와서 다시 15분 정도를 걸어 흑석유원지로 왔다.
전체거리 15.36km인데 중간에 잠깐 다른 길로 갔다와서 전체 거리는 15km 일 것이다.
소요시간 4시간 22분은 건들건들 걸을때의 시간이다.
사진찍고 비피하고... 이런 저런 일들이 시간을 지체하게 했다.
집에 도착하니 오후 1시경....
시원한 맥주를 한캔 하고....
점심으로 국수를 먹고...]
낮잠을 1시간 정도 잔 후에
오후 일정~
예원, 동원이를 데리고 중촌꽃마을과 정뱅이마을 답사
걷기가 싫다고 가지 않으려는 예원동원이에게 각각 3000원씩 주기로 하고 집을 나섰다.
다음부터는 1km당 1000원씩을 주기로 했다.
중촌꽃마을 둘레길이 있었다.
둘레길을 가보려는데....
동원이가 긴바지를 안입고 왔다...
저번에 도솔산에 갈때는 운동화를 안신고 크룩스를 신고와서 애를 먹이더니.....
풀이 제법 무성하고 진흙탕이 곳곳에 있어서 둘레길을 돌지는 않고 마을 안을 구경하고 왔다.
그런데....
꽃마을에 꽃이 없다....
가을이라서 그런가??
마을도 그다지 특색이 없고...
둘레길은 그냥.. 동네 산길....
굳이 갑천누리길 트래킹에 포함시킬 필요는 없겠다 싶었다.
예원동원이는 걷기보다는 운동기구를 더 좋아하고....
400년된 느티나무
내가 좋아하는 나무와 길.....을 아이들은 그냥... 시큰둥해한다.
배추가... 엄청 크다.
지름이 거의 1m 가까이 되는 듯 하다.
배추흰나비와 부전나비가 열마리도 넘게 앉아있어서 찍었는데 사진상에는 잘 안보인다.
꽃마을 안을 한바퀴 돌고 다시 차로 가는 모습
아침과 다르게 하늘이 완전 가을이다.
다음 행선지는 정뱅이마을~ Go~Go~~~
정뱅이 마을로 가다가 갑자기 생각이 나서
"야~ 너희들이 입학할 뻔한 작은 초등학교가 이 근처에 있는데 가볼래?"했더니
바로 간다고 한다.
그 학교는 "기성초등학교 길헌분교"
전교생이 21명에 불과한 아주 작은 미니초등학교이다.
예원이 취학 전에는 35명정도 였는데 학생수가 더 줄었다...
2학년부터 5학년까지는 학년당 2명씩 밖에 없다.
오자마자 구름사다리에 매달리는 예원이
날 닮아서 팔힘도 강하고 아귀힘도 강하고.... 하여튼 힘이 세다.
구름사다리에 매달리자 마자 포기하고 정글짐으로 종목을 바꾼 동원이
건물 문에 사마귀가 앉아있어서 사진을 찍으려하니 째려본다....
뭐... 안무섭다.
사진찍고 물러선다.
무슨 나무인지 예뻐서 찍었다.
정뱅이 마을에 도착하여 건진 사진 2장....
저 위에 링크한 것 처럼 예전엔 예뻤는데..... 관리소홀이다...... 지원이 끓겼나보다... 아쉽다.
이 사진은 오늘 찍은 사진
이 사진은 2009년 8월에 찍은 사진
그 당시 예뻤던 담벼락들이 지금은 다 퇴색되고 부서져서 사진찍을 마음이 나지 않았다.
예원이가 관심을 보여서 찍은 담벼락의 예쁜 타일 조각들.
갑천누리길 백패킹 코스에서 중촌꽃마을과 정뱅이 마을은 그냥 멀리서 바라만 보고 지나치는 걸로 결정했다.
중요한 것은 장태산 야영장을 어떻게 예약하는 것이냐..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