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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철책선 제거 환경보전대책 수립해야 " 윤순영의 시선
2012.04.20 10:29 윤순영 Edit
▲김포대교와 신곡수중보
국방부와 김포시, 고양시가 한강하구를 가로지르는 일산대교(김포시 걸포동-고양시 이산포 연결) 건설 이후 올림픽대로 종점 김포시 고촌면 전호리에서 걸포동까지 10.6km, 일산방향 행주대교에서 일산대교까지 12.9km 등 총 23.5km의 철책 선을 제거한다는데 합의했다.
한강철책 42년 만에 우선적으로 철거 올 말까지 9.7km 제거 반세기를 넘는 분단과 적대의 흔적을 지우고 남북한 평화 정착 분위기를 반영한다는 데서 국방부와 김포시, 고양시와 뜻을 함께 한다.
▲한강하구의 철책선
▲신곡수중보
하지만 한강하구 철책선이 제거되기도 전부터 나오는 김포시와 고양시의 한강하구 개발계획에 심히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김포시는 김포 신도시 개발과 함께 한강하구를 체육공원으로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세운바 있다.
또한 고양시는 장항습지 일대의 철책선이 제거되면 생태공원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고 자전거도로를 설치 할 계획을 진행하고 있다.
▲철책선내 신곡수중보 인근 돌방구지 재두루미 , 큰기러기를 비롯해 수 많은 조류들의 취식지이다.
▲한가롭게 먹이를 먹는 재두루미 무리.
한강하구의 생태적 가치는 전혀 고려되지 않은 지방자치단체 주도하의 개발이 진행될 경우 생태계에 막대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고 한강하구 생태계 파괴가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우리는 70년대 한강하구 간척사업과 80년대 파주에서 서울을 잇는 자유로가 건설되면서 한강하구 생태계가 급격히 파괴된 경험을 잊지 않고 있다.
▲재두루미, 큰기러기, 재갈매기 무리가 갯벌에서 쉬고 있다.
▲흰비오리
또한 배후 농경지의 매립은 자연생태의 단절을 가져오고 있다. 현재 한강의 깃대종으로 명맥을 유지하는 120여 마리의 재두루미는 한강하구에 상징이다.
보전 대책 없이 철책선 마저 제거된다면 다시는 볼 수 없는 상황에 이른다. 멸종위기야생동식물을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조류와 어류가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 한강하구는 각종 개발계획에 밀려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는 것이 현재의 상황이다.
▲재두루미 뒤로 고양 신도시가 보인다.
▲3월이면 북상 중에 재갈매기 10만 마리가 한강하구 김포대교와 후평리 사구에 날아들어 20일 이상 머물고 간다.
이와 함께 고양·김포시는 고양지역 장항습지에 생태공원을 조성하고 고양 한류월드, 김포 한강 시네폴리스를 연계해 친환경 하천 둔치로 개발키로 했다. 아울러 장항습지에는 관찰시설 4곳, 중앙전망대, 방문자센터, 습지연구센터, 탐방로 등이 갖춰진다.
또 군 이동로를 자전거 길로 만들어 인천 강화~경기~강원 고성 등 한반도를 동서로 잇는 평화누리 자전거길 565.6㎞와 연결하기로 했다.
▲한강하구 배후 농경지 매립 재두루미가 위태롭게 서 있다.
▲매립된 농경지는 영농창고라는 명분으로 물류 보관소, 공장으로 불법 이용되고 있다.
이와 함께 2016년까지 100억원을 들여 서울~행주산성~일산 호수공원~파주 통일전망대를 연결하는 관광 상품을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경기도 북부청은 경인 아라뱃길과 연계해 신곡수중보에 배가 드나드는 통문을 설치하는 등 뱃길을 여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습지보호지역 및 생물 다양성 지역 보호계획부터 수립해야
▲시암리습지 뒤에 보이는 오두산 전망대.
분단시대의 상징인 철책선이 해당 자치단체와 주민들의 경제권 및 생활권을 제한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된 철책 선으로 인해 세계에서 드문 원시생태계가 조성됐다는 것은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노랑제비꽃을 피우기 위해 숲이 통째로 필요하다’는 시구처럼 한강하구는 인간과 함께 세상을 구성하고 있는 동식물들에게 가장 안전한 보금자리다.
▲장항습지
또한 원시상태를 유지한 한강하구는 도시화 속에서 잃어버렸던 ‘자연의 선물’을 간직한 도심 속 허파라 할 수 있다.
한반도를 찾아오는 모든 이동철새들의 생명 연장선인 한강하구는 단순한 경제적 가치를 넘어서는 무한의 생명적 가치가 있기에 환경부는 2006년 4월 한강하구 일대를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하여 관리를 하고 있다.
▲산남습지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에는 시암리습지, 장항습지, 산남습지, 등 대규모 습지가 포함되었고, 저어새의 서식지인 김포시 유도도 포함되었다.
또한 일부지역은 람사르 습지 등록을 추진하는 등 장기적으로 DMZ와 연계한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 지정도 염두에 두고 있는 상황이다.
▲청둥오리
그러나 한강하구 지역 고촌면 신곡수중보에서 하성면 전류리 까지는 재두루미의 먹이 터,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지역임에도 불구하고 2006년 한강하구습지보호지역 지정 과정에서 제외되어 심각한 훼손 우려를 안고 있다.
특히 철책선이 제거될 경우 급격한 개발압력이 밀려들게 되고, 이로 인해 김포시 고촌면에서 전류리에 이르는 한강하구의 생태계 훼손은 물론 재두루미의 잠자리인 장항습지와 김포시 홍도평 먹이 터의 생태계 교란도 우려하지 않을 수 없게 될 것이다.
▲김포시 걸포동 한강의 작은 섬 독도 앞 갯벌에서 재두루미가 먹이를 먹고 있다.
▲재갈매기
한강하구 습지는 인간에 의해 인위적으로 생태계가 유린된 한강시민공원과는 차원이 다른 일본의 쿠시로 및 이즈미, 홍콩의 마이포 습지와 견줄만한 자연자산이다.
이러한 자연자산에 대한 보호계획 없이 우선 철책 선 부터 제거하자는 인간 편의적 계획이 수립된다면 우리는 다시 한 번 돌이킬 수 없는 과오를 저지르게 될 것이다.
▲멸종위기야생동식물1급 저어새
특히 환경부는 습지지정이후 장항습지를 한정하여 습지의 가치를 찾고자 하는 것은 전시 행정에 지나지 않는다.
한강하구습지 지역을 다양성 있게 관리하여 정밀 생태조사가 이루어지지 않은 시암리 습지와 산남 습지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
한강하구 보전을 위한 지역 민,관 협의체 구성을 제안 한다.
▲한강하구가 끝나는 수계에 자리한 머므르 섬(유도)
이제 인간 중심적 개발이 우선이라는 발상은 구시대적 착오에 불과하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인간만이 편리하도록 콘크리트 옹벽을 두른 인공하천을 자연 형으로 복원하는 프로젝트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복원과 훼손을 반복하며, 수십 년간의 시행착오를 되풀이 하고 있다.
▲한강,임진강,염하강이 만나는 하성면 시암리 불기둥.
지난해 한강하구 습지보호지역을 지정하는 과정에서 당초 안을 크게 수정해 생물다양성이 가장 풍부한 김포시 고촌면 신곡수중보에서 하성면 전류리에 이르는 한강하구 습지를 습지보호지역에서 제외한 것에서도 이미 한강하구는 훼손의 시행착오를 되풀이할 우려에 직면해 있다.
▲김포시 하성면 전류리 포구 한강 어로 한계선, 이곳 부터 강화도 철산리 까지 습지로 지정되 있다.
특히 김포, 고양시 지역은 개발과 맞물려 재두루미 등 법적보호 종 서식지 파괴에 대한 어떤 보완책도 없이 방치 되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철책선이 제거되면 습지보호지역에서 제외된 김포권역 한강하구는 개발 논리에 밀려 생태계의 보고라는 기능을 영영 상실하게 될지도 모른다. 한강하구는 그 자체로 하나의 생태계의 보고이다.
▲염하강, 예성강, 한강이 만나는 한강하구의 수계 왼쪽 홀로 작게 보이는 섬이 유도이다.
고양시 장항습지와 김포시 홍도 평을 자유롭게 오가는 조류들에게, 한강 물속을 헤엄치는 다양한 물고기들에게 인간이 나눈 보호지역과 미 보호 지역은 의미가 없는 것이다.
다만 어느 한쪽이라도 보존계획 없이 훼손된다면 그 여파가 다른 한편에서도 곧바로 나타난다는 자연의 법칙이 있을 뿐이다.
▲하성면 전류리에서 바라본 시암리 습지 일부 전경
인간의 삶을 유지하는데 의식주 중 어느 하나도 없어서는 안 되듯이 조류가 살아가는데 잠자리와 휴식 터, 먹이 터가 함께 필요하기 때문이다.
거듭 밝히지만 분단의 상징인 한강하구 철책 선을 제거하는데 뜻을 같이한다.
하지만 철책선 제거가 가시화되고, 자치단체들이 한강하구를 인간 중심적으로 개발하기 전에 생태계를 보전할 계획이 수립되어야 한다. 김포시, 고양시는 해당 자치단체, 생태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한강하구 보전을 위한 민 관 협의체’ 구성을 제안한다.
한강이 시민의 품으로 돌아왔지만 자연과 공존하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