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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官)에 일그러진 제주 자화상 |
요즘 펼쳐지고 있는 국회 국정감사에서 일그러진 제주의 자화상이 안개 속 장막이 걷히듯 슬그머니 민낯이 드러나 우리 제주인을 슬프게 한다. 이 가운데 몇 가지 사례만 적는다. 제주 경찰이 각종 사건·사고 현장에 출동하는 시간이 전국에서 가장 늦은 것으로 나타났다. 오차범위를 감안하더라도 다른 지역보다 3분 이상 차이난다는 점에서 ‘느림보 경찰’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힘들게 됐다. 더구나 제주지역은 그 땅덩어리 넓이가 전국의 다른 시. 도보다 몇 배나 작은 곳 아닌가. 그래서 제주경찰의 사건출동 현장도착시간이 꼴찌라면 분명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안전행정부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제출한 최근 5년간 ‘112 출동 현황’ 국감자료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제주지역 112 평균 출동시간은 7분6초로, 전국에서 가장 느렸다. 충남이 5분52초로 제주 다음으로 느렸고, 충북이 5분47초였다. 제주는 전국에서 가장 빨리 출동한 경남(3분39초)보다 3분27초나 느렸다. 지난해도 마찬가지였다. 2014년 제주 112 평균 출동시간은 5분55초로 전국 꼴찌를 기록했다. 가장 빠른 곳은 대구로 2분47초였다. 국가예산을 들여 해외 영어연수를 다녀온 제주 영어교사 중 30% 이상이 연수 후 오히려 영어실력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나 충격을 준다. 교육부가 국회 교육위원회에 제출한 국감자료에 따르면 대부분의 교육청은 해외연수 이후 실시한 영어평가에서 점수가 상승했는데도 제주교육청 관내 교사들은 오히려 뚝 떨어져 뭔가 잘못되어도 크게 잘못됐다. 실제로 광주교육청 소속 38명의 해외연수 교사 전원이 점수가 상승했고, 전남교육청의 경우 55명 중 1명만 하락하고 나머지는 상승했다. 전북교육청 소속 71명 교사도 전원 점수가 올랐다. 하지만 제주도교육청 해외연수에 참가한 27명 중 8명이 점수가 하락했다. 국민안전처가 국회 안전행정위원회에 낸 제주해양경찰의 사건대응시간도 전국 해역 중 가장 느렸다. 선박 침몰, 좌초 같은 해양 구난작업에 있어 제주해역 해양사고 대응시간은 무려 2시간 51분(171분)에 이른다. 해양사고 대응시간이란 해양사고 신고접수 시간부터 해경 구조팀이 현장에 도착할 때까지 소요되는 시간으로 연안에서 발생하는 선박사고의 대응시간을 말한다. 대응시간이 100분(1시간 40분)을 넘긴 곳은 제주(171분)와 포항(108.6분) 단 두 곳뿐인 것으로 드러났다. 제주해역의 경우 해양사고 골든타임 확보를 위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된다. 좁은 제주지역엔 해경이 무려 3군데나 있다. 제주해양경찰청, 제주해양경찰서, 서귀포해양경찰경서가 바로 그것이다. 전국 해역을 관장하는 해경은 각 지방에 대부분 1곳 밖에 없다. 이를 어찌 설명하랴. 더구나 최근 추자도 연안에서 발생한 낚시배 사고(사망, 실종 20명)의 경우 생존자는 단 3명에 불과했는데, 그나마 이것도 민간어선 어민들이 구조했다. 제주와 중국 대륙을 잇는 하늘길이 일방적으로 중국 측에 장악 당했다. 전국 공항을 관리 운영하는 한국공항공사에 대한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인 관광객의 제주방문이 급증했지만, 그 혜택은 중국항공사가 가져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올해 상반기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116만 1941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10만 9759명보다 6만명 가량 늘었지만 국내 항공사들은 제주공항의 일방적 자유화 정책에 막혀 그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다. 제주~중국노선의 운항횟수는 2013년 8555편, 2014년 1만2894편으로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8월 말 현재 7444편이 운항되어 메르스 사태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해 제주~중국 노선을 운항한 1만2894편 중 우리나라 항공사의 운항횟수는 2621편으로 20%에 불과했다. 결국 중국인 관광객 급증이 항공수요를 증가시켰지만 그 혜택은 중국항공사가 대부분 가져가 제주의 하늘길이 중국에 장악 당한 셈이다. 이는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정부와 제주도 당국이 제주관광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명목으로 제주공항에 한해 ‘일방적 자유화’를 추진함으로써 해외 항공사가 자유롭게 제주에 취항할 수 있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나며 중국의 항공사들은 제주를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를 개선하려면 우리나라 정부와 중국과의 항공회담 타결을 통해야만 이룰 수 있는 것인데 중국이 호락호락 넘어갈지 걱정이다. 제주의 미래가 이모저모로 그저 어슴푸레하다. |
2015-09-23 오후 2:45:25/임창준(언론인·본지 비상임논설위원 |
첫댓글 조금 걱정이 됩니다. 어쩌면 제주특별자치도는 다른 지자체보다 규모면에서보면 더욱 역동적이고 모범이 되야할것 같은데요
오늘의 실수를 거울삼아 도약의 기회로 삼아야겠습니다. 제주도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