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설 제2차 세계대전 중 소련 국민이 레닌그라드 공방전에서 보여 준 고난과 인내 그리고 그것을 극복해서 전승으로 이끈 환희와 감격을 잘 표현하고 있다. 이 교향곡에는 같은 해에 스탈린상이 주어졌다. ▲ 작곡과 초연 1941년 나치의 침공을 받아 포위된 도시 레닌그라드에서 6월부터 작곡을 시작하여, 10월경에 쿠이세프(현 사마라)에 머물면서, 그 해 말레 레닌그라드 공방전이 소련의 승리로 돌아간 후에 완성되었으며, 곡은 고향인 ‘레닌그라드’에 헌정되었다. 교향곡의 초연은 전승의 기쁨에 넘친 1942년 3월 5일에 쿠이비셰프에서 사무엘 사모수트가 지휘하는 볼쇼이 극장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이루어졌는데, 위대한 애국 전쟁에 대한 진정한 찬가라는 프로파간다적인 성격 또한 부여받게 되었다. 작품이 워낙 서사적이고 영웅적인 탓에 지휘자 사모수트는 스탈린을 찬양하는 합창을 덧붙이자고 작곡가를 설득했지만 묵살 당했다.
▲ 해외 연주와 레코딩 초연 이후 이 작품은 소련 전체에 널리 퍼지게 되었음은 물론이려니와 당 차원에서 해외에까지 적극 홍보하기 시작했다. 마이크로필름에 악보가 복사되어 이란의 테헤란을 경유하여 서방세계로 전해진 이 교향곡 악보는 1942년 6월 22일 런던 심포니의 연주로 영국 초연되었다. 미국으로 건너간 이 교향곡의 악보를 받은 아르투로 토스카니니는 자신의 NBC 심포니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7월 19일 뉴욕에서 미국 초연을 했고, 8월 14일에는 세르게이 쿠세비츠키가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 연주하며 본격적으로 미국에서 붐을 일으키기 시작했다. 이 가운데 토스카니니가 7월 19일에 가진 방송 연주회 실황은 음반으로 제작되어 이 작품의 첫 번째 리코딩으로 기록되었다. 첫 번째 스튜디오 리코딩은 1953년 1월 7일 예프게니 므라빈스키가 레닌그라드 필하모닉을 지휘한 음반이다.
■ 곡 해설 ▲ 제1악장 : 알레그레토(Allegretto) (26:59) 첫 악장은 고전적인 소나타 양식에 의한 두 개의 대조적인 주제가 등장하여 대비를 이룬다. 하나는 군대의 행진을 연상케 하는 군악대 시그널적인 스타일의 주제, 다른 하나는 조용하지만 서늘한 기운이 감도는 거리의 풍경을 연상시키는 듯한 서사적이고 회화적인 에피소드다. 이 도입부의 마지막은 솔로 바이올린이 자장가 같은 부드러운 멜로디를 노래 부르는데 여기에 멀리서 들려오는 듯한 작은북이 오버랩되며 본격적으로 기나긴 발전부가 시작된다. 대단히 특징적인 이 발전부는 쇼스타코비치 자신이 ‘침략’이라고 명명한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 듣기에 어딘지 진부한 듯 보이는 호전적인 드럼 롤 주제는 악장 전체에 연속해서 11번이나 등장하는데, 점차 악기의 수가 증가되어나가 곡의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대단히 위협적이고 공포스럽게 확장해 나아간다. 이후 무려 15여 분이 훌쩍 지난 뒤에야 비로소 서정적인 재현부가 등장하며 불확정적인 방치상태로 마무리 짓는다.
▲ 제2악장 : 모데라토(포코 알레그레토)(Moderato(poco allegreto)) (12:03) 두 번째 악장은 쇼스타코비치가 기술한 것처럼 “서정적이고 부드러운 인터메초(intermezzo, ‘간주곡’이란 뜻)”다. 일반 교향곡에서 스케르초 악장에 해당하는 이 악장은 “휴식 없이 지속되는 긴장감을 청자가 유지한다는 것은 어려운 일로서 고정화된 이미지를 유지하면서 승리와 정의, 행복에 대한 절박한 승리를 갈구하는 느낌”을 상징한다. 또한 세익스피어의 비극에서처럼 일말의 유머도 포함되어 있다.
▲ 제3악장 : 아다지오(Adagio) (16:42) 세 번째 악장은 20여 분에 달하는 거대한 D장조의 느린 악장으로서 자연에 대한 사랑의 비상(飛翔)이자 위대함에 대한 갈구이기도 하다. 코랄 풍의 패시지와 레치타티브적인 단편들이 대화를 나누는 듯 경건하고 명상적인 분위기가 펼쳐지는 이 느린 악장에는 예견치 못하는 포르티시모와 조바꿈, 변덕스러운 템포 변화, 거칠고 고양된 일종의 빠른 행진곡이 계속해서 등장하는데, 이는 작품에 등장하는 무질서한 에피소드들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일종의 설계된 장치로 인식된다. 다시금 코랄 풍의 주제로 돌아와 3악장은 평온한 결말을 맺는다.
▲ 제4악장 : 알레그로 논 트로포(Allegro non troppo) 상단에 마지막 악장은 모스크바로 진격하는 독일군을 피할 당시에 작곡된 것으로서 무수한 노랫소리가 허무한 듯 울려 퍼지며 전투를 묘사하는 듯한 격렬한 파괴의 아우성이 펼쳐진다. 그리고 점차 승리와 확신, 희생의 대가를 향해 질주하고 최후의 크레센도와 승리의 노래가 금관의 비통한 절규와 함께 뒤섞이며 통렬하게 끝을 맺는다.
■ 감상 ● 전곡 (1:23:38)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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