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파랑길 40코스
■ 화전별곡길(남파랑길 40코스, 남해바래길 7코스)
[객관적 정보는 '두루누비' 사이트나, '남해바래길-남해군청' 검색하여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 시점(물건마을)에서 종점(천하마을, 천하몽돌해변 입구)으로 걸었습니다.
* 실제 거리는 19km 정도이고, 거의 6시간 정도 걸립니다.
* 사진을 먼저 올리고, 아래에 글을 싣습니다.
독일마을, 저 멀리 보이는 바다 쪽이 물건항
독일마을
독일마을
독일마을 광장
화전별곡길 안내판
남해별천지 프롬나드 안내도, 뭘 '프롬나드'란 말을 꼭 써야 하는지? 한글, 한자, ㅇ직 외래어로 굳어지지 않은 외국어까지 완전 잡탕입니다. ('프롬나드 promenade'는 특히 바닷가의 '산책로', 시점과 종점을 제외하면 거의 모두 내륙이라 안 어울리네요.)
화천 시냇가의 쉼터, 큰 소나무 아래 아늑하고도 운치가 있습니다. 딱 '막걸리각'입니다.
내산지, 섬의 못으로는 아주 큰 규모입니다.
편백나무
편백나무
전망대
편백나무숲
전망대에서 본 천하마을과 미조항 앞 바다, 왼쪽은 편백나무숲입니다.
화천 가의 수크령이라는 풀, 수수하지만 늦여름부터 가을까지 풍경을 꾸며줍니다. 우리 주변의 냇가에도 많이 있어요.
물건마을로부터 독일마을을 거쳐, 화천, 내산지, 편백나무 숲 사이의 임도를 따라 걸어가면 전망대가 나오고, 전망대에서 바다와 천하마을을 내려다보면서, 한참 쉬다가 내리막길을 내려오면 천하몽돌해변 입구가 나옵니다. '화전별곡길'이라는 이름도 좋지만, 편백나무숲이 워낙 인상적이라, 차라리 '편백나무숲길'이라 이름을 붙이는 것이 오히려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물건마을에서 약간 오르막인 길을 따라 오르면 독일식 집들로 빽빽한 독일마을이 나옵니다. 독일에서 보았던 집들의 느낌이 납니다만, 정작 독일마을보다는 독일마을의 집들을 흉내낸 상가들이 넘쳐납니다. 좌우에 모두 카페와 식당들이 즐비합니다. 30여년 전의 이국적이었던 크지 않았던 독일마을에 비하면 너무도 많이 변해 있습니다. 관광객들이 선호하는 트렌드라면 받아들여야 할 모습입니다. 독일식 카페에 앉아서 느긋하게 차를 마시고, 독일 소시지에 수제 맥주나 편의점에서도 파는 독일 맥주를 마시고, 독일 음악을 듣고, 독일 음식을 먹는 것도 여행의 큰 즐거움일 것입니다. 독일마을과 물건항을 배경으로 사진 몇 장을 찍고, 광장을 지나 원예예술촌을 바라보며 찻길을 한참이나 내려가면서 걷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고, 길가에는 코스모스가 활짝 피어 하늘거리고, 들판에는 벼가 익어가고, 밝은 색깔의 시골집들도 간간이 보이면서 가을날의 풍경이 참 깔끔하게 펼쳐집니다.
곧 '화천(꽃내)'이라는 시내를 따라 걷습니다. 산책로가 아주 잘 다듬어져 있고, 주변의 풍광이 단순한 듯하지만,익숙하면서도 푸근한 느낌이라 꽤 먼 길을 걸어도 별로 힘들거나 지겹지 않습니다. 양떼들이 보이는 목장이 나오고, 가족 단위의 방문객들이 양들과 함께 노는 모습이 정겨워 보입니다. 화천을 따라 계속 걸어가면 내산지라는 못이 나오고, 지금까지 섬에서 본 못으로는 아주 큰 규모이며, 물이 아주 맑습니다.
곧 바람흔적미술관, 나비생태공원이 연이어 나오지만 코로나 19로 입장이 되지 않아 통과합니다. 길옆으로 편백나무들이 보이기 시작하고, 남해편백자연휴양림이 가까이에 있지만 내산지 쪽 임도로 안내된 표지나 리본을 따라 걷다 보면 일부러 찾지 않는다면 자연휴양림에 들르지 않게 됩니다. 20년 전쯤에 이 자연휴양림에 왔던 기억을 되새기면서 지나갑니다. 기억 속의 이 자연휴양림은 스위스의 어느 산골에 온 듯한 이국적인 느낌을 주었고, 작은 계곡에는 맑은 물이 흐르고, 1급수에만 산다는 버들치(시골사람들은 중태기라고도 함)가 떼지어 놀고 있었고, 숲 속의 집에 들어가면 편백나무의 향이 진하게 풍겼으며, 아주 큰 편백나무들이 하늘을 향해 곧게 뻗어 있었고, 아침에 일어나 산책하기에 참 좋은 곳이었습니다.
이제 내산지 상류를 돌아 임도로 들어섭니다. 약간의 경사가 있고 산모퉁이를 돌고돌아 가는 먼 길이지만, 임도 옆의 편백나무들을 보면서 걷다보면 별로 힘들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여기서도 '이제 오르막이 없겠지.'라는 추측은 미리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약간 경사가 있는 곳은 임도이기 때문에 시멘트 포장길입니다. 그 외의 길은 잔 자갈이 깔린 길이거나 흙길이라 걷기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좀 높은 곳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몽실몽실하게 피어오르는 듯한 편백나무들이 숲을 이루고 있는 곳이 많이 보입니다. 우리나라 어디에서도 이 모습을 본 적은 없습니다. 어디 외국의 풍경이다 싶을 만큼 낯설기도 하지만, '이게 정말 편백나무숲이다.'라는 감탄이 절로 나옵니다. 편백나무 하나하나의 모습을 보고서는 하늘을 향해 곧고도 길게 뻗어가는 것이 하도 시원시원해서, '나무가 이 정도는 되어야 진짜 나무지.'라는 생각이 들지만, 숲의 모습은 딱히 말로 표현하기가 어렵습니다. 실제로 보는 것이 최고입니다.
드디어 전망대에 오릅니다. 뒤를 돌아보면 편백나무숲이요, 앞을 보면 천하마을이 조그마하게 보이고, 넓게 트인 바다, 그리고 멀리 넓은 바다에 크기가 상당히 큰 배들이 많이 떠 있습니다.
내려오는 길은 경사가 좀 있지만, 거리가 짧아 별로 힘들지 않습니다. 드디어 천하마을에 도착, 종점까지 왔습니다. 운 좋게도 택시를 바로 잡아서 다시 차를 세워둔 물건마을로 갑니다. 택시를 타고 가는 거리도 꽤 멀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차가 다니는 길은 큰 차가 다니기에 좀 좁은 편이라 사람이 걸어가기에는 많이 위험합니다. 사실 어디를 가나 찻길 옆을 걸으면 마음도 몸도 불편해집니다. 왜 이 코스가 바닷가를 따라 편하게 가지 않고, 독일마을을 지나 화천을 따라가고, 임도를 따라가는지 답이 나옵니다.
남파랑길 40코스는 두루누비에는 16.2킬로미터, 6시간 30분, 보통으로 나와 있으나, 거리는 19킬로미터 정도이고, 거의 6시간 정도 걸립니다. 보통보다 어려움으로 표시된 안내판도 있으며, 임도에 경사가 좀 있어 시간도 좀 많이 걸리고, 거리가 멀어서 실제로 보통보다는 조금 더 힘든다고 보시면 됩니다.
* 참고 *
1. 남해도에서는 버스 타기가 참 힘듭니다. 시간을 맞추기도 어렵고, 언제 올지도 모릅니다. 도착지의 마을을 기준으로 시간표가 적힌 것이 아니라서 시간을 알기도 어렵고, 마을 분들에게 물어도 아는 사람이 잘 없습니다. 찻길을 한참 걸어도 버스는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그래서 택시를 타야하는데, 빈차라고 가는 차도 세우면 거의 서지 않습니다. 누군가의 콜을 받고 가기 때문이지요. 콜택시를 부르면 거의 남해읍 쪽에서 오기 때문에 추가 부담을 해야 합니다. 기사분이 부르는 대로 요금을 지불하든지, 가격을 흥정하든지 해야 합니다. 남해읍에서 좀 떨어지면 3만 원쯤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운이 좋으면, 돌아가는 빈차를 잡을 수 있는데, 가는 거리만큼만 요금을 내면 되니까, 이게 참 매력적이죠. 그런데, 이런 섬에서 큰 기대는 하지 않는 것이 마음 편합니다.버스 정류장에 보면 면 단위를 중심으로 운행하는 택시의 전화번호가 있는데, 전화를 해 보면 이 택시가 좀 멀리 가 있어 오기 어렵다고 하면서, 다른 택시를 소개합니다. 우리 팀은 운 좋게도 한 친절하신 기사님 덕분에 추가요금 부담을 조금만 하고 몇 번 택시를 탔습니다. 기사님 본인도 요금을 많이 부르시지 않고, 소개해 주는 분에게도 잘 해 드리라고 하는 것 같습니다. 초행길이라면 반드시 기사분의 명함을 받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여기에 그 친절하신 기사분의 전화 번호를 남깁니다. 미리 알고 가시면 시간을 절약할 수 있을 것입니다. 택시가 도착하기까지도 시간이 좀 걸립니다.
¤ 010-3831-8007 김영*
2. 이 코스도 독일마을을 지나면 매점이 전혀 없으므로 물, 음료수, 간식을 미리 준비해야 합니다.
[출처] 남파랑길 40코스|작성자 팀파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