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추 전국시대와 그 후 중국 역사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공자, 맹자,
순자, 노자, 한비자, 장자 등 고대 동양 사상가들의 이론, 또는 주장을 보면,
공자와 맹자는 순수과학자(Pure scientists)에 비유할 수 있고, 순자는 응용과학자
(Applied scientist)에 비유할 수 있으며 한비자는 공학자 (Engineer)에 비유할 수 있다.
공자와 맹자는 수신(修身)과 제가(齊家), 치국(治國)의 근본적인 도덕적, 철학적 이념의 바탕을 설파하고 가르쳤으며 인간이 이 세상에서 살아갈 때 지켜야 할 기본적인 도리에 대한 말을 남겼다,
순자는 이러한 이상적인 공맹 사상의 기초위에 현실적으로 실천 가능한
구체적인 방법과 이론으로 유가 사상을 발전시켰다.
그 후, 순자의 제자인 한비자는 이들 유가 사상가의 이론이
당시의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너무 이상적인 것이라 보았고
도가사상(道家思想)의 개념도 도입하여 전국시대(戰國時代) 부국강병(富國强兵)과
영토확장을 위한 군주의 구체적인 통치술에 초점을 맞춘 법가 이론을 주창하였다.
그는 당시의 군주가 실제로 현실에 곧바로 응용할 수 있는 이론을 확립했다는 점에서
무언가 당장 현실에 필요한 것을 만들어내는 엔지니어로 비유할 수 있는 것이다.
과학은 근본적인 현상을 설명하는 것이기에 영속성이 있지만
공학은 그때 그때 현실에 따라 필요, 불필요가 변하는 것이므로
그런 점에서 한비자의 법가 사상은
근본적으로 정통 유가 사상과 궤(軌)를 달리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군주의 통치에 대한 한비자의 깊은 통찰은
오히려 지금 세상에도 적용될 수 있는 것이 많으며
그 일부는 국가 지도자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인재의 등용과 용인(用人)에 유익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론이라고도 생각된다.
노자와 장자는 유가의 주장을 경멸하였고
무위(無爲) 속에서 변화에 호응할 것을 주장하였는데
춘추전국시대의 살벌한 현실에서 군주들은 이들의 말이 미묘하여 이해하지 못하였고
당장의 이익을 가져오는 이론이 아니라고 판단하여 무시하였으며
노자와 장자 자신도 정치에 직접 참여하려는 의사가 없었다.
노자와 장자의 사상을 도가사상 또는 노장사상이라고 하는데
전쟁과 권력 다툼에서 벗어나 은둔과 도피를 꾀하는 사상이었고
그러한 이유로 도가 사상은
전제군주체제에 대한 백성들의 저항을 나타낸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그러나 도덕경(道德經)을 통하여 전해지는 노자의 가르침은
기술문명의 발달과 부(富)의 축적, 부에 대한 숭배로 인하여 황폐하여 지기 쉬운
인간의 마음을 정화시키고 사회의 격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최근 그 가치를 많은 사람들이 느끼고 공부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이 책에 수록된 고사성어가 어디에서 또는 누구의 일화로부터
유래되었는지 알고 간략하나마 동양사상가들의 특징을 안다면 그 뜻을
좀 더 깊이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끝으로 앞서 말한것 처럼 많은 고사성어는 대부분
춘추전국시대의 약 500년간에 일어난 사건과 인물들의 활약에서 유래하므로
고사성어에 단골로 등장하는 나라들이 어디에 위치하고 있었는지 아는 것은
고사성어 속의 이야기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므로
당시의 지도를 참고하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