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와 감동의 30년, 매탄고 최영한 교사와의 만남
누군가는 그녀를 봉사의 달인이라고도 부르고 누군가는 천사라고도 부른다. 그린빌 3단지에 거주하며 평일에는 매탄고 체육교사로 아이들을 지도하고, 주말에는 쉴 틈 없이 봉사하고 베푸는 삶을 가꾸는 최영한 씨를 만났다.
2년 전 어머니를 여의고 위층에 사시는 어머니 친구 분이 외로울까봐 반찬도 갖다 드리고 말벗도 해드린다. 동네뿐만 아니라 교회, 복지관, 쉼터 등에서 요청이 오면 주말마다 사비를 털어 반찬을 해서 직접 배달까지 한다. 현재 열한분의 홀몸어르신을 그렇게 보살피고 있다.
30년 전 아직 어렸던 자녀들, 가르치는 학생들과 함께 수원역에서 어르신들 짐을 들어드리는 봉사활동으로 시작했다. 수원역에서 1년 반이 넘게 노숙인을 위한 밥봉사를 했을 때에는 요리사 출신의 알콜중독자 노숙인 한 분이 도와주겠다고 나서면서 감동의 순간을 맛보기도 했다. 지금은 사고로 요양원에 계시지만 그분과의 인연은 아직까지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20년도 넘었지만 태장고 근무 시절 학급별 봉사단을 운영했었는데 특별히 기억에 남는 제자들이 있다고 한다. 5명의 학생들이 수원에서 파주까지 매주 고아원에 봉사를 다녔는데 한 아기를 집에서 맡아 기르다가 정이 든 나머지 그 아기를 입양한 일도 있었다는 것이다.
또 청명고 재직 시절에는 재능기부 봉사단을 꾸려서 학생들이 수원제일평생학교에서 검정고시를 준비하는 어르신들의 학습멘토링 봉사도 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은 외부 봉사시간 인정이 안돼서 많이 안타까워요. 물론 부작용도 있겠지만 저는 아이들과 다양한 봉사활동을 하면서 인성교육의 효과를 몸소 느꼈거든요.”
봉사를 꾸준히 하다 보니 주변에서 기부를 할 때에도 최영한 씨를 찾는다. 코로나 시기에 학교급식에 나오는 김치가 남아서 고민이었는데 최영한 씨가 나서니 학교 앞 통장님이 어려운 이웃에게 나눔하는 일이 가능했다. 얼마 전에는 경찰 퇴임 후 봉사를 하고 계시는 지인이 제주도 깍두기 120박스, 고등어 80박스를 보내주셔서 복지관과 지역아동센터 그리고 봉사자들과 함께 풍성하게 나눌 수 있었다며 뿌듯하다고 말했다.
더 놀라운 것은 이러한 모든 봉사활동에 가족들이 함께 해주고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 되어주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봉사활동을 꾸준히 하기 위해 십시일반 후원을 받기도 하는데 그것도 주로 가족들이 힘을 보탠다. 주말마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반찬을 만들고 배달하는 것도 가족의 이해와 남편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나누는 삶이 몸에 배어 그런지 나만을 위한 삶은 생각하지도 못해요. 뭐만 생기면 나눠야겠다는 생각이 먼저 드니까요. 그게 큰 보람이고 즐거움이라 저는 아파서 드러눕기 전에는 봉사활동을 계속 할 것 같아요.”
최영한 씨는 사람들에게 봉사는 첫걸음이 중요하다며 한번만 시작하는 용기를 내보라고 말해주고 싶다고 한다. 마치 한편의 다큐를 보는 것 같은 그녀의 감동적인 삶이 나비효과가 되어 세상을 조금은 아름답게 만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서지연 주민기자
30년 간 반찬봉사, 집수리봉사 등 다양한 봉사활동을 꾸준히 솔선수범하는 최영한 선생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