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산수유 나무에 꽃망울이 잔뜩 부풀어 올라 금방이라도 노란 꽃들이 터져 나올것 같아 틈만나면 아이들과 부지런히 산책길에 나섰던 일주일이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길가에 초록색이 퍼져나가는 것을 마음껏 관찰하며 재잘재잘 즐거운 산책길입니다. 손을 잡지 않아도 호기심이 시키는대로 위험한 곳으로 뛰쳐나가지 않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하면서 안전한 산책을 하는 아이들로 선생님들의 손도 자유로와져서 한층 더 즐거운 산책길입니다. 세진이 손은 일곱 살 의준이와 하온이, 라엘이가 서로 잡아주려고 하여 안심입니다. 봄까치꽃들이 파란 보석처럼 흩뿌러져 있는 것도 보고 부지런히 헤엄치는 시냇물의 작은 물고기들에게 한참을 마음을 빼앗기기도 하며 세월아 네월아 가다보니 미리내 도서관까지 가게 되어 교장 선생님께서 학교차로 마중을 나오시기도 하였네요^^
올해 첫 신발 멀리기 대회를 하게 될 정도로 완연한 봄이라 모래 놀이가 즐겁기만 한데 산더미 같았던 모래가 얼마나 줄어 들었던지 교장 선생님이 다음주 월요일에는 한트럭 모래를 주문해야겠다고 하시네요.
드디어 한글 공부를 시작한 일곱 살 형아들은 얼굴에 자부심이 가득합니다. 또록또록 노트에 마구 선들을 긋던 모습이 바로 얼마전 같은데 어느새 손에 힘이 잔뜩 들어간 어린이들로 자라나고 있는지 참 대견하기만 합니다.
여섯 살 하진이와 해빈 다빈이는 본격적인 훈육 대상이 되어 작년까지도 허락되었던 많은 행동들에 제약이 들어와 고단하기만 합니다. 음식을 씹을 때도 흘리지 않게 씹어야 하고 손으로 덥썩 음식을 잡으면 선생님이 당장 한소리 하니 얼마나 귀찮은지요. 떼쓰는 말투도 예쁘게 고쳐야 하니 멋진 형아 누나가 되는 길이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세진이에게 제일 많이 이래라 저래라 훈수를 두는 여섯 살들을 보면 선생님 말씀을 흘려듣지 않고 잘 기억하여 나름대로 지키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진이에게 앞으로 "하진아!" 부르면 안되겠다고 하는 해빈이에게 이유를 물어보니 세진이도 따라서 "하진아!"라고 불러서라네요. 네 살은 그래도 되는 나이이니 걱정하지 말고 기다리자고 말하니 고개를 크게 끄덕이며 얼굴이 밝아집니다^^ 하진이 형을 따라서 화장실에서 쉬도 하고 아침마다 아직 등교하지 않은 하진이와 해빈 다빈이 이름을 크게 부르며 빨리 오라고 소리치는 세진이를 보면 상냥하게 손잡아 주는 일곱 살 형아들도 좋지만 여섯 살 형아 누나들이 더 친근하게 느껴지나 봅니다.
맨발로 운동장을 누비기 시작한 아이들의 몸에서 모래가 끊임없이 쏟아져 내리는 날들이 시작되었습니다. 학교내에 있는 나무와 텃밭위에도 거름을 뿌려주며 봄맞이 준비로 바빴던 선교원의 일주일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