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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잘 보내셨나요?
또 월요일이 돌아왔네요.
저는 지난 주에 간만에 시원한 카약킹을 즐겼습니다.
"우리나라에 카약을 탈만한 급류가 있나요?"라고 묻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지난 이야기에서 급류도 여러 등급이 있다고 말씀드렸듯 급류도 급류 나름이고 쉬운 곳도 있고 어려운 곳도 분명 있습니다.
쉬운 코스도 물이 불면 어려워질 수도 있고 그 반대일수도 있다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전국 각처에 있는 '카약으로 탈만한 급류 코스들을 정리해서 소개해 보겠습니다.
카약을 타고 여행할 수 있는 거리도 제법되고 수질도 괜찮은 곳만 골라 봤습니다.
이 외에도 많습니다.
혹시 좋은 코스가 있으면 댓글로 소개해주세요.
아래 목록에는 출입이 통제되는 국립공원 내의 코스는 넣지 않았으며, 지자체 지역명이 중첩되는 부분도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또 평균 유량을 기준으로 구분한 것이니 제발 따지지 마시길.
등급 | 1급 | 2급 | 3급 |
요구 기술 | 초보(1스타) | 초급(2스타) | 중급(3스타) |
한강수계 | 조양강(정선-가수) 동강(제장-거운) 서강(신천-영월) 남한강(영월-영춘) 평창강(방림-신천) 내린천(현리-하추) 홍천강(홍천-마곡) 오십천(미로-삼척) 달천(괴산) | 정선 어천 영월 서만이강 내린천(피아시계곡) 내린천(하남계곡) 평창강(금당계곡) 한탄강(순담계곡 하류) 인북천 | 정선 오대천 양양 오색천 춘천 사내천 한탄강(순담계곡 상류) 내린천(미산계곡) 내린천(진동계곡) 내린천(하추계곡) 고성 진부계곡 |
낙동강수계 | 봉화 이나리강 합천 황강 청송 길안천 | 봉화 사미정계곡 낙동강(석포-분천) 산청 경호강 울진 왕피천 | 함양 임천(엄천) 거창 월성계곡 울진 불영계곡 |
금강수계 | 금강(부남-무주) 금강(금산 적벽강) |
이처럼 강에 등급을 매겨 난이도를 구분하는 것은 카약을 타고 강을 여행함에 있어 과연 어떤 수준의 준비(사전 정보 획득, 교육, 훈련)가 필요하느냐를 미리 판단해 볼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해서 최대한 안전한 카약킹을 할 수 있도록 돕는데 그 목적이 있습니다.
보시다시피 초보자 수준에서도 얼마든지 카약을 타고 여행해 볼만한 급류 코스들이 많습니다.
하나씩 순례해보는 것도 재미있을겁니다.
그 지역의 관광명소와 먹거리도 함께 즐기시구요.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말까지 저는 제 아내와 함께 전국 각처의 카약을 탈만한 코스들을 찾아다니는 재미가 들려 허구헌날 돌아다니느라 집안 어른들로부터 장돌뱅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었습니다.
차 안에는 항상 퀴퀴한 물 냄새가 진동했죠.
위 목록을 보시면 유명한 래프팅 코스는 다 들어가 있습니다.
맨 처음 한탄강을 래프팅 코스로 발굴한 것이 1988년이고, 래프팅을 상업화 한 것이 1991년입니다. ㅎ
현재 전국에 래프팅 업체만 200개가 넘고 상업화된지도 26년째이지만 우리나라 국민 중에 래프팅을 한 번도 타보지 않은 무경험자가 유경험자보다 훨씬 많습니다.
물에서 노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이 더 많죠.
특히 급류타기(초창기엔 신문사에서 래프팅을 그렇게 표현했습니다)라는 말만 듣고는 질겁을 하는 사람이 그만큼 많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급류를 타는 행위가 '위험한 행위'로 느끼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렇다면 '위험'과 '안전'의 차이는 어디에 있을까요?
저는 이 문제를 놓고 이렇게 이야기 합니다.
우리가 시험문제를 두고 '어렵다' '쉽다'의 기준을 어떻게 볼 수 있을까요? 공부를 많이해서 잘 아는 문제가 나오면 쉽다고 느껴질테지만 공부를 하지 않아서 모르면 어렵다고 느낄 겁니다.
마찬가지로 위험과 안전의 척도는 얼마나 많이 알고 대처 방법을 훈련했으며 그러한 경험이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것입니다.
물론 절대적으로 위험한 것도 있습니다만, 대부분은 잘 알지도 경험해보지도 못한 것을 그저 관념적으로 '위험한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런 위험한 짓을 왜 하냐?"는 말은 곧 "나는 해보지 않았고 해볼 생각도 없다"는 말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동해 기사문해수욕장에 가면 서퍼들로 북적입니다.
서퍼들은 얇은 웻 슈트만 입고 탑니다.
카약커는 헬멧에 두툼한 구명조끼까지 입고 탑니다.
객관적으로 볼 때 누가 더 위험해보이십니까?
파도 좋은 날 카약커들이 중무장하고 바다로 나가면 서퍼들은 정말 싫어합니다.
충돌하면 다치는 쪽이 서퍼가 될 가능성이 더 크니까요.
카약을 타본 경험이 없는 대한민국 해양경찰은 카약이 더 위험하다고 생각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법으로 풍랑주의보가 발효된 날 서퍼들은 신고해도 탈 수 있는데 카약커는 신고해도 받아주지 않습니다.
그렇게 법을 고쳐달라고 해도 꿈쩍도 않습니다.
다 모르고 경험이 없어 인식이 그렇게 박혀 있는 것이죠.
하루빨리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죠?
마찬가지로 급류 역시 잘 알고 타면 안전합니다.
아니 더 재미있습니다.
오늘 이야기는 '눈에는 위험하게 보이지만 알고보면 별 위험하지도 않은 것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여러분의 과학 상식을 최대한 발휘하며 읽어보세요.
① 물살(Current)
물이라는 액체를 그릇에 담고 그릇을 기울이면 일순간 수면이 기울어졌다가도 잠시 후면 수평을 유지하게 됩니다.
또 물은 조금이라도 낮은 곳으로 이동해서 수평을 유지하려듭니다.
이게 물의 성질이죠.
더키나 래프트, 싯온탑 카약의 바닥에 뚫어 놓은 배수구는 바로 이런 물의 성질, 즉 같은 공간에 있는 물은 카약 내부로 들어 온 물이 저절로 빠져나가서 서로 수평을 이루려는 성질을 이용한 것입니다.
이렇게 간단한 원리가 보트에 적용되기까지 참 많은 세월이 필요했습니다.
이렇게 이동하는 물이 바로 물살입니다.
욕조에 물이 담겨 있는데 수도꼭지를 틀어 물을 추가하면 새로 추가되는 물이 고여있던 물을 밀어내죠?
이렇게 물이 물을 밀어내는 현상도 물살입니다.
강의 상류와 하류의 물의 양은 주변 지천으로부터 추가로 물이 유입되지 않는다면 거의 같습니다.
강폭이나 수심이 거의 균일하고 완만한 경사가 유지 된다면 강물은 유유히 흐르게 됩니다.
하지만 어느 지점에 이르러 경사가 급해지면 물은 아래쪽으로 추락하며 빠르게 흐르게 됩니다.
또 강폭과 수심이 얕아지는 것 처럼 물이 흐르는 공간이 축소되면 같은 양의 물을 통과시키기 위해서라도 물은 빠르게 흘러야 합니다.
흔히 고속도로 톨게이트나 휴게소 입구에서 병목현상이 생기듯 말입니다.
물살이란 녀석은 카약커 입장에서는 참 좋은 녀석입니다.
가만히 노를 젓지 않아도 둥둥 떠내려가게 해주니까요.
같은 거리를 걸어간다고 생각해보세요.
거기다 배낭까지 지고 걸어보세요.
물살만 있으면 카약은 짐도 싣고 애들도 태우고 잘 떠내려갑니다.
좋잖아요?
이걸보고 위험하다고 호들갑을 떨 이유가 없습니다.
좋아해야지요.
② 파도(Waves)
잔잔한 호수에 돌을 던져봅니다.
퐁당하고 돌이 떨어진 곳 주변에 둥글게 동심원을 그리면서 파문이 퍼져나갑니다.
물은 그저 상하로 진동할 뿐입니다.
이것을 파동이라고 하죠.
바다의 파도는 이런 원리로 생깁니다.
즉 바다의 파도는 물의 이동이 아니고 그저 상하로 움직이는 것입니다.
바닷가 파도는 파동이 이동하다가 얕은 곳에 이르면 물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그저 추락하는 것일 뿐입니다.
반면 강의 파도는 조금 다릅니다.
물 1리터는 1 kg의 무게를 갖고 있습니다.
물살은 이런 무게의 물이 속도를 갖고 흐르는 것이라서 에너지를 갖고 있습니다.
이 에너지를 우리는 수압이라고 느낍니다.
이 에너지를 갖고 흐르던 강물이 강의 어느 지점에서 갑자기 추락하거나 바위같은 단단한 고체에 충돌하거나 병목지점을 통과하게 되면 물이 물을 밀어내면서 물살의 형태로 해결해야 균형이 이루어질 수 있는데, 이것이 제대로 해결되지 못하면 뒤에서 밀고 들어온 물이 오갈데가 없어 물보다 밀도가 낮은 곳, 즉 공중(기체)으로 솟아오르게 됩니다.
좁은 출구를 통해 밀려드는 좀비들이 서로 낑겨서 옴짝달싹 못하면 뒤따르던 좀비들이 좀비들을 마구 밟으면서 타고 넘는 장면을 상상해보시길.
즉 강의 파도는 물 에너지가 자신보다 밀도가 낮은 곳으로 분출하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하지만 이 현상은 그리 오래가지 못합니다.
수평을 이루려는 본래의 성질때문에 서서히 그 에너지가 소멸되죠.
강의 파도가 하류로 갈수록 점점 작아지다가 결국은 힘을 잃고 사라지는 원리가 바로 이것입니다.
강의 파도가 제아무리 높이 솟구쳐도 결국은 몇 미터 혹은 몇 십미터 못가서 다 사라지게 마련입니다.
강의 경사가 끝없이 가파르고 수로가 좁지 않는 한 말입니다.
이렇듯 파도 그 자체는 위험할 것이 없습니다.
그저 높이 솟구치니 바이킹 타듯 신나게 카약을 타고 넘으면 됩니다.
파도 수면이 둥그스름한 롤러 웨이브(Roller Waves) 같은 것은 그야말로 끝내주는 바이킹입니다.
가끔 뾰족하게 솟구치는 스탠딩 웨이브(Standing Waves)나 파도 꼭대기가 무너져 내리는 브레이킹 웨이브(Breaking Waves)가 카약을 전복시킬 수는 있어도 균형만 잘 잡고 노만 잘 저으면 그리 문제될 것도 없습니다.
그냥 시각적으로 무섭게 느껴질 뿐. 어디 바이킹은 안 그렇습니까?
저는 그게 더 무섭던데요. ㅎ
파도는 단 한번만 타고 넘어보면 카약커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타고 넘고 싶은 욕구를 불러 일으킵니다.
한껏 분출하는 물의 에너지를 타고 넘는 속도감이나 찰나의 불균형감이 주는 스릴을 만끽하고픈 욕구 말입니다.
설혹 파도에서 뒤집힌다해도 다칠 일은 거의 없습니다.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는 대부분 수심이 제법 깊으니까요.
구명조끼만 잘 챙겨입고 숨 쉬는 순간만 잘 조절하면 물 먹을 일도 없습니다.
이 타이밍을 잘 못 잡아서 물을 먹는 경우가 제법 있죠. ^&^
어찌되었거나 잠시 뒤면 잔잔한 수면에 도달할 겁니다.
③ 소용돌이(Whirlpool)
강에서 거대한 소용돌이를 볼 일은 홍수 때를 제외하곤 거의 없습니다.
고작 있어봐야 에디(Eddy)라고 부르는 장애물 아래 주변에 생기는 작은 소용돌이 정도입니다.
이것도 가끔 꼬록하면서 소리를 내긴 합니다.
강물은 흐르다가 장애물을 만나면 튕겨나오게 되고 장애물 옆을 빠르게 흘러가게 됩니다.
그러면 장애물 뒤편 아래에 있던 물이 빠르게 빠져나가는 물쪽으로 빨려들어가게 되고(베르누이 원리), 그 공간을 채우기 위해 하류쪽 물은 장애물쪽으로 역류하게 되고...
이런 현상이 연속적으로 진행되면서 장애물 하류쪽에 크고 작은 소용돌이가 생기는 것입니다.
이전 이야기에서 언급했던 나선류가 바로 소용돌이입니다.
이런 곳에 카약을 타고 들어가면 순간 카약이 휘청거리거나 빙빙 돌기는 합니다.
그러다가 뒤집히기도 하지만 이 자체가 위험할 것은 없습니다.
그저 물이 돌아나가는 것이다 생각하면 그만입니다.
몇 번 경험해 본 카약커들은 이런 공간을 잘 활용합니다.
잠시 쉬기도 하고 사진도 찍고 하류쪽 코스를 정찰도 하고 다른 카약커들을 기다리거나 구해주는 공간으로 쓰죠.
사실 웬만한 크기의 소용돌이쯤은 카약으로 다 뭉갤 수 있읍니다.
홍수 때 생기는 소용돌이 말고는 말입니다.
너무 무서워하진 마세요.
여러분을 물 속 용왕님께 끌고 들어갈 정도는 아니거든요.
④ 필로우(Pillows)
물이 속도와 에너지를 갖고 흐르는 수로를 마치 대전차 지뢰처럼 떡 하니 가로막고 선 바위들이 가끔 있습니다.
물이 이런 바위나 암반에 충돌하면 대부분 튕겨나오게 마련인데(100%는 아님) 이렇게 수면(물살) 위로 부풀어 오르는 물 더미를 필로우(pillow; 베개처럼 부풀어 오른다해서)라고 부릅니다.
보통은 부드럽게 부글부글 끓어 오르는 형태를 보이는데 물살이 강하고 유량이 클수록 필로우 크기도 커지죠.
이것 역시 시각적으로는 굉장히 위험해 보입니다만 사실은 자쿠지(Jacuzzi) 수중 펌프에서 나오는 물 같은 그런 것과 다를 것도 별로 없습니다.
카약이 물살을 타고 가다가 이렇게 튕켜나오는 물 더미에 옆으로 접촉하게 되면 그 반발력(충격)때문에 가끔 전복되기도 하지만 약간의 요령으로 대응하면 별 문제없이 빠져 나올 수 있습니다.
무한 상상을 하시는 분들 중에 그곳에 딱 들러 붙어서 물 먹고 죽을 수도 있다고 뻥을 치는 분도 있는데 필로우는 그런 것이 아닙니다.
어찌 읽으실만 하셨나 모르겠습니다.
다음 이야기에서는 강 이야기 마지막 편으로 별 것 아닌 듯 보이는데 알고 보면 정말 위험한 것들에 관한 이야기를 해 볼 생각입니다.
비가 많이 와서 강에 물이 많이 불어난 곳들이 제법 있으니 조심해서 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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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오~👍 생각보다
2급 코스가 많네요~
제가 안 가본 곳도 참으로 많군요.
왜 없다고 생각하고 3급 강에 왜 그리도 목 매였는지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아마도 정보의 부재였던거 같습니다.
수동적으로 같이 가는 사람들이 가는 곳만 따라다녀서 그런가봐요 😢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