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화정입니다 소박한 제 시와수필낭독방을 찾아와주시고 경청해주셔서 고맙습니다 더위에 건강 조심하세요 이번 일흔두번째 글은 오십살은 봄날이어서 라는 시입니다 2009년 그러니까 16년 전 제가 오십대일 때 쓴 글입니다 허둥지둥 살다보니 오십이 넘은 나이가 되어 있었지요 삼사십대와 비교될 수 없을만큼 눈빛은 흐릿해졌고 체력은 저하되었고 번듯하게 이루어놓은 것도 없는데 그런데도 일은 끝이 없었습니다제 자신을 뒤돌아보는 시기였습니다 이렇게 사는게 잘 사는건가? 의문이 들었습니다. 매일 반복되는 가정일이 지루해졌습니다 맏며느리로 쥐꼬리만한 남편의 월급을 시댁과 나눠 쓰는 일에 불만이 누적되었습니다 구십에 가까워진 노모의 눈에 그런 제가 훤히 보였겠지요 나이 먹으면 저절로 상대방의 마음을 꿰뚫어보는 힘이 생긴다 했으니 어머님은 제 표정과 말투만 보고도 바로 짐작하셨겠지요 일이 많을 때가 사람들이 북적일 때가 좋은 시절이라는 어머님의 말씀은 제가 칠십에 가까워진 지금에 와서야 절실하게 동감하게 됩니다 또한 칠십살 팔십살 나이에 상관없이 건강한 모습으로 오늘을 살고있다면 오늘이 진정한 봄날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십살에 쓴 오십살은 봄날이어서 들어보세요
오십살은 봄날이어서
화정
자고나면 부엌으로
돌아서면 뒤치다꺼리로
어미로 아내로 며느리로 딸로
살아내는 일들이
오십살엔
덜거덕 덜거덕 소리를 낸다
시집 올 때 달덩이 같다던 얼굴은
물기 마른 호박이다
무덤덤히 피고 지는 들꽃이길 바랬는데
가시가 돋는다
날 읽으셨는지
어머니는 눈 마주치면 말씀하신다
일이 많을 때가 좋은 때란다
식구가 북적일 때가 좋은 시절이란다
구십이 내일 모레인 노모가
뒤돌아보는 오십살은
복사꽃 매화꽃 만발한 뜨락이다
호박 칼국수 끓어 넘치는 가마솥이다
어머니를 만나는 날엔
오십살 내 물관부에 가만가만 물기 올라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