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년의 불교문화와 옛길을 걷다|내포불교순례길 6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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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의 불교문화와 옛길을 걷다|내포불교순례길 6코스」
천년의 미소가 남아 있는 길. 옛사람들이 서산과 면천을 오가던 길.
오늘 산들투어는 국가숲길, **내포문화숲길 ‘내포불교순례길 6코스’**를 걷습니다.
서산마애여래삼존상에서 출발해 고풍저수지와 면남산을 지나 영탑사, 그리고 당진 면천읍성까지. 총거리 약 11킬로미터. 천년의 불교문화와 옛길의 흔적을 찾아 떠나는 걷기여행입니다.
여행의 시작은 가야산 자락에 자리한 국보 서산마애여래삼존상입니다.
바위에 새겨진 온화한 얼굴. 보는 방향과 빛에 따라 표정이 달라 보인다고 전해지는 미소 때문에 ‘백제의 미소’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지나 오늘까지 이어진 그 미소 앞에서 잠시 발걸음을 멈춰 봅니다.
때마침 삼존상 앞에 앉은 스님의 목탁 소리가 고요한 산속에 울려 퍼집니다.
탁, 탁, 탁….
천년의 시간을 깨우는 듯한 목탁 소리와 바위에 새겨진 백제의 미소. 오늘 걷게 될 내포불교순례길의 시작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곳에서 스탬프 인증과 기념촬영을 마치고 본격적인 길을 나섭니다.
용현계곡을 지나 고풍저수지 방향으로 향합니다.
숲길과 마을길이 번갈아 이어지고, 도심에서는 쉽게 만나기 어려운 내포지역의 한적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하지만 오늘의 길이 마냥 편안한 것만은 아닙니다.
고풍리저수지 앞 삼거리를 지나 고풍리 안내소 방향으로 이동하던 중 작은 개울을 건너야 하는 구간을 만났습니다.
돌을 밟으며 조심스럽게 건너지만 일행 중에는 신발이 물에 빠지는 작은 사고도 생깁니다.
저 역시 발이 미끄러지면서 넘어졌고, 손에 들고 있던 스마트폰까지 물속에 빠지고 말았습니다.
순간 당황했지만 다행히 다시 길을 이어갑니다.
여행이란 때로는 계획하지 않았던 이런 순간까지도 하나의 추억으로 남는 것 같습니다.
고풍저수지를 지나면서 길은차량도 다닐 수 있는 산길로 이어집니다.
이 길은 예로부터 당진 면천과 서산을 오가던 옛길입니다.
지금처럼 교통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절, 사람들은 장을 보러 가고 이웃 마을을 찾아가기 위해 이 산길을 걸어서 넘나들었습니다.
도로가 생기고 교통이 편리해지면서 이제는 마을 주민들이 주로 이용하는 한적한 길이 되었지만, 우리는 오늘 그 길을 다시 걸으며 옛사람들의 발자취를 따라갑니다.
8월 23일. 절기상 처서를 맞았지만 한여름의 열기는 쉽게 물러나지 않았습니다.
높은 습도 때문에 조금만 걸어도 온몸이 땀으로 젖습니다.
그렇게 오르막을 지나 면남산 정상부 약 250미터 지점에 도착합니다.
잠시 쉬어가기 위해 배낭을 내려놓습니다.
한 사람, 두 사람 각자 준비해 온 간식을 꺼내놓기 시작하자 어느새 숲속에 작은 산상뷔페가 펼쳐집니다.
과일도 나누고, 간식도 나누고, 시원한 음료 한 모금에 다시 힘을 얻습니다.
함께 걷는 여행에서만 만날 수 있는 소박하지만 즐거운 시간입니다.
휴식을 마치고 이제 하산합니다.
산길을 내려와 2차선 도로를 건너 팔중리 방향으로 들어섭니다.
이 길의 매력은 목적지에 빨리 도착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숲을 바라보고, 마을을 지나고, 저수지의 풍경을 천천히 바라보며, 옛사람들이 걸었던 길의 흔적을 우리의 발걸음으로 다시 이어보는 것.
그것이 내포문화숲길을 걷는 또 하나의 즐거움입니다.
길 끝에서 만나는 또 하나의 불교문화유산. 천년고찰 영탑사입니다.
영탑사는 통일신라 말 도선국사가 창건한 것으로 전해지는 사찰입니다.
고려시대에는 보조국사 지눌이 오층석탑을 세우면서 영탑사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집니다.
이후 무학대사가 천연 암석에 불상을 조각하고 사찰을 중건했다는 이야기도 남아 있습니다.
오랜 세월을 간직한 사찰과 석탑, 그리고 주변의 산세가 어우러진 풍경. 내포불교순례길이라는 이름이 왜 이 길에 붙었는지를 느끼게 합니다.
그리고 드디어 오늘 걷기의 종착점,당진 면천읍성으로 향합니다.
11킬로미터를 걸었으니 이제 배도 든든하게 채워야겠지요.
면천의 먹거리로 빼놓을 수 없는 콩국수집에 들렀습니다.
시원하고 고소한 콩국수 한 그릇. 땀 흘려 걸은 뒤에 먹는 음식이라 그런지 그 맛이 더욱 특별합니다.
콩국수로 든든하게 배를 채운 뒤에는면천읍성 해설사와 함께 읍성의 역사와 이야기를 찾아 나섭니다.
면천은 오랫동안 지역 행정과 교통의 중심 역할을 했던 곳입니다.
예당평야를 배경으로 당진과 신창, 덕산과 예산을 연결하던 교통의 요충지였으며, 1914년 행정구역 개편 전까지 중요한 군 소재지였습니다.
오늘 우리는 서산마애여래삼존상에서 출발해 용현계곡과 고풍저수지, 면남산을 넘고 천년고찰 영탑사를 지나 면천읍성까지 걸었습니다.
백제의 미소에서 시작된 길이 천년의 사찰을 지나 옛 읍성으로 이어졌습니다.
11킬로미터의 길 위에서 만난 것은 단순한 숲길만이 아니었습니다.
불교문화와 옛사람들의 삶, 그리고 오늘 그 길을 함께 걸었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걷는다는 것은 어쩌면 시간을 천천히 여행하는 일인지도 모릅니다.
자동차로 지나쳤다면 볼 수 없었던 풍경을 만나고, 오래된 길 위에서 역사의 흔적을 발견합니다.
천년의 불교문화와 옛길을 걷다.
국가숲길 내포문화숲길, 내포불교순례길 6코스. 서산에서 당진 면천까지 이어진 산들투어의 11킬로미터 걷기여행을 마칩니다.
대한민국을 걷고, 세계를 담다.
산들투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