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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벽등반의 실체
N바디 등반자세
1. N바디 등반자세
N바디의등반자세는 두 가지의 원칙을 가지고 있다. 첫째는 피켈(=아이스툴)을 서로 엇갈려서 찍어나간다는 것이며, 둘째는 한발로 서서 몸을 유지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두 가지의 원칙은 무엇이며 어떤 면에서 유익하다는 것인가?
첫번째, 피켈을 서로 엇갈려서 찍어나가면 등반 속도가 매우 빠르다는 것인데, 그러나 이보다 더 중요한 것은 타격할 수 있는 범위가 넓다는 것에 있다. 이는 타격범위가 넓은 만큼 피켈을 얼음에 쉽게 고정시킬 수 있다는 것이며 또한 그로 인하여 등반 진행방향을 자연스럽고 쉽게 바꾸어 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같은 높이 혹은 비슷한 높이로 찍어나가는 X바디 자세를 비교한다면 피켈이 같은 높이 이기에 타격범위가 반으로 줄고 또한 같은 이동거리이지만 타격횟수는 많아지게 되어 등반속도가 느릴 뿐 아니라 체력소모도 많게 된다. 게다가 방향전환도 제약을 받게 된다.
두번째, 한발로 서서 몸을 유지하는 것은 두 발로 몸을 유지하는 것보다 어떠한 굴곡의 불규칙한 얼음에서 쉽게 안정된 타격자세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다. 즉, 한 손 두 발보다는 한 손 한 발이 안정된 타격자세를 더욱 쉽게 만들 수 있다는 것인데, 이때 손과 발의 위치는 오른손이면 왼발이 되고 왼손이면 오른발로 몸을 유지하게 된다. 또한 다른 한 발은 쉬는 상태로 무릎을 굽혀 가볍게 얼음에 걸쳐 놓는다. 이런 발 자세는 좌우 몸의 움직임을 잡아주게 되어 타격자세가 더욱 안정된다. 다시 이어지는 다음 타격자세에서는 쉬는 발이 몸을 유지하게 되고 몸을 유지했던 발은 쉬게 된다. 이처럼 발동작은 휴식과 함께 반복적으로 이어지게 된다. 두 발로 같은 높이에서 몸을 유지하는 자세와 비교한다면 분명 한발로 유지하는 것이 다리의 체력소모가 두 배일 수 있지만, 두 발로 유지하는 자세는 휴식할 수 있는 시간이 없기에 오히려 발의 피로를 더욱 가중시키게 된다.
이와 같은 N바디 등반자세를 좀더 부분적으로 그 자세와 동작을 알아보는데, 연습할 때는 먼저 발 자세에서부터 정확히 익혀야 하기에 발 자세에서 빙벽화 착용 법부터 설명하기로 하자.
1) 발 자세
(빙벽화 착용 법 )
(1)빙벽화의 크기 : 겨울용 양말 한 개를 신고 발가락을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물론 크게 신어도 발가락은 더욱 잘 움직일 수 있겠지만, 너무 커서는 발을 잘 잡아주지 못하여 얼음에 지지한(아이젠으로) 발이 움직이게 되고 그로인하여 발의 안정감을 잃게 된다.
(2)빙벽화의 끈 묶기 : 빙벽화의 끈을 조일 때는 발목 높은 곳 까지 세게 묶지 말고 발등과 발 관절까지만 단단히 묶고 발목은 약간 느슨하게 혹은 끈고리를 한두 개 빼고 묶어야 한다. 발목까지 세게 조이면 발목의 움직임이 적기 때문에 빙벽의 경사가 급해질 수 록 킥할 때 뒤꿈치가 올라가는 경향으로 안정된 킥 자세를 할 수 없게 된다.
(3)빙벽화속의 발 자세 : 킥을 한 후 체중을 발에 실을 때 발가락은 빙벽화 바닥을 누르고 발등은 빙벽화 위를 받쳐서 뒤꿈치가 움직이지 않도록 고정시킨다. 이때 발뒤꿈치가 빙벽화 속에서 들릴 수 있는데 이런 현상은 어쩔 수 없는 것이기 때문에 무시해 버려야 한다.
( 발 자세의 종류 )
(1)스트레이트 킥(↑↑) : 일명 일자(1)자 킥으로, 가장 안정적이며 보편적인 킥의 발 자세이다.
(2)아웃 포인트 킥 (↗↖) : 일명 에이(A)자 킥으로, 아이젠의 앞 발톱(포인트) 두 개 중 바깥쪽 포인트를 주로 빙벽에 딛고 몸을 지지하는 킥 자세로 특히 얼음 기둥이나 혹은 발을 높게 딛고(킥하고) 섰을 때 매우 안정된 타격자세를 만들어 낸다.
(3)인 포인트 킥(↖↗) : 일명 브이(V)자 킥으로, 두 개의 앞 발톱(포인트) 중 안쪽 포인트를 주로 빙벽에 딛고 몸을 지지하는 발 자세이다. 이 자세는 쉬는 발을 얼음에 가볍게 걸쳐놓을 때 취하는 발 자세이지, 주요 킥 자세가 되서는 안정된 타격자세를 만들 수 가 없다.
몸을 유지한 오른발은 아웃 포인트 킥. 휴식하는 왼발은 인 포인트 킥.
(킥 자세 )
킥을할 때는 발이 지면과 수평으로 움직여 킥을 해야만 아이젠의 앞 발톱 각도에 맞게 힘을 가할 수 있게 되어 얼음에 아이젠이 잘 박히게 된다. 하지만 초보자들은 이런 자세를 하기가 좀처럼 쉽지가 않은데 그 요령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는 팔을 펴고 엉덩이를 뒤로 뺀 자세가 되어야 하며, 두 번째는 발목관절과 무릎관절이 동시에 펴고 굽히며 움직일 수 있어야 하고, 마지막 세 번째로 아이젠의 앞 발톱이 무릎 밑으로 보여야만 좋은 킥의 위치를 정확히 정조준해서 킥을 할 수 있게 된다.
킥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은 축구공을 차듯이 발이 몸 뒤로 너무 많이 뺀 후 아이젠의 앞 발톱이 무릎에 가려서 보이지 않으면 잘 못된 자세인 것이다. 킥이 강해서는 안 된다. 오히려 킥이 강하면 스탭이 무너지거나 반동으로 아이젠 발톱이 얼음에 덜 박히게 된다. 그래서 킥의 강약을 조절할 수 있는 안정된 킥자세를 만들어야 하며 킥의 강도보다는 좋은 발디딤 위치에 정확하게 킥을 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발의 안정감을 갖는 일은 강한 킥이 아니라 눈으로 확인하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좋은 킥의 발자세
나쁜 킥의 발자세
( 양발의 넓이와 이동높이 )
1)양발의 넓이 : 킥을 할 때 양발의 넓이는 좁을 수 록 좋다. 이는 양발의 넓이가 넓을 때보다 체중을 이동하기가 쉽기 때문이다. 물론 빙벽이 급경사일 수 록 고드름으로 형성 되어있어 킥을 할 수 없게 얼음이 비어있을 때는 어쩔 수 없이 양발을 넓힐 수밖에 없겠지만, 어째든 양발의 넓이를 넓힐 수 록 킥자세는 안정되지 않는다.
양발의 폭이 좁을 수록 안정된 킥자세가 된다.
2) 양발의 이동높이 : 높은 손에 기준해서 팔을 펴고 엉덩이를 뒤로 뺀 자세에서 킥을 하며 다리만 올라가야 한다. 이때에 허벅지가 지면과 수평(또는 몸통과 직각)이 되었을 때가 적당한 이동거리가 된다. 그런데 주위 해야 할 점은 다리와 함께 몸이 올라가지 말아야 한다. 이 동작은 킥동작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왜냐하면 몸이 다리와 함께 올라가 버리면 허벅지가 지면과 수평이 되어도 이미 적당한 이동높이를 넘어서 버려 정작 몸을 일으켜 세우려 할 때 몸이 움츠러들어 안정된 타격자세를 잡기가 힘들다. 또한 이미 몸과 무릎이 얼음에 가까이 붙어 있기 때문에 수평으로 킥을 할 수 있는 자세를 어렵게 만들뿐 아니라 킥의 위치를 볼 수 있는 시야가 좁아져 더욱 킥을 어렵게 만든다.
그래서 킥을 하며 오를 때는 펴진 팔이 굽혀지는지를 확인해 보면 정확한 킥자세 인지를 알 수 있게 된다. 다시 말해서 킥하며 오를 때는 팔을 굽혀지지 말고 다리만 올라가야하고, 킥이 끝난 후에 팔을 굽히며 몸을 당겨 올려서 세워야 한다는 것이다.
반대로 양발을 너무 적고 낮게 이동시키면 타격자세는 안정될 수 있지만 타격위치가 적고 낮아 전체적인 등반속도가 늦어지게 된다.
좋은 킥자세
나쁜 킥자세
(발의 이동방향과 위치 )
한손과한발로 몸을 유지하는 N바디 자세는 높은 손을 기준해서 발의 위치를 정해야 하는데, 높은 손이 왼손이면 오른발, 오른손이면 왼발이 된다. 이때에 손과 발의 위치는 수직선상에 가깝게 놓여야만 보다 안정된 자세가 된다. 그러나 오히려 너무 수직선상에 손과 발이 위치해 있으면 다음 킥동작이 부자연스러울 수 있고, 또 불규칙한 얼음 굴곡에서는 정확한 발의 위치를 잡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손과 발의 배열이 수직선상을 벋어나 약간의 사선을 이룰 수 있게 되기도 한다. 그러나 너무 사선을 벋어나도 역시 불안정한 자세가 된다. 즉, 왼손과 오른발 혹은 오른손과 왼발의 넓이가 몸통 넓이 정도 안에서 유지해야만 발의 이동이 쉽다는 것이다. 하지만 양 옆으로 넓게 팔을 벌려 피켈을 찍었을 때, 즉, 위에 얼음이 매우 불량해서 피켈을 타격할 수 없을 때나 혹은 옆으로 횡단해야할 경우에는 발의 이동이 어려워진다. 이런 경우에는 중심축을 이루는 높은 손에, 즉, 피켈에 자신 있게 매달려서 그 쪽 방향으로 킥을 하며 발을 이동시켜나가야 한다. 다시 말해서 약간 옆으로 혹은 사선으로 킥하며 이동하게 되는 격이다. 또한 발의 이동을 빠르고 안정되게 하기위해서는 발과 발을 서로 교차하기도 하는데 이때에는 교차시키려는 발이 앞쪽 보다는 뒤꿈치부터 진행하는 것이 발을 교차시키기가 보다 쉽다. 빙벽은 모든 빙면이 발디딤일 수 있다. 그래서 발을 쉽게 디딜 수 있지만 몸의 안정된 균형을 유지할 수 없는 발디딤은 오히려 등반을 어렵게 만든다는 점을 초보자들은 물론 숙련된 등반가들도 잘 모른다. 그래서 발을 위로만 킥하며 이동시키려는 단순한 동작을 반복하려 한다. 몸의 중심 이동이 안 된다면 당연히 몸은 옆으로 돌아가려 하고 불안정한 자세로 인하여 불필요한 팔의 힘만 낭비하게 되는 것이다. 몸의 중심이동은 모든 운동의 기본임을 알아야 한다.
왼쪽으로 이동하기 위해 발 뒤꿈치부터 교차해 나간다.
2) 타격자세
(상체와 하체의 자세 )
피켈을타격할 때에는 하체를 얼음에 가깝게 하고 상체는 얼음에서 되도록 멀리 한다. 이런 자세는 N바디 자세에서 쉽게 취할 수 있는데 상체를 얼음에서 멀리해야하는 이유는 시야를 넓게 하여 타격지점을 잘 찾고 타격의 세기를 강하게 할 수 있어서 이다. 물론 피켈의 타격이 세다고 좋은 건 아니지만 타격을 세게 할 수 있다면 반대로 약하게도 할 수 있다는 것인데, 언제든 강하게 할 수 있는 안정된 타격자세가 우선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상체가 얼음에서 멀어졌을 때에 몸을 유지하는 한발의 무릎관절은 약간 구부러지게 되는데 나쁜 자세는 아니니 굳이 무릎을 곧게 펴려고 노력할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안정되게 상체를 몸 뒤로 젖히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타격위치 )
얼음의빙면은 어느 곳이던 타격지점이 될 수 있지만 문제는 타격할 때 얼음이 깨져서 생기는 낙빙이 문제가 된다. 그런 곳은 얼음이 볼록한 부분이나 밋밋한 부분인데, 자신의 신체상해를 입기도 하지만 타인에게 신체상해를 입힐 수 있게 된다. 그래서 얼음이 잘 깨지지 않는 곳을 타격해야 하는데 그 위치는 얼음이 움푹 들어간 부분, 즉, 고드름 사이나 얼음 버섯 안쪽 같은 곳들이다. 그렇지만 볼록한 부분이나 밋밋한 빙면을 피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런 곳에서는 단번에 피켈을 타격하면 얼음이 쉽게 깨져버리기 때문에 먼저 피크로 얼음을 가볍게 쪼아내어서 피크가 얼음에 걸릴 수 있을 만큼 파낸 후 다시 피크를 얼음에 걸듯이 타격하면 얼음이 깨져나가지 않고 피크를 고정시킬 수 있다.
(팔관절과 손목관절의 움직임 )
타격할때는 어깨는 움직이지 말고 팔관절을 중심축으로 손목관절과 함께 손으로 쥔 피켈을 얼음에 타격하게 된다. 이때 팔관절에서 구동력이 만들어져야지 어깨나 손목 관절에서 구동력이 만들어지면 안 된다. 어깨가 앞뒤로 움직이면 이미 타격은 강해지게 되고, 손목관절이 움직이면 피크의 각도에 맞는 힘의 전달을 잃어버려 피켈이 얼음에 잘 박히지 않고 튀게 된다. 또한 피크의 각도에 맞게 힘을 가하는 타격자세가 중요한데, 이는 팔관절을 중심축으로 움직인 손, 즉, 피크가 얼음에 박힐 때 피켈을 쥔 손이 얼음에 가깝게 갈수록 정확한 자세가 된다. 그래서 클라이머들의 손가락에 잦은 타박상을 입게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피크 교정의 중요성 )
피켈의피크는 예리할 수 록 얼음에 잘 박히게 되며 그로인해 얼음의 파괴도 적으니 낙빙도 크게 줄일 수 있게 된다. 피크의 톱니 또한 날카로워야만 얼음에 잘 걸리게 된다. 새로 구입한 피켈들은 반드시 교정을 해서 사용해야 하고, 무뎌진 피크들은 수시로 교정해서 사용해야 하는데, 피크를 교정하려면 쇠를 가는 납작한 평줄과 가는둥근줄이 있어야 한다. 그래서 줄은 빙벽등반장비 중에 중요한 장비라 할 수 있다.
먼저 피크를 갈 때는 피크의 양옆을 피크 끝에서부터 피켈의 머리 방향으로 약 2센티 정도 갈아내야 피크의 예리함을 갖출 수 있게 된다. 다음은 피크의 톱니를 가는둥근줄로 톱니의 홈을 갈아내어 톱니를 날카롭게 만들어야 하다. 날카로운 톱니가 얼음에 잘 걸리게 됨은 당연한 이치다.
피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피크 앞쪽 끝이다. 그 끝이 톱니의 평균적 높이와 같아야 하며 매우 뾰쪽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등반자는 곧 얼음에서 피켈의 지지력이 떨어지게 됨을 느끼게 되어 피켈을 얼음에 강하게 타격하려고 한다.
피크의 예리함과 피크 끝의 뾰쪽함은 얼음에서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얼음과 바위가 섞인 혼합등반에서는 피크의 예리함이 오히려 피크를 쉽게 무디게 하기에 그 예리함의 정도를 순수 얼음에서 보다 좀 더 줄여야 할 것이다. 하지만 피크 끝의 뾰쪽함은 혼합등반에서도 항상 갖추어야 한다.
2. 등반자의 확보자세
(확보물의 종류와 설치방법 )
얼음에서사용되는 확보물은 스크류가 가장 이상적이 장비이다. 스크류는 손으로 누르며 오른쪽으로 돌리면 얼음을 파고들어가게 되는데, 설치하고자 하는 빙면에 90도 각도를 기준해서 설치하면 된다.
스크류 이외에 얼음 구멍을 V자형으로 관통시켜 슬링을 넣어 사용하는 확보물인데 보기보다 지지력이 매우 좋다. 이런 확보물의 이용은 특히 하강지점을 만들 때 주로 사용하게 된다. 예를 들어 빙벽을 올라선 후 빙벽으로 내려설 때 스크류를 이용하지 않는 방법이다.
스크류로 얼음에 관통하기
슬링을 통과시키기
슬링을 얼음에 매듭하기
( 선등자가 지면에서 등반을 시작할 때 )
빙벽등반은낙빙을 수반하기 때문에 선등자의 추락을 확보하는 확보자는 선등자가 떨어트리는 낙빙에 위협을 받게 된다. 그래서 확보자는 낙빙에서 보호될 수 있을 만큼 빙벽에서 멀리 떨어져서 확보를 하는 것이 현재 우리나라에서 대부분의 클라이머들이 하고 있는 보편적인 선등자 확보 방식이다. 그런데 문제는 확보자가 지면에 단단히 자기 확보를 했더라도 빙벽에서부터 확보자에게 까지 로프가 늘어져 있다면 그 로프의 길이 때문에 선등자가 추락했을 경우 추락거리가 많아진다는 것이다. 물론 로프를 늘어지지 않고 팽팽하게 할 수 있으나 확보자가 쉽게 실수 할 수 있는 부분이고, 게다가 선등자는 팽팽해진 로프로 인하여 로프의 무게를 크게 느낄 수 있어 등반이 부담스러워 질 수 있다. 그런데 이처럼 확보자가 지면에 자기 확보가 되어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렇지 않고 확보자의 자기 확보가 되어있지 않으면 문제는 더욱 커지게 된다.
그래서선등자의 확보는 확보자가 얼음에 최대한 가깝게 붙어서 선등자의 추락을 확보해야만 한다. 물론 낙빙을 피할 수 있는 곳을 찾아야 하며 그런 곳은 찾으면 다분히 있다. 얼음 턱 밑이나 얼음 동굴 등인데, 그런 곳이 없다면 낙빙을 피할 수 있게 옆으로 비켜서서 벽에 붙어있어야 한다. 하지만 빙벽에 많은 클라이머들이 등반을 하고 있다면 다른 등반자의 낙빙에서 위협을 받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그 위치 선정을 잘 해야 하며, 그도 저도 여의치 않다면 등반을 하지 않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다.
선등자를 위한 좋은 확보위치
나쁜 확보위치
(선등자의 스크류/확보물 설치 방법과 등반방식 )
빙벽은피켈과 아이젠으로 빙면에 어느 곳이던 쉽게 지지 점을 만들 수 있어 등반 시작부터 끝날 때 까지 그 어렵기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그래서 스크류의 간격을 멀리하는 경향이 있어 문제가 된다. 얼음에 스크류를 설치하는 방법에 따라서 등반능력 혹은 등반 성을 논하게 되는데, 한 손으로 피켈에 매달려서 다른 한 손으로 스크류을 설치하면 자유등반 방식이고, 확보줄을 사용해서 피켈에 매달려 한 손 혹은 양 손으로 스크류을 설치하면 인공등반 방식으로 간주된다. 자유등반 방식이 인공등반 방식보다 등반성이 높지만 자신의 체력에 맞게 스크류을 설치하는 등반방식이 이상적이며 현명한 등반방식이라 하겠다.
자유등반 방식으로 스크류를 설치할 때에는 한 손으로 스크류를 설치하는 어려운 동작을 해야 하기에 안정된 자세가 필요하다. 먼저 두 개의 피켈을 얼음에 단단히 박고 피켈을 쥔 팔을 곧게 펴서 한 손으로 매달린 후 다른 한 손으로 허리쯤 높이에 스크류를 설치하면 매달린 팔의 체력소모를 줄일 수 있고 스크류에 힘을 세게 가할 수 있어 좋다. 또한 보다 더 안전한 방법으로 피켈을 놓치거나 혹은 빠질 경우를 대비해서 다른 피켈의 피크에 로프를 걸어놓거나 또는 퀵드로를 이용해서 피켈에 걸어 로프를 통과시켜 놓는다.
인공등반방식으로 스크류를 설치할 때에는 단단히 박아놓은 피켈에 자기 확보줄을 연결해서 매달린 후 스크류를 설치하게 된다. 이런 자세는 매우 편한 자세이고 또한 양 손을 사용할 수 있기에 스크류 설치가 매우 쉽다. 보다 안전한 방법으로 확보줄 2개를 사용해서 양쪽 피켈에 연결시켜 놓기도 한다.
스크류 설치하기(자유등반 방식)
(지면에서 등반을 시작할 때 확보물 설치 간격 )
등반자가추락했을 때 부상을 입는 정도의 크기는 추락의 거리보다는 추락하는 바닥의 형태가 더 큰 문제가 된다. 충격이 흡수되는 경사진 곳 보다는 충격이 가해지는 평평한 곳이 부상의 정도가 클 수밖에 없다. 빙벽의 밑 부분은 경사가 다양한 형태를 이루게 되는데, 그래서 첫 번째 확보물의 설치는 빙벽의 경사가 급경사진 곳에서부터 높이 3미터 안팎까지 확보물 설치에 신경을 써야 하는 중요한 확보물이 된다. 항상 등반자들은 지금이라도 내가 추락할 수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또한 만약 추락했을 때 바닥에 닿을 것이냐 혹은 얼음 턱에 부디 칠 것이냐를 생각하며 확보물 설치에 신중해야 만 한다. 확보물 설치는 분명 많은 체력을 소모시키는 일이다. 하지만 확보물 설치는 많을수록 안전한 등반이 되며 자유등반인 경우는 등반성도 높음을 알아야 한다.
(피치 등반 중에 선등자의 등반 진행방향 )
선등자는자신의 추락을 확보해 줄 등반 파트너를 낙빙에서 보호해야한다. 그래서 다음 등반 구간을 잘 살펴서 확보자가 낙빙의 위험에서 벗어날 수 있는 지점에 확보지점을 만들어야하고, 다음 등반진행도 확보자의 확보지점으로 낙빙이 떨어지지 않게 옆으로 비켜나며 등반을 하도록 해야 한다.
(확보기구와 확보방법 )
빙벽등반에서확보기구는 ‘그리그리’ ‘신치’ ‘수퍼베이직’ 같은 자동 정지기능이 있는 확보기가 좋다. 특히 후등자 확보에서는 더욱 그렇다. 추운 날씨에서 일반 하강기를 이용한 확보는 장갑 낀 손이라도 로프를 오래 잡고 있기는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3. 등반하기 좋은 날씨
얼음은날씨가 추울수록 단단해져서 잘 깨져나가게 된다. 얼음의 경도는 등반에 많은 영향을 끼친다. 피켈을 얼음에 고정시키기가 얼음이 단단한 만큼 어렵고 게다가 얼음이 잘 깨져나가니 낙빙의 위험도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날씨가 추울 수 록 등반은 어려워지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해서 너무 추운 날씨에 빙벽등반을 해야 한다면 이른 아침보다는 기온이 오른 후에 등반을 하는 것도 안전한 등반을 하는 방편이다.
빙벽이 형성되었다면 등반하기 가장 좋은 온도는 영하3도 안팎 정도라 하겠다. 얼음이 단단한 것 보다는 약간 무른 것이 피켈을 고정시키기가 당연히 쉽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얼음이 매우 무른 해빙기 때는 얼음이 붕괴 될 수 있으니 등반하기 전 심사숙고해야 할 일이다.
2009년 2월 13일 . 글쓴이 / 정 승 권
* PS / 빙벽(주중.주말)반 여러분, 여러분들의 안전하고, 즐겁고, 뜻 깊은 빙벽등반세계가 되기를 바라면서, 그동안 내가 경험했던 빙벽등반의 실체를 정리해서 이렇게 올립니다. 유익한 정보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