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그러합니다
시/백천 김판출
나 홀로 밥을 먹으면
그대도 지금쯤 밥을 먹으리라
내가 물김치에 라면을 먹으면
그대도 내랑 똑같은 걸로 먹겠지
잠이 오질 않을 때 그대도
지금쯤 별을 헤며 있으려나
예쁜 것 새로운 것이
있으면 그대가 생각나고
근사한 곳 멋있는 곳에
서도 그대가 생각납니다
아마도 나는
그대를 사랑하나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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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사랑만 남았네
시/ 백천 김 판 출
내 사랑 전부라며
일기장 속에 빼꼭히 사랑
노래의 주인공이신 내임
지금은 어느 하늘 아래에서
누구와 어떻게 살고 계시나
그녀가 내 곁에 있을 때는
모든 것을 다 가진 부자이더니
그녀를 돌려보낸 지금은
내게 남은 것은 아무것도 없는
빈 털털이 짝사랑만 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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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픈 사람
시/ 백천 김 판 출
비 오는 날이면
생각나는 사람
내 마음 물음표 속에
비를 좋아하는 그대
창문 두드리는
빗방울 소리에
눈을 뜬 이른 새벽
그대가 생각이 난다
그도 날 보고파 하는 걸까
그립고 보고픈 마음 혹시
통한 건 아닐까나
아니래도 좋다
그대를 생각하는 지금이
나는 행복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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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시하는 마음
시/ 백천 김 판 출
꽃이 아름답고 향기롭다며
매일 아침 그 시간 그곳에서
꽃과 대화를 나누는 그 여인
나는 그 모습이 그 마음이
아름답고 착하고 귀엽고 고와서
그에게로 빠져들고 있어요
꽃잎을 어루만지기도 하고
꽃잎에 앉은 흙 먼지 닦으시는
순수한 그 마음씨
오늘도 살포시 내게 눈인사를
하시며 방긋이 웃으시는 그대
자비광영의 보시마음 지녀셨네....
※ 대원사 경내에서 매일 아침 화원을 손질하는
자원봉사 보살님의 아름다운 보시 선행을 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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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同行)
시/ 백천 김 판 출
비록 혼자서 걷는
쓸쓸한 인생길이지만
서로 의지하며 사랑으로
동행하는 이가 있다면
참으로 살맛 나는
아름다운 세상이겠지요
삐걱거리는 바람에
쓸려버린 그 빈자리에
미소가 노을처럼 번지는
당신이 그 자리에 있었으면
순간순간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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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하늘 아래에
시/ 백천 김 판 출
언제나 가까이에 있지만
그대 생각만해도 내 가슴이
왜 이렇게 울렁이나
아무도 드나들지 못하게
내 가슴 가득 채워 놓은 그댈
내 정말 잊을 수가 없어요
기다려도 기다려도 한평생
기다림의 모래성 쌓아놓고
밀려드는 파도소리에
부서지는 마음 하나
그래도 같은 하늘 아래에 사는
그대가 있어 나는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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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관계로
시/ 백천 김 판 출
이왕이면 너와 나
예쁜 맘으로 살고 싶다
비 오는 날이면
같이 우산도 쓰고
무더운 날에는
그늘에 앉아 쉬기도 하고
슬픈 날에는 서로
위로하며 눈물도 닦아주고
기쁜 날에는
두 손 맞잡고 기뻐하며
힘든 날엔 서로
안아주고 토닥이며
가슴속의 모든 것
다 털어놓아도
아무런 허물이 없는
그런 관계로 너와 나
그렇게 지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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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모스
시/ 백천 김판출
노을빛 붉게 물던
가을 햇살 받아 피는 꽃
실바람에 꽃잎이 하늘댄다.
나비의 은근한 무게까지
감내하며 꺾일 듯 말 듯
굳건하지도 못하고
아슬아슬하게
세상 속 비바람
몰아치던 내 삶의 추억같이
여릴 때가 다반사인 내 마음도
한 닢 코스모스 꽃잎이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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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월에는
시/ 백천 김판출
팔월도 중턱에
푸르름은 더욱 푸르게
뜨거움은 더욱 뜨겁게
정점을 향해 흐르는 팔월
피는 꽃이 지는 꽃을 만나듯
가는 파도가 오는 파도를 만나듯
풀 섶에 산나리 초롱꽃은
아직도 한창인데
온누리 코로나 19로 숨죽이고
사는 세상 설상가상 물폭풍까지
오 하늘이여
우리의 교만과 이기심들
당신 앞에 모두 내려놓사오니
뜨거운 입김으로
일렁이는 삶의 터전에
가쁜 숨 몰아쉬는 민초들께
옹달샘 같은 푸른 그늘 나리시고
입술 크게 벌려 새 노래 부르는
팔월이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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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꽃
시/ 백천 김판출
내 사랑 엮고 싶은
바람꽃 같은 사람아
가슴 아린 인연의 길
내 사랑 부서지는
아픔으로 서있지만
이렇게라도
바라볼 수 있는 거리에서
그대와 함께 할 수 있어
행복이라 하고 싶소
비록 옷깃조차 스칠 수 없는
시린 바람꽃 그대지만
주고 싶은 사랑도
받고 싶은 사랑도
내 사랑은 오직 당신뿐이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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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오는 날이면
시/ 백천 김판출
오늘처럼 하루종일
비가 오는 날이면
둘이서 함께 걷고 싶은
그대가 생각납니다
서로 아무 말 없이
그저 함께 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행복할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이 바로 당신입니다.
비가 내리는 오늘은
당신이 너무나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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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
시/ 백천 김판출
사랑은 주고 싶은데
주지 못해서 괴롭고,
받고 싶은데 받지 못해서
안타까운 것이 사랑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는 내 마음을 전하지
못하는 바보였습니다
사랑을 했지만
한 발자국도 그대 곁에
다가서지 못한 바보였습니다
그러나 더더욱 바보는
나의 이런 마음을 조금도
눈치채지 못한 그대였습니다
사랑을 꼭 말로서
표현해야 아나요.
꼭 가까이 다가서야
그 사람이 나를 사랑하고
있구나며 눈치를 채나요
비록 내 마음을 전하진 못했지만
한 발자국도 다가서진 못했지만
불타오르는 내 사랑을 눈치채지
못한 그대는 나보다 더한 바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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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헛산 기분
시/ 백천 김판출
오늘은 누군가의
전화가 기다려지는 날입니다
카톡에 친구로 등록된
명단 575명 이나 되는데
커피한잔 하자며 부르려하니
이 사람은 이래서 안되고
저 사람은 저래서 안 될 테고
선 듯 응할 친구 하나 없네
결국 혼자라는 생각에
인정하고 싶지는 않은 이 현실
인생 헛산 기분에 눈물이 핑 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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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접밀어(花蝶蜜語)
시/ 백천 김판출
蝶-> 그대에게 뜨거운
입술을 포갭니다.
花-> 당신에게 나의
온몸을 던집니다
蝶-> 온 산천을 헤맸지만
그대 보이질 않아
그냥 그렇게 날개를
꺾어야만 하는 줄 알았습니다
花-> 차가운 새벽이슬이
내 뽈을 어루만질 때는
영영 당신을 보지 못하고
시드는 줄 알았습니다
蝶-> 그대 수수한 맑은 웃음에
날개짓 하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어 여기까지
찾아올 수가 있었습니다
花-> 당신의 눈부신 날갯짓에
춤췄던 아름다운 추억이
있어 힘든 고독과 수많은
유혹을 떨치며 당신을
기다릴 수가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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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드는 백일홍
시/ 백천 김판출
창가에 꽃을 피운
백일홍 한 송이 시드는
너의 모습이 슬프도다.
유리창 어깨너머로
한없이 기대여 석 달 열흘
기한으로 꽃피워 반기던 너
벽시계 째깍째깍
적막감 마져 감도는
오늘같은 오후에
길다란 그림자 하나
겹겹으로 외롭던 목숨 하나가
끝끝내 말라서 희미해지고 있네
너를 비록 꿈의 궁전으로
가꿔주진 못했지만
너를 사랑하는 내 마음은
달과 별의 은밀한
속삭임처럼 빛나는 환희요
충만한 마음의 풍요로움이었다네
냉정한 삶의 시간속에서
그리움의 뜰 안에 갇혀
허상의 별을 헤아리지도 말고
꿈처럼 스러질 눈물도
보이지 말자던 너와 나의 다짐들
그 추억들을 어이!
그것들을 어이 잊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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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맞이 차 한잔드세요
시/ 백천 김판출
금년여름
물폭탄에 코로나에
따분한 삶 보내시느라
참 많이 어려웠습니다
이젠 마음 가다듬고
소슬바람 오지랍을 껴안고
저가 끓인 차 한잔하세요
너무 끓이지는 않았고
90도 정도만 데운물에
10도 정도는 사랑으로 채웠습니다
겸손 두 스푼에 아량 한 스푼
이해로 잘 저어 거품처럼 뜨는
욕심과 만용은 걸러냈습니다.
오만묻은 컵은 행주로 잘 닦아
정(情)이 깔린 쟁반에 받쳐서
오르막길 등 떠미는 바람처럼
세상을 순응하며 음미해보세요
마주하는 이웃끼리 얼굴에 묻은
티끌 털어주는 섬세함도 가지시고
아픈 사람 수족도 되었다가
부족한 사람의 머리도 되시도록
가슴속에 애정을 덤뿍담은
향기 진한 차 한잔을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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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둥지에서 살진 못 해도
시/ 백천 김판출
좋은 사람은
굳이 같이 있지 않아도
그냥 좋은 사람입니다.
내가 사는 동네에서
가끔씩 만나는
그런 사람과는 달리
당신은 상상만 해도
보고싶은 마음에
미소가 절로 나옵니다.
비록 나와 한 둥지에서
같이 살아가진 못해도
내가 힘이 들 때도
기분이 좋을 때도
함께 하고픈 사람은
바로 당신입니다.
사람이 산다는 게
상처와 상처가 만나
서로 부비며 사는 것이지만
그런 상처를
당신과 둘이서 부빈다면
나는 정말 행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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