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깟 것이 무어라고
콩나물무침 동부묵무침 비빔국수 잔치국수
좋아하는 흔하디 흔한 이런 음식조차
쉽게 접근할 수 없었다
서울에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춘천행 전용,마트에서의 장보기가 시작되었다
잔치국수 육수를 일인분씩 포장하여 냉동시키고
고명들도 일인분씩 냉동, 제육도 볶아 소량씩 냉동
가는 날은 동부묵 콩나물 불고기등을
무쳐서 모두 차에 싣고 출발했다
냉장고 정리가 끝나면 동네 닭갈비집
성호네 닭갈비를 먹었다
조금 더 가서 황토 닭갈비집도 단골이 되었다
맛은 성호네가 더 있었으나 든든한 보호자가
둘이나 포진해 있음에도 보는 시선이 신경쓰이게 했다
반면 황토집 아주머니는 보는 순간부터
편한자리로 안내하고 지팡이 놓는 자리부터
세심히 신경써주었다
(옛 생각에 춘천길, 지금도 들리면 잊지않고
동생의 안부를 꺼내주신다)
어둑살이 내리고 올라가는 길
횡단보도를 건너면 바로 만두집이다
만두도 좋아하는데‥종류별로 포장하여
다시 돌아가 전해준다
생면부지의 춘천,
그리고 누나라는 사람도
믿을 수가 없었을 것이다.
언제까지 나를 버리지 않고 챙길 것인가
가면 다신 안 올 것만 같은
불안감이리라
동생을 두고 서울로 돌아갈 때에는
쓸쓸한 형광등 아래 흔들리는
눈동자가 그렇게 앉아있었다
석달이 지났다
"나 간다, 또 올께" 하는데 처음으로 웃는다
불안한 마음의 땅에 믿음의 싹이올라왔다
그래 그 싹이 커서 꽃도 피고 열매도 맺을 것이다
꼭 그렇게 될 것이다!! 석 달만의 첫 웃음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