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이 되면 몸에 조그만 변화만 일어나도 하루살이 한마리가 속 옷에 끼어도 혹시 내 몸에 무슨 일이 벌어진 것 아닌가 걱정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가끔 주변분들이 그 나이가 되면 한 둘씩 전화를 하여 저에게 상담을 하곤 합니다. 아무래도 사십대가 되면 몸이 젊을 때 처럼 제대로 가동을 하지 않는다는 걸 느끼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가뜩이나 건강에 신경쓰고 염려할 때인데 갑자기 사물이 찌그러져 보이고 크기도 작게 보이는 현상이 일어나면 혹시 헛것이 보이는 것은 아닌지 아니면 눈에 심각한 질병이라도 생긴건 아닌지 걱정하며 안과를 찾아오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시력검사를 해 보면 대부분 시력은 비교적 잘 나오지만 한 눈에만 특별히 원시가 나타나고 사물의 중심부위만 물방울이 맺혀있는 것 처럼 보인다든지 상이 약간 휘어져 보이기도 하고 사물은 반대쪽 눈보다 적게 보인다고 말하기도 합니다.
암슬러그리드(그림 1)를 이용하여 검사를 해보면 가운데 까만 점 부분을 중심으로 뿌옇게 보이고 그 주위는 선이 휘어져 보인다고 말합니다.

그림(1) 암슬러그리드
이런 경우 생각해 볼 수 있는 질환으로는 중심성장액성망막맥락막증을 고려할 수 있고 그 다음이 노인성 황반변성증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노인성 황반변성증은 대부분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져 있기 때문에 시력이 어느 정도 나온다면 노인성 황반변성증보다는 중심성장액성망막맥락막증을 생각하면 대부분 틀리지 않습니다.
이 질환은 아직까지 특별한 원인을 알아내지 못했습니다. 어떤 이유에서인지 사진기 필름 역할을 하는 눈의 망막에 영양과 산소를 공급하는 맥락막으로부터 망막으로 장액성 삼출물이 빠져나와 망막이 들떠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황반부 동전크기 모양의 수포성 환이 보임
위 사진은 망막을 칼라사진으로 찍은 것으로 중심부위 혈관이 없는 곳을 황반이라 하는데 중심부위가 동전크기로 원을 보이는 부분이 장액성 삼출물이 채워져 들떠있는 것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이것을 눈시티(단층촬영)으로 보면 아래 사진과 같습니다.

위 안저사진과 동일한 환자의 오시티 사진으로 망막이 487um정도 박리되어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병에 대한 특별한 치료가 없습니다. 누출되는 곳이 황반 중심부위로부터 500um이상 떨어져 있으면 국소적으로 망막레이져 치료를 할 수 있지만 더 중심쪽에 있으면 회복되고 나서 시력저하나 국소적인 시야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그렇게 할 수가 없습니다.
중심부 가까이 있는 곳은 특별한 파장을 이용한 광치료도 사용되고 있지만 비용대비 만족할 만한 치료효과를 내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스럽게 두세달 지나면 상이 작게 보이거나 휘어져 보이는 변시증을 후유증으로 남기기는 하지만 대부분 회복됩니다.
이 병이 발생하기 전 상당수에서 과로한 과거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 스트레스나 과로가 질병 유발의 유인이 된 것으로 보이니 충분한 휴식과 영양으로 중년을 건강하게 보내시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