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부산 세계박람회(EXPO)유치를 응원합니다
시인 조 연 로
EXPO란?
EXPO란, Exposition의 앞부분에서 따온 말로 국제 박람회를 의미한다. 인류의 노력으로 성취된 발전의 모습과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함으로써 일반대중의 계몽을 그 목적으로 하는 전시를 의미하는데, 인류의 산업, 과학기술 발전성과를 소개하고 개최국의 역량을 과시하는 장으로 경제∙문화 올림픽이라고도 불린다.
EXPO는 18세기 산업혁명으로 강대국이 된 영국이 국력을 전 세계에 과시하고 싶어 런던 세계박람회를 1851년 5월부터 10월까지 개최한 것이 시작이다.
세계박람회 기구(Bureau International des Expositions, BIE)는 박람회를 체계적으로 관리, 통제함으로서 박람회의 질을 높이고 개최국과 참가국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한 목적으로 1928년 설립되었으며, 회원국 정부대표로 구성된 국제기구이다.
BIE의 핵심가치는 ‘교육(education)’, ‘혁신(innovation)’,‘협력(cooperation)’이며, 20세기 이전의 박람회가 산업혁신의 결과물을 보여주는데 초점을 모았다면, 21세기에는 인류가 직면하는 문제 해결책을 모색하는 기능에 더 역점을 두고 있다.
현재 BIE 회원국은 169개국이며, 우리나라는 1987년에 가입하였고, BIE는 프랑스 파리에 본부를 두고 있다.
BIE는 박람회를 종합박람회(Universal Exposition)와 전문박람회(Specialized Exposition)로 구분 하는데, 종합박람회(Universal Exposition)는 ‘2개 분야 이상의 인간 활동의 산물이나 특정 분야의 발전 과정 전체’를 주제로 하고, 전문박람회(Specialized Exposition)는 ‘하나의 특정한 분야’를 주제로 한다. 종합박람회 개최는 주기를 5년으로 정하여 0과 5로 끝나는 연도에 개최된다.
개최지 선정은 BIE 총회에서 회원국 투표로 결정하는데, 유치 후보 도시가 2 곳일 경우 최다 득표 도시로 결정하고, 유치 후보 도시가 3 곳 이상일 경우 1차 투표에서 2/3이상 득표 도시로 결정, 2/3이상 득표 도시가 없을 경우에는 최소 득표 도시를 탈락시키는 방법으로 반복 투표하여 최종 2개 도시 중 최다 득표 도시로 결정한다.
왜? 2030 세계박람회(EXPO)유치가 부산이어야 하는가
1889년 파리박람회는 프랑스혁명 100주년을 기념하여 파리시가 개최한 행사로, 이 자리에서 에펠탑이 공개되면서 지금까지도 전 세계인을 불러 모으는 국제적인 건축물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되었고, 단순한 경제유발 효과를 넘어서서 파리가 국제도시로 성장하는 발판이 되었다.
이처럼 세계박람회는 개최국의 국격을 높이는 대표적인 행사로 손꼽히고 있다.
20세기에 들어 미국은 1904년 세인트루이스에 이어 1939년 뉴욕까지 네 차례의 박람회를 개최하였다. 1차 세계대전 중에 열렸던 1915년 샌프란시스코 박람회는 에디슨의 장거리 전화 시연. 포드사는 박람회장에서 자동차 T모델을 직접 생산했다. 1939년의 뉴욕 박람회는 세계 최초로 텔레비전으로 개막식을 중계했고, 아인슈타인은 우주 광선에 대해서 연설을 했다.
아시아 최초의 등록 세계박람회는 1970년 일본 오사카에서 개최됐다. 2차 세계대전의 패전국으로부터 25년 만에 이룩한 경제 대국의 위상에 걸맞게 박람회 역사상 가장 많은 6400만여 명이 관람했다.
2010년 중국 상하이 박람회는 ‘잠에서 깬 용’의 포효를 알리면서 G2의 부상을 과시했다. 190개국 참가와 7300만여 명의 관람객 유치로 세계 최대 규모의 박람회로 기록됐다.
중동 최초의 박람회는 2021년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열렸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2020 두바이엑스포’의 명칭은 유지한 채 박람회는 1년이 연기돼 열렸다.
1970년에 이어 일본에서 두 번째 열리는 2025년 엑스포는 같은 도시인 오사카다. 명칭은 간사이 연합을 상징하는 오사카·간사이박람회다.
우리나라는 수도권 집중도가 매우 높은 나라다. 이러한 현실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무조건 부정하기보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 최선의 대안을 찾아가는 노력을 시작해야 할 때가 되었다.
지난 50년 넘게 시도해 온 지역 균형 발전과 서울을 중심으로 한 개발 억제 정책은 실패하였다. 1969년 12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의 도시 인구 집중 억제와 도농 균형 발전 조처 수립 지시를 시작으로 본격화된 개발 억제와 균형 발전의 양대 전략은 이후 모든 정권에서 정도 차이는 있지만 일관되게 추진했다. 행정기관과 공공기관 이전은 1970년 한강 이남 이전을 시작으로 과천, 세종 그리고 혁신도시 14곳 건설로 이어졌다. 전두환 대통령 시절 수도권 개발 억제를 핵심으로 하는 ‘수도권 정비법’을 제정하였고, 김영삼 대통령의 문민정부 시절 ‘지역 균형 개발 및 지방 중소기업 육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데서 볼 수 있듯이 지방의 발전과 서울과 수도권 억제는 정권의 성격과 관계없이 반드시 달성해야 할 명제였다. 이렇게 일관되게 수도권 억제와 지역 균형 발전 정책을 추진하였는데도 지역 간 격차가 오히려 커지고 있는 것은 우리가 무엇을 잘못하거나 노력이 부족했다기보다는, 이러한 방식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문제에 대한 무모한 도전을 무의미하게 반복해온 데 따른 당연한 결과이다.
육이오전쟁으로 비정상적으로 형성된 부산은 피난민과 임시정부 수도가 있었다. 서울이 수복되어 정부는 서울로 떠나갔지만, 그 흔적은 아직 함께하고 있다.
사십계단 층층대에 앉아우는 나그네 / 울지 말고 속 시원히 말 좀 하세요 / 피난살이 처량스러 동정하는 판잣집에 / 경상도 아가씨가 애처로워 묻는구나 / 그래도 대답없이 슬피우는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고향길이 틀 때까지 국제시장 거리에 / 담배장사 하더라도 살아 보세요 / 정이 들면 부산항도 내가 살던 정든 산천 / 경상도 아가씨가 두 손목을 잡는구나 / 그래도 뼈에 맺힌 내 고장이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영도다리 난간 위에 조각달이 뜨거든 / 안타까운 고향얘기 들려 주세요 / 복사꽃이 피던 날 밤 옷소매를 부여 잡던 / 경상도 아가씨가 서러워서 우는구나 / 그래도 잊지 못할 가고 싶은 이북 고향 언제 가려나 (손로원 작사, 이재호 작곡)
위 노랫말은 6.25 전쟁 중 이북 출신 피난 청년의 피난살이 설움을 따뜻하게 품어준 경상도 아가씨의 여심을 절절하게 그려 낸 대중가요 ‘경상도 아가씨’이다. 6.25라는 참담한 전쟁의 와중에서 당시 부산은 피난민들의 제2의 고향이 되었다. 판자집과 국제시장에는 하루를 연명하는 피난민들의 몸부림이 넘쳤고 그 속에서도 남녀간의 사랑은 싹텄다. '경상도 아가씨'는 전쟁을 배경으로 하는 가요 중에서 “이별의 부산정거장(남인수)”, “굳세어라 금순아(현인)” 등과 함께 가장 널리 알려진 곡 중 하나다.
이런 와중에 부산은 지정학적으로 1960~70년대 전국 최하위 도로율과 공원 확보율 그리고 도심을 지나는 화물차의 번거로움 등으로, 성장 억제도시로 낙인찍어 버렸고, 경제적으로는 1980년대 동명목재그룹과 국제상사그룹의 몰락으로 그 골은 깊어져 창원과 울산의 소비도시로 전락했다.
세계박람회가 지향하는 이념은‘인류 공동의 번영과 평화 공존’이다. 이것이 한국의 근대 발전사가 실천해 온 길이다.
대한민국은 조선 자동차 반도체 가전제품 스마트폰 등 인류 공동의 번영을 위한 첨단기술제품 선도국가이고, 부산은 공산주의의 침략으로부터 민주와 자유를 수호하면서 인류 평화를 지켜낸 세계 유일의 도시다.
부산은 도약의 시대로 발돋움해야 한다. 터널과 대교 그리고 도시 외각순환도로가 잘 되어있고, 부산신항만과 가덕도 국제공항(2029년 완공예정)으로 손색이 없다. 따라서 대한민국 부산은 2030 세계박람회의 최적지다.
부산은 2030 엑스포 유치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습니다
4월3일 윤석열 대통령과 만찬을 함께한 후 부산에 내려간 실사단이 둘러보는 곳 중의 하나가 유엔기념공원이었다. 이름은 공원이나 실체는 묘지다. 한국전쟁에 참전한 유엔군 2320명의 유해가 안장된 곳. 전쟁에서 목숨을 잃은 4만896명 전몰장병의 이름을 모두 새겨놓은 곳. 1955년 11월 대한민국 국회는 유엔군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 부산시 남구 대연동 땅 4만4000평을 유엔에 영구 기증한 곳이다. 그래서 부산에 있지만 우리 땅이 아닌 유일한 곳이며 유엔군 묘지를 해외에 둔 유일한 장소이기도 하다.오늘의 대한민국은 한 줌 남은 땅 부산을 밟은 유엔군의 도움으로 끊어질 뻔한 생명 줄을 붙잡았다. 전시관 현황판 숫자만 봐도 가슴이 먹먹하다. 형제국 튀르키예. 2만1212명 파병에 전사자 1005명, 안장자 462명. 그렇게 16개국에서 온 외국 젊은이들의 희생으로 우리가 살았다. 전쟁이 끝나자 재건의 희망을 싹틔운 곳도 이곳 부산이다. 유엔 기념묘지에 묻힌 유일한 장성 리처드 위트컴의 도움이 컸다.
“부산은 2030 엑스포 유치에 필요한 모든 것을 갖췄습니다.”
2030년 엑스포 개최 후보지인 부산을 5박 6일 일정으로 방문한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이 방한 일정을 마무리하며 내놓은 평가다. 실사단은 4월3일에 도착하여 6일 까지 실사했다. 실사단장인 파트리크 슈페히트 BIE 행정예산위원장은 이날 부산 시그니엘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실사 기간에 정말 열정적인 환대를 받았다. 대단한 경험”이라며 “부산이 엑스포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슈페히트 단장은 엑스포 유치를 위해 치열하게 경쟁 중인 나라와 도시를 직접 비교하지는 않았지만, 부산 시민의 열정적인 지지와 준비를 인정했다.
그는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실사단이 지켜보는 가운데 '2030 부산엑스포 성공적 유치 및 개최를 위한 결의안'이 통과된 점을 언급하며 "특히 국회에서도 만장일치로 지지해준 점이 매우 인상적이었다."며 "실사단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광범위한 지지"라며 “대통령과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실사 보고서는 6월 BIE 총회에서 회원인 171개국에 배포된다. 스윙보터 국가들은 이를 바탕으로 지지국을 결정할 개연성이 큰 만큼 실사단의 현지 평가는 2030 엑스포 유치를 가를 최대 분수령이 된다. 우리나라는 2030 엑스포 유치국 지위를 놓고 사우디와 이탈리아·우크라이나와 경쟁하고 있다
늦게 유치전에 뛰어든 한국에게 평가단이 높은 평가를 하는 이유로는 국가와 시민의 관심과 참여, 그리고 많은 기업과 시민이 성금을 내고 자비로 BIE회원국을 찾아가 설득하고, 세계인을 놀라게 했던 1997년 외환위기 때의 ‘금 모으기’ 운동과 같은 나라 사랑 열정의 재연 등이었다.
그러나 방심은 금물이다. 실사단은 우리뿐만 아니라 엑스포 유치 경쟁국인 사우디 리야드 현지 실사에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쏟아냈다. 리야드 실사 후 BIE 디미트리 케르켄테즈 사무총장은 “사우디 개발 아이디어와 엑스포가 완벽하게 들어맞는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당시 BIE 실사단 단장을 맡은 파트릭 슈페히트 BIE 행정예산위원장은 “사우디의 엑스포 개최 능력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정부와 부산시는 오는 6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4차 경쟁 프레젠테이션(PT)을 사실상의 ‘마지막 승부처’로 보고 국가 역량을 총결집하기로 했다. 실사단 방한 당시 보여 줬던 국민 열기와 대규모 불꽃축제 등의 장면을 동영상으로 전 세계에 선보이고 ‘K부산엑스포 플랫폼’을 통해 한국의 ‘K브랜드’ 파워로 회원국의 마음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개최국이 선정되는 11월까지 모든 것을 쏟아 부어야 하지만, 4차 PT가 열리는 6월 총회는 특히 2030월드엑스포 유치의 분수령이라고 할 만큼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며 “그간 한국이 하나가 돼 역량을 쏟아 온 만큼 전 세계를 놀라게 할 각오로 완벽하게 준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세계박람회는 2주 내외 짧은 기간에 끝나는 올림픽과 달리 6개월에 걸쳐 행사를 진행한다. 따라서 파급 효과도 다른 국제 행사보다 크다. 2016년 산업연구원은 부산세계박람회 유치로 43조원에 달하는 생산유발과 18조원 상당 부가가치 유발, 50만명 고용창출 효과 등을 거둘 것으로 예측했다. 기술을 홍보하는 장이기도 하다. 한국의 선진 정보통신기술(ICT)·제조업 기술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고, 메타버스·인공지능(AI)·블록체인 등 차세대 기술을 우리 기업이 선도할 기회가 된다. 국가브랜드 제고로 산업계가 누릴 부가적 효과는 측정하기 어렵지만 아주 중요한 효과다. 세계박람회로 우리 기업 제품의 이미지도 향상할 것이고, 외교적으로는 대한민국 발전상을 세계에 알리는 기회인 것이다. 지구 기후환경문제에 관한 해법을 세계인과 모색하고 인류에 새로운 미래상을 제시하는 명실상부한 세계 선도국가로 도약할 계기가 될 것과, 우리나라의 심각한 수도권 집중 문제와 지방 균형발전에 따른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을 위한 촉매재가 되어 줄 것을 기대해 본다.
문학도시(월간) 2023.6. 통권 243호 부산광역시문인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