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바리스타 학원과 교육기관은 공식적으로 5000개가 넘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저희 느티나무카페가 추구하는 커피의 본질은 콩에서 시작해서 결론도 콩으로 모아진다고 생각합니다.
로버트 에머슨의 구분을 빌어오면
1. 피킹(Picking) - 커피체리를 수학하는 일련의 행위
2. 밀링(Milling) - 습식과 건식 건조를 위한 일련의 행위
3. 드라잉(Drying) - 커피빈을 건조하는 일련의 행위(체리, 파치먼트, 그린빈)
여기까지가 그린빈이 탄생하는 연속의 과정이지만 이것이 커피의 맛을 결정하는 70%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여기서 세분하면 종이 아라비카인지 로부스터인지 아라비카종 중에 어떤 품종이 식재되어 있는지
그리고 어떤 테루아르에서 어떤 방식으로 재배가 되는지 다양한 하위 분류가 가능합니다.
어쨋든 이렇게 만들어지는 그린빈은 커피가 마지막 소비자의 입에서 다양한 플레버와 아로마를 형성하기 위한 기반입니다.
다음이
4. 로스팅(Roasting) - 그린빈을 다양한 방법을 통해 볶고 커피가 가진 잠재적인 장점들을 끌어내는 일련의 행위
이 부분이 20%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다음이 10%의 영역인 바리스타의 영역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그라인딩(Grainding) - 추출방식에 따른 분쇄도를 조정하고 추출을 위한 일련의 행위
6. 프레싱(Pressing) - 다양한 기구와 방법을 통한 커피의 추출입니다. 커피를 추출하고 다시 가공하는 과정도 포함됩니다.
그러면 10%의 영역을 위해 모든 포커스가 맞추어진다는 현실이 느티나무의 입장에서는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에서 커피를 재배하는 일련의 행위가 불가능하다는 전제를 인정한다면 5번 6번 항목보다는 4번 항목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더 많아야 할 텐데, 현상은 본질을 되외시하고 5번과 6번 항목이 지나치게 비대해진 것이 사실입니다.
이유는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프랑스 사상가 질 들뢰즈 "1000개의 사상과 종교, 이념의 거대한 산을 넘고 나니 결국에는 산업문명의 쓰레기와
현상학적 피곤함만이 남아있다."라고 <천개의 고원>이란 책에서 일갈한 것처럼 지나친 상업주의의 결과가 아닌지 생각합니다.
커피의 본질은
단언컨대, 커피빈에 대한 애정과 관심, 그리고 그 콩을 자신의 주관과 타인의 객관 사이에서 볶는 것입니다.
저희 느티나무카페가 팬로스팅 교실을 시작하게된 이유도 여기에 있고, 궁극적으로 지향해야할 가치도 여기에 있습니다.
1기 로스팅 교실은
팬로스팅의 자세에 대한 설명과 함께 시현, 그리고 수강하신 선생님들이 3주간 10번이 넘게 집에서 콩을 볶는 과정을 통해
커피와의 줄넘기를 시작했다고 생각합니다.
입이 부르트면서까지 커피를 볶아오신 분, 먼 거리를 마다하지 않고 달려오신 분.
커피를 볶으면서 윗집의 눈치를 연신 보셨다는 분 등 힘든과정이었지만
분명 보람도 있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느티나무지기가 충고를 해 주었습니다.
커피에 대해 좀 안다고 떠드는 분이 계시다면 이렇게 꼭 말씀하라고
"커피 볶아봤어, 볶아보지 않았으면 말을 하지마!!!!"
감사합니다.

첫댓글 커피학에 대한 명확한 관점을 표현하신 글이고, 제가 생각하는 대한민국 커피의 문제점에 대한 대안적인 글입니다.
정말 훌륭하십니다.
바리스타교육을 받고 커피에 대해 떠들고 다녔던 제 모습이 부끄러워지는군요.
카페느티나무에서 아체골드와 브라질56 등을 드립으로 먹으면서 제가 기계로 뽑은 커피와는 본질적인 다른 맛을 발견하곤 했습니다. 그게 기계와 핸드드립의 차이는 분명 아니었고, 커피에 대한 철학과 애정이 부족하지 않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주인장님의 철학에 깊은 동감을 하면서 저도 한참을 더 배워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합니다.
충주에서 조그만 카페를 하는 사람입니다.
훌륭한 스승님 밑에서 1기 로스팅 수료!! 가슴이 뿌듯해지네요!
너무 빨리 시간이 흘러 아쉽습니다. 로스팅 수업 주말마다 기다리며 시간가는줄 몰랐는데...
갈때마다 무한한 커피 이야기 부탁드려요~~ 조만간 맛있는 커피 마시러 가겠습니다.
다들 고생하셨습니다.
참 재미있습니다.
들뢰즈의 <천개의 고원>이 주인장의 이 표현을 위해서 쓰여진 것 같습니다.
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현상이 본질을 가리고 본질을 대신합니다. 그리고 다시 자본주의적 아류 현상이 본질인 것처럼 위장한 현상을 가리고 대신합니다. 변증법적 오류는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열린적입니다.
커피에 대한 깊은 애정이 절절이 묻어나는 글에서 사람들은 조금씩 오류를 수정하기 위한 준비를 또한 인간이기에 할 것입니다.
와우~~ 생각은 매일 바다도 건너고 산을 오를 수도 있지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신 로스팅수료생들 너무 멋지세요!!
저도 언젠가 조~기 사진을 올리는 수료생이 되보렵니다.
커피에 철학적인 관점을 엮어서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꽤 있습니다. 허나 대부분 밑천이 고갈되는 속도가 빠르고 깊이가 없습니다.
어제와 오늘 주인장님의 글들을 모두 읽으면서 많은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조그마한 카페에서 커피를 팔고 있지만 참 생각없이 콩을 볶고 커피를 추출하고 팔았다는 자괴감이 듭니다.
돈벌이가 되는 순간 인문학적 자각과 성찰은 무의미해집니다.
저는 돈을 벌기 위해서만 커피를 팔은 것 같고, 커피로 채워지는 소소한 일상에 대해 성찰하고 인문학적 접근을 아예 생각하지 않은 듯 합니다.
초기에 커피의 공정무역과 산지의 배고픈 농부들의 이야기에 잠시 관심을 가졌지,
생각하고 사고하고 사유하는 커피장사에는 관심이 없었던 듯 합니다.
느티나무카페에서 저는 일관된 관점과 커피에 대한 철학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그 내공의 깊이가 얼마쯤일까 짐작하는 것조차 불가능할 것 같은 강한 느낌을 받았습니다.
자주 찾아뵈고 배우겠습니다.
내공이 없습니다. 내공이 없기에 입으로 떠드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하지만 생두 수입과 선별, 그리고 로스팅 관점에 대한 분명한 원칙은 세워나가려고 합니다.
얼마전 10년동안 커머셜 등급의 커피를 볶은 분이 이제는 코가 다 헐어서 향기와 향취를 맡을 수 없다라는 말을 들었을 때, 우리나라에 수입되는 커머셜 등급의 커피가 가진 잔류농약과 검사에 대한 체게적인 문제제기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구나하는 생각이 간절하게 들었습니다.
일본은 1980년대 중반 커피공장에서 로스팅을 하는 사람들이 의문의 죽음을 당하면서 생두에 대한 치밀한 검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잔류농약과 플랜테이션 농업에 대한 감사 등등.
대한민국은 커피빈이 아직 면세품목이기에 각 나라와의 협정문제에 따라 생두가 수입되기 때문에 체계적인 감시와 검사가 매우 소홀한 편입니다. 특히 커머셜 등급의 그린빈이 대량으로 입항될 때, 샘플링 검사는 우리나라에서 생산되는 상추의 잔류농약검사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실정입니다. 심지에 아프리카와 동남아 일부 지역은 전세계에서 생산이 금지된 농약이 버젓이 살포되고 있고, 검사항목에서 이런 것들이 빠진 경우도 있습니다. 이 문제는 커피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지속적인 관심과 문제제기를 할 때만이 변화의 싹이 틀 수 있습니다.
커머셜등급의 생두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에 대해 전혀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저도 1킬로 태환로스터기이지만 3년 넘게 커머셜등급의 생두를 GSC나 대한제당, 코이너스에서 공급받아 볶고 있는데, 알레르기비염이 자주 생격서 로스팅할 때 체프와 상관이 있지 않을까 추측은 했지만, 그러고보니 콩을 볶는날 유독 비염이 심했던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