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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진도는 진돗개의 조상이다.
8진도는 1937년 모리 다메조 교수에 의해서 촬영된 그 당시 진도군에서 살고 있던 8마리의 진돗개이다.
진돗개는 이듬해에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는데 덕분에 야견박살령으로 부터 멸종되는 것을 면할 수 있었다.
8진도가 진돗개의 조상이라고 말할 수 있는 이유는 그 당시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이 8진도가 유일하며
진돗개라는 명칭이 천연기념물지정을 계기로 처음으로 사용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모리 다메조 교수는 당시 경성제국대학교 예과 교수였는데 나이는 54세이었고 일본 효고현 출신이다.
조선박물학회 회원으로서 왕성한 연구활동으로 수많은 보고서와 논문을 동 회 회보지에 게재하고 있다.
조선총독부 시학위원으로 진돗개와 풍산개 두루미 등 많은 동식물의 천연기념물지정에도 관여하고 있다.
그는 1940년 진도군수 등의 부탁으로 진도견(조선고유견)이라는 진돗개 보고서를 작성했는데 진돗개에
관한 최초의 연구자료이며 진돗개의 유래, 형상, 성품 등 중요한 자료가 망라되어 매우 소중하게 다루어져야
할 것이나, 일본인이라는 이유와 내선일체가 언급되었다는 이유로 백안시되고 있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다.
8진도와 모리보고서를 진돗개의 연구에 이용하지 않는 것은 마치 현재 운행되고 있는 철도가 일본에 의해서
그 당시 물자수탈을 위해서 부설되었기 때문에 버려두고 사용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것이다.
만일 그러한 이유로 철도를 사용하지 않는다면 혹은 않았다면 얼마나 큰 손실이었을까를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우리 나라의 철도는 표준궤로서 일본의 협궤에 비해서 36,8cm가 넓다. 일본인들은 대륙진출을
위하여 당시 조선에 표준궤를 설치하였으며 반면 일본은 비용절감을 위하여 협궤를 설치한 것이다.
이것에 대해서 일본인들은 땅을 치면서 후회하고 있다고 하는데 진돗개의 경우도 비슷한 점이 있다.
진돗개 보다 조금 먼저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일본개들은 조사보고서와 사진이 남아 있지 않기 때문이다.
그 당시 일본개는 거의 멸종단계였기 때문에 집단적으로 사육되고 있는 진돗개와 같이 제대로 된 조사를
할 수 없었고 사진을 남길 수도 없었을 것으로 추측된다.
모리 다메조 교수에 의해서 종합적인 조사보고서와 함께 8진도 사진이 남겨진 것은 그 당시 진돗개에 관한
자료가 전무한 현실을 생각하면 매우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1934년 제정된 일본개 표준은 서양의 일본개와 비슷한 체형의 개를 참고 하여 초대 일본견 보존회회장을
역임한 사이토 이로치키에 의해서 만들어 졌는데, 미술을 전공한 사이토에 의해서 별다른 자료도 없이
외국의 자료에 의해서 만들어 졌기 때문에 일본개의 표준이 추상적이고 도식적으로 될 수 밖에 없었던
한계를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현재에도 그 표준을 골자로 부분적인 수정을 하여 사용하고 있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그 보다도 더 이해할 수 없는 일은 그 일본개 표준을 부분적으로 체택하고 있는 현재 진돗개의 표준이다.
일본개와 진돗개는 다른 점이 많은데 두상, 자세( 앞 뒷다리, 등) 털의 길이, 귀, 눈, 꼬리, 액단 등 외형 뿐만
아니라 외형에서 풍기는 느낌도 완전히 다르다. 그런데 표준체형의 아주 중요한 부분들을 일본개의 것을
그대로 채용하고 있거나 서로 다른 점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후술하는 일본개를 선호하는 뿌리
깊은 고정관념과 서로 맞물려서 지금의 진돗개는 8진도와는 완전히 다른 개가 되어 버린 것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오히려 일본개와 비슷해진 것으로 보여지는데 그것은 서있는 자세에서 확실하게 드러난다.
혹자는 기주견을 비롯한 일본 중형견들이 진돗개와 비슷하다고 하는데 서있는 자세를 보면 그 차이를
식별할 수 있다.
8진도 사진은 유리건판으로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되고 있는데 그 화질이 선명하여 그 당시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 가운데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당시 진도군수는 전남구례출신 문동호씨
인데 한성고등학교(후일 경성제일고등학교로 개명) 재학 시 모리 다메조의 제자이다.
보고서에서 문동호군수가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하여 진력하였다는 기록이 있는 것으로 보아 서로 친분을
유지하고 있었을 가능성이 있으며 천연기념물지정에 많은 협조가 있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8진도는 그 당시 진도에서 사육되고 있던 개들 가운데 우수한 개체를 선발하여 촬영한 것으로 생각해야
할 것이다.
모리 다메조 교수가 1937년 2월 2주간 진도에 머물면서 조사활동을 실시하였는데 그 기간 동안 문동호
군수의 협조가 없었다면 종합적인 조사가 불가능했을 것이다. 그러므로 짐작컨데 문군수의 지시로 진도군
에서 사냥으로 유명하거나 외형이 우수한 개체를 미리 선발하여 조사와 촬영을 할 수 있도록 하였을 것이다.
8진도는 크게 두가지 유형으로 분류할 수 있는데 가형과 수렵형이다.
가형은 얼굴이 넓고 체장이 짧은 것이고 수렵형은 얼굴이 좁고 체장이 긴 것이다.
가형은 일본개와 유사한 점이 있지만 수렵형은 조금 다른데 공통점은 털이 길고, 꼬리가 풍성한 것이다.
천연기념물지정 후 1939년 진도군 조례로 진도견지침이 제정되었는데 1934년 제정된 일본개표준을
그대로 요약한 것이다. 그 지침에 의해서 진돗개가 등록되였고 등록되지 못한 개들을 야견박살령에
의해서 무참히 도살되었으므로 가형은 보호되었지만 수렵형은 급속도로 사라져갔을 것이다.
그 당시는 식민지 치하였기 때문에 일본에 대한 적대감과 함께 선망의식도 있었을 것이다.
일본제품을 선호하는 현상이 아직까지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그래서 일본개와 닮은 개가 좋은 개라는 인식이 뿌리깊게 자리 잡았고
그것이 지금까지도 여전히 일부에서 존재하고 있는 것 같다.
앞으로의 과제는 일본개와 닮지 않은 수렵형을 찾아서 보존하는 것이다.
8진도의 수렵형은 찾아 보기 어렵지만, 넉사냥연맹이나 산약초와 진돗개 등 일부 카페동호인들이
아직도 혈통을 보존하고 있어서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8진도의 가운데 수렵형의 주요 특징은 모장이 길고, 체장이 길고, 다리가 길고, 주둥이가 긴 것이다.
이른바 4장이다. 그리고 귀가 큰 편이고 꼬리는 풍성하다.
자세는 앞다리 발목 아랫부분을 비스듬하게 기울이고 서있으며
뒷다리는 비절 아랫부분에 힘을 주고 서 있다.
이 것은 웅크린 자세를 표현하는 것인데 진돗개는 몸을 웅크리고 있는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자세이다.
● 앞다리는 균형있게 곧게 서며 아래 굽에서 약간 앞쪽으로 굽히고 있는 것이 많다.
- 팔진도의 사진을 보면 같은 자세를 취하고 있는 개가 많다.
● 뒷다리는 앞다리와 같이 힘차게 딛고 있으며 비절(뒷오금)으로 뒷쪽을 버티고 있다.
- 이것웅크린 듯한 자세로 뒷다리 허벅지 위로는 힘을 빼고 비절아래로 힘을 주고 서있는 자세를 말하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뒷다리를 뒤로 뻗치지 않고 소자세와 같이 뒷다리를 나란히 세우고 비절아랫 부분은
앞쪽으로 약간 기울어진 자세로 서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개는 앞다리 발목 아랫부분이 수직으로 서있고, 뒷다리는 뒤로 뻗치고 서있는 자세이기 때문에
뒷다리 전체에 힘을 주고 서있다. 전체적으로 일본개는 온 몸에 힘을 준 경직된 자세이다.
등(배요부 즉 등과 허리)은 홍두깨등 혹은 새우등으로 표현되는 완만한 곡선을 보여주고있다.
이것은 유럽 스피츠형 개 피니시 스피츠나 엘크 하운드와 비슷한 일본개의 일직선으로 보이는 등과는
완전히 다르게 보인다.
앞 뒷다리의 형태와 등의 곡선은 개의 자세를 나타내는 것인데 체장의 길이에 의해서 자세가 결정되는
것 으로 보이는데 즉 일본개의 체장(100대 110)과 진돗개의 체장(100대 110에서120)의 차이에 의해서
자세의 차이가 나타난 것이다.
두눈사이는 일본개에 비해서 가깝게 보이는데 여러가지 요인이 있지만 기본적으로 주둥이 굵기가
상대적으로 가늘기 때문인 것 같다. 왜냐하면 주둥이 폭에 맞추어서 눈의 위치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귀가 크고 주둥이 길이가 길며 뺨의 갈기털이 발달하여 얼굴이 넓어 보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두눈 사이가
좁아 보일 수도 있는 것 같다.
창고 앞에서 촬영된 개들은 다른 곳에서 선발되어 온 개들이다. 아마도 미리 선발되었을 것으로
생각되는데 주로 사냥을 잘 하는 개들이었을 것이다. 집에서 촬영된 개들은 가까운 곳에 있던 개 가운데
현장에서 선발된 개였을 것인데 일본개와 닮은 개와 사냥개가 함께 선발되었다.
귀둥이, 두루, 노사, 검주는 집에서 그리고 유일이, 용사, 장백이 네일이는 창고앞에서 촬영되었는데
집에서 촬영된 개 가운데 귀둥이와 두루는 가형이고 노사와 검주는 수렵형으로 생각된다. 반면에
창고앞에서 촬영된 유일이, 용사, 장백이, 네일이는 모두 수렵형으로 생각된다.
귀둥이와 두루는 모장은 길지만 체장, 다리, 주둥이가 짧은 편이라서 가형으로 분류할 수 있으며,
나머지 개들은 수렵형의 특징를 상당부분 갖추고 있으며, 목테나 주인의 복장 등에서 수렵견으로
사용되었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장백이를 제외하고 나머지 수렵형 개들은 흉심이 얕아서 동체의 형태가
원통형에 가깝게 보인다.
그래서 요즈음 사람들이 선호하는 흉심이 깊은 개에 비해서 날렵하게 보인다.
발통은 크고 잘 모아 쥐고 있어서 관절이 뚜렷하게 보인다.
새끼줄을 가슴에 감아서 개를 데리고 있거나 묶어 놓은 것도 특이하다.
8진도와 같은 개가 촬영되어 남아있는것은 검주와 네일이이다. 검주는 조선박물학회회보에 남아 있고,
네일이는 일본의 모 대학교에서 그를 추모하면서 그의 경력서 그리고 그의 사진을 남기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진돗개는 네가지 그룹으로 분류될 수 있다. 각 그룹별로 특징적인 것을 가지고
명명해본 것이 있는데 구두파, OH파, 토성파 그리고 모자파이다. 구두파는 구성과 두상을 중시하는데
주로 전람회를 목표로 한다.
OH파는 외형보다는 사냥성을 중시하는데 남방형 홑개나 토착형 날씬한 개를 추구한다.
토성파는 토속적인 외모와 성품을 중시하는데 주로 겹개풍의 성징이 뚜렷한 개를 추구한다.
모자파는 털과 자연스러움을 중시하는데 8진도와 닮은 개를 추구한다.
모자파는 극소수이므로 아직 별다른 움직임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으며
토성파는 구두파와 OH파에 밀려서 그 세가 위축되어 있다.
현재 진돗개 견계에서 가장 큰 영향력을 가진 두 세력이 구두파와 OH파인데
구두파는 전람회에서 입상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기 때문에 표준체형을 중시할 수 밖에 없으며
일본개의 표준과 유사성 때문에 구두파의 개는 전술한 바와 같이 자세 등에서 일본개와 유사성을
보여주고 있다. 일반 진돗개 애호가들은 전람회에서 입상한 개를 좋은 진돗개로 이해해 버리기 때문에
가장 영향력이 큰 집단이라고 볼 수 있는데 그렇기 때문에 표준체형을 재검토하여 진돗개의 원형을
회복하려는 노력이 반드시 필요하다.
OH파는 사냥성을 지나치게 중시하다보니 남방형개와 유사해졌다.
그래서 소동물 사냥에 유리한 마른 체형에 긴 두상, 가는 꼬리, 짧은 털의 개가 되어 버렸다.
다만, 토착형 날씬한 개를 추구하는 그룹은 토속적인 면을 겸비하고 있어서 8진도의 특징을 많이 가지고
있는 개들을 더러 찾아 볼 수 있다. 앞으로 8진도와 닮은 개를 찾아서 복원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할 그룹으로 보인다. 8진도는 가형과 수렵형의 두 그룹으로 나누어 지는데 가형은 토성파의 개와
공통점이 많이 있으므로 가형개를 보존하는 것은 그다지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수렵형의 개인 경우는 문제가 다르다 현실적으로 4장 즉 털, 체장, 주둥이, 다리가 길고 꼬리가 풍성하고
귀가 큰 개를 쉽사리 발견할 수 없기때문이다. 장모를 가진 체구가 큰 개가 가장 유력한 후보가 될 것인데
장백이는 지금의 장모종 개와 유사하므로 쉽게 복원할 수 있겠지만 나머지 수렵형 개들은 쉽게 찾아질 것
같지는 않다. OH파 가운데 토착형 날씬한 개들 가운데 8진도와 유사한 형태의 개를 가끔 발견할 수 있으나
문제는 그 개들이 비교적 소형이라는데 있다. 그래서 장모종가운데 체구가 큰 개와 토착형 날씬하 개의
조합으로 8진도의 복원을 시도해 보아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어쩌면 가장 큰 걸림돌은 사람들의 인식일지도 모른다. 그 동안 일본개와 닮은 개를 좋은 개로 인식하는
고정관념이 존재해 왔고, 그러다보니 일부 몰지각한 사람들로 인하여 일본개와 혼혈 현상이 심했는데
이것에 대한 반발심이나 피해의식으로 일본개와 닮지 않는 개를 추구하는 경향도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분명히 좋은 장점인데도 불구하고 일본개와 닮았다고해서 기피 대상이 된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귀의 자세와 꼬리의 모양이다. 즉 전방형 귀자세는 강인하고 민첩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있으며,
뒤로 비스듬하게 갔다가 말려서 주먹이 하나 들어갈 정도로 보기 좋게 말린 꼬리는 정돈된 개의 이미지를
제공하고 있는데 그것을 기피하게 된 것이다.
이것은 오랫동안 진돗개를 키워 온 분들이 아쉽게 생각하는 점이다.
즉 일본개와 닮은 개를 추구하는 것과 닮지 않은 것을 추구하는 두가지 상반된 개념이 존재하는 것인데,
가장 큰 문제는 닮지 않은 것을 추구하는 그룹의 사람이 키우는 개도 상당 부분 일본개와 닮았다는 것이다.
이러한 고정관념에 의한 인식들로 인해서 8진도를 처음 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8진도를 이상하게 본다.
그리고 자신들이 생각하고 있는 진돗개와 너무 다르기 때문에 배척하거나 도외시하는 것이다.
8진도는 최초의 진돗개이고 그 당시 진도에 살았던 우수한 개가 분명한데도 말이다.
사람들이 8진도를 인정하지 않으려고 하는 말 가운데 가장 흔한 것은 "모리 다메조 교수가 내선일체를
위하여 일본개와 닮은 개를 찾아서 사진을 찍었을 것이다"라는 말과 "우수한 개들 찾아서 찍은 것이 아닐
것이다."라는 말이다.
그러나 그 당시 일본개 사진과 비교해 보면 두가지 말이 모두 틀렸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8진도 가운데 일본개와 닮은 개는 2마리 뿐이고 나머지 6마리는 닮지 않았다.
그리고 세밀하게 관찰해 보면 8진도는 모두 우수한 개체라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최고 수준의 화질을 자랑하고 있기 때문에 표정이나 자세와 형상을 자세하게 관찰할 수 있는 것은
참으로 다행한 일이다.
현실적인 문제도 크게 대두되는데 그것은 현재 진돗개를 키우고 있는 분들의 경제적, 심리적인 문제이다.
그동안 좋은 진돗개로 추구하고 혈통을 유지해 왔던 개들에 대한 인식을 갑자기 바꾸기는 것이 심리적으로
어려운 일이고, 진돗개를 분양하기 위해서는 겉으로 보기 좋은 개를 선호하는 사람들의 심리에 부응하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면 8진도를 이해시키고 널리 알려서 저변을 확대하고 사람들이 선호할 수 있도록
해야할 것이다.
그런데 사람들은 8진도와 모리 보고서를 철저하게 외면하고 있어서 특단의 조치가 없으면 안 될 것 같다.
모리 다메조 교수가 일본인이며 내선일체라는 말을 사용했다는 이유로
사람들은 마음의 문을 닫고 있는 것이다.
진돗개를 매우 좋아하면서 수십년 동안 키워온 사람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좋은 진돗개를 선별한
것일까? 그것은 원로들의 전해오는 구전과 본인의 경험과 다른 사람들의 경험담인데 가장 중요하게
취급되는 것이 사냥성이다. 심지어 "사냥을 못하는 개는 진돗개가 아니다"라고 말할 정도이다.
그래서 진돗개에 대한 온갖 말들이 떠돌고 있는데 어떤 때에는 단어 하나 때문에 큰 분란이 생기기도
한다. 최근에는 장대꼬리가 무엇이냐 하는 것으로 심한 논쟁이 벌어졌는데 매번 결론은 없는 것이 되어 버린다.
복개두껑, 옹조리 엎어 놓은 것, 새우등, 홍두깨등, 흉심이 깊은 것이 좋다, 아니다, 말린 꼬리가 사냥에
불리하다 아니다, 토끼발이 좋다 나쁘다, 다리는 대나무에 종이를 잎힌 것 같아야 된다. 코는 뚫여야 된다.
돼지코와 같이 생겨야 된다 아니다. 가슴은 광답이 좋다 나쁘다, 황소자세가 좋다 나쁘다. 종종걸음이
좋다 나쁘다. 털이 긴 것이 좋다 나쁘다. 귓속털은 많아야 좋다 아니다 귀의 자세는 조금 선 것이 좋다
숙인 것이 좋다. 털은 거친 것이 좋고 서야 하면 이중모라야 좋다. 삼중모가 맞다. 털이 긴 것이 좋다.
아니다 짧은 것도 무방하다. 뒷다리는 뻗치고 서면 안된다 아니다. 고개는 치겨들면 안된다. 아니다.
등은 일직선이면 안된다. 아니다. 체장은 넉넉한 것이 좋다 아니다. 두툼한 개가 좋다. 아니다 사냥에
불리하므로 날씬한 것이 좋다. 주둥이가 긴 것이 좋다. 아니다 짧은 것이 좋다. 눈은 진홍색으로 광채가
있어야 하며 노란색은 좋지 않다. 아니다 색깔은 취향에 불과하며 노란색도 무방하다. 백구는 귀와
등 그리고 꼬리끝에 황색이 조금 있는 것이 순종이다. 아니다 완전한 백구가 좋은 것이다. 백구의
코는 검정색이 아니라도 무방하다 아니다 검어야 된다. 흑구와 호구는 진돗개가 아니다 맞다.
수많은 논쟁이 끊임 없이 벌어지고 있으나 항상 결론은 없는 것이 되어 버리는 것이다.
진돗개에 관한 담론은 흡사 불교의 화두와 같아서 말로써 설명할 수 없는 그 무엇이 되고 마는 것이다.
그래서 혹자는 정답이 없는 것이 진돗개라고도 한다.
그러면서 따라다니는 말은 "키워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진돗개에 대한 명확한 개념정립이 없으면 이러한 현상은 앞으로도 영원히 계속될 것이다.
8진도와 모리보고서를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진돗개의 개념정립에 있어서 기본적이며 가장 확실한 방법이
될 것이다.
다음으로는 현행 진돗개의 표준을 개정하는 것이다. 모리보고서는 일본개의 것을 참고하였지만,
두상이나 자세, 체고와 체장비율 등 중요한 부분에서 일본개와 다른 점을 묘사하고 있다.
이 점을 표준에 반영해야 하는 것이다.
표준이 개정되면 자연스럽게 8진도와 닮은 개들이 나타날 것이다.
왜냐하면 모리보고서는 8진도의 특징를 나타낸 것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8진도를 보는 방법이 있다. 그 방법은 간단한데 그것은 8진도를 인정하는 것이다.
"8진도가 그당시에 살았던 진돗개이다. 8진도가 그 당시 진도에서 살았던 진돗개 가운데 우수한 개체를
선발한 것이다.
8진도가 그 당시 진돗개를 대표하는 진돗개이다".라는 것을 인정하면 진돗개의 모든 것이 보인다.
왜냐하면 8진도가 진돗개를 보는 명확한 기준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이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8진도가 곧 진돗개의 표준이다" 라는 말이 된다.
그 이유는 충분히 설명했거니와 8진도를 기준으로 하면 시야를 가렸던 안개는 모두 걷힐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