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서 올립니다.
서울에 구파발이란 곳이 있는데 이 지명을 들을 때면 늘 재미가 있었습니다
스무살 처음에 서울왔을 땐데 이 지명을 보고 말들이 생각나서입니다 그땐 엄청 멀리 떨어져 있는 곳이다 싶었는데 제가 이 근처에 이렇게 오래 살게 될 줄은 몰랐네요 하긴 대학때 과외는 이 근처에서 했습니다
지난 휴일 아침 집이 있는 은평구 구산동에서 구파발역 은평뉴타운까지 편도 40분 거리를 산책했습니다 산책하며 무악재 홍제 녹번 불광 연신내 그리고 구파발까지 이어진 지하철 3호선 역명을 보고 이 동네 이름들이 어디서 왔을까가 궁금해 유래를 몇 가지 찾아 보았습니다
... 먼저 무악재는 서울에 인왕산과 안산의 가운데 있는 고개이네요 한자로는 '어머니의 산'을 뜻하며 질마재로도 불리워졌네요 이 고개를 넘어야 비로소 한양 도성으로 들어갑니다 상습 정체 구간이었는데 옛날 분들 얼마나 힘들게 넘어 다녔을까 여기에 폭이 얼마나 되는 길이 있었을까는 지금도 궁금하네요
다음은 홍제입니다 홍제는 조선시대 국립여관인 홍제원이 있던 곳에서 이름이 유래되었다 하네요 한자로 넓을 홍 구할 제를 쓰기에 혹시 병원이 있었나 했는데 중국을 오가는 사신과 여행객들이 묵는 여관이 있었네요 홍제원이라는 중국집이나 음식점이 가끔 있던데 이 것과도 연관이 있나 모르겠습니다 진주에도 상평동에 홍제원이란 유명한 고깃집이 있지요
녹번은 과거에 '녹번이 고개'가 있던 곳이라네요 험하고 숲이 우거진 이 곳에 약용으로 쓰이는 자연 동(구리 일명 산골)이 많이 났던 곳입니다 그래서 지금도 산골고개란 버스정류장이 있지요 녹번이 고개는 나라에 녹을 먹는 관리들이 못사는 이곳 사람들을 위해 몰래 와서는 녹을 버리고 가서 생긴 지명이라는 야사도 있는데 참 재밌더군요
불광은 주위에 이런저런 사찰들이 많아 부처님의 광명이 서려 있다고 해서 이름지어졌고 연신내는 삼각산의 비봉에서 발원하여 한강으로 흘러가는 지금의 불광천을 그 당시에 부른 이름이 아닌가 싶고 마지막으로 구파발은 잘 아시다시피 과거 통신 시설이었던 파발 즉 역참이 있던 곳이라서 이름지어졌습니다
쓰다보니 길어졌는데 지하철 3호선 타고 다니면서 이 동네들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 궁금하기도 했었지만 그 동안 모르고 지냈는데 알고 보니 여러 재미난 이야기들이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