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마태수난곡으로 명상수련하는 방법
인식주관의 상태에 따라서 대상에 대한 인식의 내용은 달라집니다. 이는 마태수난곡을 감상할 때도 잘 확인됩니다. 마태수난곡은 무심코 들으면 참 편안합니다. 아무리 들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 곡의 기운이 어떤지 느껴보려면 쉽지 않을 수 있습니다. 인식주관의 상태가 기의 조화를 이루어 경계가 없어질 때 이 곡의 기운을 제대로 느낄 수 있습니다. 다른 곡을 감상할 때도 마찬가지지만 특히 마태수난곡의 경우 기운이 내면의 중심 쪽으로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마태수난곡에서 기악부분이나 보컬부분에서 특이한 점은 기하학적 균형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계속 듣다보면 마치 삼각피라미드가 아래, 위로 맞닿아 있는 상태에서 그 중심을 가로지르는 양상을 느끼게 됩니다. 마태수난곡의 기운이 내면의 중심으로 향하고 있는 것도 이러한 기하학적 균형으로 만들어지는 듯 합니다. 이는 앉은 자세에서 저절로 삼각피라미드의 구조를 이루어지고 회음과 백회를 관통하는 중심선의 기운이 형성되는 것과 같은 양상입니다.
음악감상과 달리 음악명상수련은 의식이 동참하여 기의 장을 형성하는 것입니다. 마태수난곡을 들으면서 기본적으로 삼각피라미드 맞닿아 있는 것을 연상할 필요가 있습니다. 두 손등을 몸 앞에서 맞붙여 척추와 회음, 백회의 중심선을 연상하고 좌우의 우주공간에서 두 손바닥의 노궁혈로 기운이 빛처럼 다가와 위아래, 앞뒤로 끝없이 퍼져나가는 것도 염두에 둡니다. 회음, 백회의 중심선은 하단전, 중단전, 목중심, 머리중심의 중요부위를 관통합니다. 음악이 들릴 때마다 다시 작은 삼각피라미드 맞닿아 있는 형상을 떠올립니다. 음의 양상에 따라서 위아래, 좌우, 앞뒤로 의념을 최대한 확장합니다. 위아래로 확장하는 경우 내 의념이 충분히 우주 공간으로 옮겨져 작은 삼각피라미드 맞닿아 있는 형상이 움직일 수 없는 정도를 만들어냅니다. 음의 양상에 따라서 좌우와 앞뒤로도 마찬가지 방식으로 의념을 최대한 확장하여 같은 양상을 만들어냅니다. 그리하여 음이 들릴 때마다 마치 사방 우주공간에서 빛이 밀려들어오면서 지켜보는 양상을 이루게 하고 동시에 음이 머무는 자리에서 사방으로 빛이 퍼져나가는 양상을 이루게 합니다. 그러면 음이 위아래를 기본으로 하여 사방으로 이동하면서 들리지만 매 음마다 사방으로 확장하는 계기로 작용하여 動中靜을 이룰 수 있습니다. 이 때 의식은 우주공간과 음의 자리로 이원화해서 작용하다가 하나로 일치해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방식으로 수련을 하다보면 편안하게만 들리는 이 곡의 기운이 점점 밀도가 높아져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변화해 갑니다. 이것은 음의 흐름, 기운에 따라서 수련자의 의식이 동참하여 만들어내는 장입니다.
엄밀하게 말하면 수련할 때 내면의 중심선이라는 것은 임독맥의 앞뒤, 좌우, 대각선 방향의 기운이 모두 내면으로 합치하면서 일치할 때 조성됩니다. 따라서 중심선의 기운이 미약할 때는 등 뒤의 우주공간에서 척추, 척수를 지켜보면서 그 기운이 내면의 중심선으로 일치하도록 하면서 진행할 필요가 있습니다.
작은 삼각피라미드 맞닿아 있는 형상을 머리 중심 자리에서 떠올릴 때 몸 전체로 순식간에 확산되는 양상을 체험할 수 있습니다. 이는 머리의 중심자리가 앞뒤, 좌우뿐만 아니라 상하의 기운이 만나는 자리이고 그곳으로 기운이 퍼져나갈 수 있는 자리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