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 우익의 태동과 대립
일제압박에서 해방되었으니 이제 우리는 자유롭게 살게 되었다고 청년들이 말하였다.
이렇게 들뜬 기분으로 청년들이 모여서 무슨 정당, 단체에 가입하는 말도 들리고, 이승만 박사, 김 구 선생, 김규식 박사, 김일성 장군, 여운형, 조만식 등의 이름을 말하면서 우리 지도자는 누가 적합하다는 등등의 말들이 많았다.
2년이 지났을까?
어느 날 제주시에서는 3.1운동 기념식에 청년들과 농업학교, 오현학교 학생들이 모여서 만세를 부르고 시가행진을 하는데, 관덕정 앞에서 경찰이 쏜 총에 맞아 6명이나 죽었다는 얘기가 들린다.
이때의 사건이 1947년 3월 1일 기념식 때 일어난 것으로 기억된다.
그런데 이 사건이 있기 전 여름으로 기억되는데, 우리나라의 통일을 위한 대표를 뽑는 것이라며 집집마다 다니며 어른들한테 도장을 받은 적이 있었다.
후에 안 일이지만, 김달삼(1923년 ~1950년 )은 사회주의 혁명가로 제주 4·3 사건을 주도한 남조선로동당원이다.
(그의 본명은 이승진이며, 고향은 제주이고, 일본 오사카에 있는 성봉중학교와 도쿄의 중앙대학에서 수학하던 중 학병으로 징집되어 일본 복지산(福知山) 육군예비사관학교를 나와 일본군 소위로 임관하였다.
1945년 1월 일본에서 강문석의 딸 강영애와 결혼하였다. 김달삼이란 이름은 원래 강문석이 쓰던 가명인데 이승진은 이를 이어받아 사용한 것이다.)
북한에 우리 대표로 보내기위한 투표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1948년 4월 3일날 아침에 벵디못(금악리 가운데에 있는 연못)거리에서 사람들이 모여 ‘인민공화국만세!’ 라고 외치는 소리를 듣고 나가보니 마을청년과 모르는 청년들이 죽창과 긴 칼과 그리고 총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 노래도 부르고 민족반역자를 처단해야 된다고 외치면서 거리를 행진하는 것이었다. 마을 거리 요소요소에는 ‘호소문’이 붙여졌는데, 1.남조선 군정수립의 음모는 민족분열의 죄악이다. 2. 5.10단독선거는 절대 반대다. 3. 응원 경찰대는 즉시 철수하라. 4. 친일 민족 반역자를 처단하라. 5. 서북청년회를 즉각 해체하라. 6. 정치범을 즉시 석방하라. 7. 미군은 철수하라. 또 다음과 같은 삐라도 뿌렸다. -. 친애하는 경찰관들이여! 탄압이면 항쟁이다. -. 제주도 유격대는 인민들을 수호하며 동시에 인민과 같 이 서고 있다. -. 항쟁을 원치 않으면 인민의 편에 서라. -. 양심적인 공무원들이여! 하루빨리 선을 타서 소요된 임무를 수행하고 직장을 지키며 악질 동료들과 끝까지 싸우라. -. 양심적인 경찰 대원들이여! 당신들은 누구를 위하여 싸우는가. -. 시민동포 경애하는 부모 형제들이여! 4.3 오늘은 당신 님의 아들, 딸, 동생들은 무기를 들고 일어섰습니다. 매국, 단선, 단정을 반대하고 조국의 통일독립과 완전 한 민족해방을......, 그 청년들이 부른 노래를 적어본다. 아세아 깊은 밤에 동이 텄다. 백두산 산상봉에 봉화 들렸다. 거룩하다 백의민족 울부짖었구나. 자유 그것이 아니면 죽음을 달라. 무궁화 핀 삼천리 화려한 강산. 민족은 영원히 변치 않는다. 창에 찔리면서 부르짖었다. 쇠사슬에 엉키운 체 고함을 쳤다. 정의의 큰 길 위에 우뚝이 서서 붉은 피를 뿜으며 꺼꾸러졌다. 찬란 호화스럽다. 3.1운동 우리는 싸웠도다. 맨 주먹으로 민중의 기 붉은 깃발은 전사의 시체를 감싸노라. 높이 들어라 붉은 깃발을! 그 밑에 전사하리라. 이 노래를 마을에 있는 부녀동맹 사람들이 어린아이들에게 가르쳐 주었다.
금악리 마을에도 민애청, 부녀동맹, 소년단 등이 있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아버지는 불구자가 되었으므로 농사일을 돕는 것 외에는 다른 할일이 없다.
나는 어려서 아버지하고 농사일을 많이 지을 수 없었다.
저녁때가 되면 마을 사람들은 우리 집에 놀러와 모여앉아서 이야기를 주고받는데, 시국에 대한 이야기이다.
왜정 36년을 일본 놈 앞잡이로 살다보니 해방이 되었지만 앞으로는 그 어떤 시국이 와서 더 못살게 될지도 모른다는 말이다.
지금은 나라가 두개로 나눠져 있는데, 이북은 소련군이 남한은 미군이 다스린다고 하니 어찌 이 나라가 편안할 수가 있느냐 하고 시국이야기를 한다.
마을청년들이 웅성웅성 얘기하는걸 보면 무슨 일이 일어날 것만 같다고 한다.
나는 어려서 무슨 말인지 영문도 모르고 있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 것만 같은 예감이 드는데, 아니나 다를까 얼마 없어서 4.3 사건이 일어났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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