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까지 라일락 향기가 교정의 한 곳에 은은하더니, 벌써 지다니!!!
다행히 지난 주에 찍어둔 사진이 있어서 올려본다.
라일락 꽃은 그 연 보라 색이 수줍은 듯이 피어나는 모습이 등꽃과 닮았다.
그러나 고속도로 옆 인공 벽을 타고 오르다가 갈 곳을 잃어, 옆에 서 있는
아카시아 나무를 점령하여 마치 자신의 본 지주대인 듯이 휘감아 피는 등꽃처럼 얌체스럽지 않아 좋다.
라일락 꽃은 봄이면 비슬산을 수 놓은 진달래 처럼 수줍은 듯이 피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 당긴다.
그러나 비슬산이나, 여수 영취산 언저리에 군집으로아름다움을 과시하는 진달래 처럼 권력적이지 않아서 좋다.
라일락 꽃은 순천 국가 정원 밖에 있는 너른 뜰에서 피어나는 튤립 처럼 다양한 꽃말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튤립 꽃이 색깔별로 다양한 꽃말(빨간색은 사랑의 고백, 노랑색은 헛된 사랑, 흰색은 영원한 사랑)처럼
정열적인 꽃말과 달리, 라일락(보라색은 첫 사랑, 흰색은 아름다운 약속, 추억)은 순수하고 은은해서 좋다.
얌체스럽지 않고, 권력적이지 않고, 화려하지 않지만, 라일락 처럼 조용한 가운데 은은한 향기를 발하는 아이들이 있다.
항상 자신의 일에 최선이지만, 남에게 기강을 부리지 않고, 주변을 배려하고, 모둠을 이끌어 가는 아이들이 있다.
오늘 수업에서도 난, 또 그런 아이들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 아이들의 눈빛이 맑게 빛나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