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푸드닥터 칼럼] 생각이 많은 장기, 위장
음식이 약이 되게 하려면 당장 어떤 좋은 음식을 먹을 것인가에 급급하기보다 몸에 들어온 음식이 어떻게 잘 소화되고 흡수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번 장에서는 소화 기관 중 먼저 입에서 위장에 이르기까지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소화 과정의 원리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음식을 먹었다고 해서 그 영양이 곧바로 우리 몸에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아무리 진귀한 음식이라 할지라도 몸이 제대로 소화 흡수하지 못하면 천만금을 주고 먹어도 소용이 없다. 건강을 위해서는 ‘좋은 음식’을 먹는 것보다 ‘제대로 소화시키는 일’이 더 중요하다.
음식이 약이 되게 하려면 당장 어떤 좋은 음식을 먹을 것인가에 급급하기보다 몸에 들어온 음식이 어떻게 잘 소화되고 흡수될 수 있도록 도울 것인가를 늘 염두에 두어야 한다. 이번 장에서는 소화 기관 중 먼저 입에서 위장에 이르기까지 일어나는 일을 중심으로 소화 과정의 원리를 알아보도록 하겠다.
어느 날 위장이 불평을 한다면
영어로 위장을 ‘스토마크(stomach)’라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이 단어가 위장이라는 뜻 외에도 ‘갖은 고통과 오욕을 참아낸다’라는 뜻이 있다는 점이다. 우리말에도 ‘목구멍이 포도청’이 라는 말이 있다. 살기 위해서는 밥줄이 가장 중요하다는 뜻이다. 먹고 사는 게 급하니 위장은 입에서 들여보내 주는 대로 받아들여야 한다. 무조건 참아내며 묵묵히 살아가야 하는 장기가 바로 위장이다.
큰 불평 없이 묵묵히 참아오던 위장이 어느 날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속이 쓰리다.”, “소화가 안 된다.”, “가스가 찬다.”……. 위장에서 무언가 불편한 기색을 낼 때는 정말 아프다는 뜻이다. 그동안 많이 참았고 “이제는 못 참겠다”라고 외치는 중이라는 점을 먼저 알아줘야 한다. 위장이 작동하지 않으면 누구라도 살 수 없다. 가장 원초적인 생명 기능에 적신호가 켜진 것이다.
외부에서 스트레스가 올 때 우리 몸에서 가장 먼저 자극을 받고 반응하는 곳도 바로 위장이다. 마음이 맞지 않는 사람들과 마주 앉아 식사를 하는 것을 상상해보라. 그런 자리에서 밥을 먹고 나면 체하거나 속 이 불편해지는 경험을 다들 한두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흔히들 위장을 ‘밥통’이라 부르며 생각도 없는 장기인 것처럼 말하지만 위장은 사실 고민이 많은 장기다. 어떤 음식이 들어와도 다 참아내야 하기에 실제 위장의 입장에서는 이래저래 생각이 많을 수밖에 없다.
위를 위한다면 머리를 비워라
위장에 좋은 음식이 어떤 음식인가 이야기하기 전에 위장의 고민을 덜어줄 방법을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첫 번째는 생각을 좀 줄여주는 것이다. 문제는 바로 사려(思慮) 과다! 위장 건강이 좋지 않은 이들을 보면 평소 생각이 많고 노심초사하는 경향이 있다. 내 머릿속이 복잡하면 위장도 같이 고민하고 스트레스받는다. 위장을 위한다면 머리를 조금 비우는 것이 좋다. 위장이 좋아하는 첫 번째 조건은 바로 마음을 편안하게 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위장을 튼튼하게 하기 위해서는 입에서 많이 도와줘야 한다. 급하게 먹고, 너무 많이 먹고, 늦은 시간에 먹고……. 입에는 좋을지 몰라도 위장을 힘들게 하는 일이다. 위장 입장에서 위장과 입은 ‘애증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입에서 넣어주니 먹고 살기는 하겠는데 해도 해도 너무할 때가 많은 것이다. 소식하고 꼭꼭 씹어 먹으면 위장은 그만큼 편하고 좋다.
입맛을 좇는 혀
혀는 우리 장기 중에서도 가장 똑똑한 녀석이다. 기억력도 좋아서 한 번 먹어서 맛있는 것은 꼭 기억해두고 그것만 먹으려고 한다. 몸에 좋거나 말거나 일단 나만 좋으면 좋다는 식이다.
노자의 ≪도덕경≫에 보면 ‘오미구상(五味口爽)’이라는 말이 나온다. 오미(五味)는 다채롭고 화려한 맛이다. 즉 우리 식으로 하면 기름지고 입맛 당기는 음식을 먹어 맛을 알게 된 혀가 맛을 제대로 구분하여 똑 똑한 혀가 된다는 뜻인데, 이는 너무 좋은 맛에 길든 혀가 우리 몸이 진짜 필요로 하는 음식을 구분하지 못하고 입맛만 좇는다는 의미를 역설적으로 강조한 말이다.
혀가 똑똑하다는 것은 결국 ‘헛똑똑이’인 셈이다. 몸이 좋아하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자기 입에 좋은 것만 기억하고 그것만 찾으니 말이다. 우리가 흔히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간다’라고 하는데, 이 말을 ‘세 살 식성 여든까지 간다’로 바꿔도 무방하다. 입이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 몸이 좋아하는 음식을 먹도록 습관을 들이는 것이 그래서 중요하다. 입을 잘 길들여야 한다.
세계적인 장수촌 오키나와의 ‘26쇼크’
세계적으로 유명한 장수촌에 패스트푸드점이 입점하면서 전통이 무너진 사례들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
일본의 오키나와는 1995년 8월 세계보건기구(WHO)로부터 세계 최고의 장수 지역 중 하나로 인증받았다. 그러나 불과 7년 뒤, 전국 평균 수명 조사에서 26위로 순위가 곤두박질치면서 일본 사회에 큰 충격을 주었다. 이른바 ‘26쇼크’인데, 패스트푸드 확산 등 서구식 식습관으로 변화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혔다.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회사의 2세가 아버지의 대를 잇지 않겠다고 선언한 일도 유명하다. 사람들의 건강을 망가뜨리는 일로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이 이유였다. 세계적인 기업 경영자 아들의 선언이 신선한 충격을 준 뉴스임에는 분명했다. 하지만 여전히 그 아이스크림 회사는 우리나라에서도 인기를 끌며 승승장구하고 있다.
자극적인 맛에 빠진
현대인 실제로 입맛에 길들여진 인스턴트식품이나 육류, 기름지고 맛있는 음식이 우리 건강을 해치는 경우를 자주 볼 수가 있다.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음식과 입에서 좋아하는 음식이 다른 경우가 많은데, 이는 평소에 어떠한 음식을 어떻게 먹는 습관을 지녔느냐에 따라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건강을 지키는 초석이 되기도 한다.
노자가 ≪도덕경≫에서 경계했던 시절보다도 현대인들은 보기 좋고(美) 자극적인 맛에 빠져 있다.
바쁜 일상생활을 하며 몸에 좋고 나쁜 것을 따지기보다는 입맛을 좇아 한 끼 한 끼 때우는 게 급하고, 그러다 보니 음식의 소중함을 느낄 기회는 점점 사라지고 있다. 악순환으로 사람들은 바쁜 일상에서 받은 스트레스를 풀려고 입에 단맛만을 좇기도 한다.
요즘 유행하는 ‘먹방’이나 설탕이 잔뜩 들어간 조리법 등은 입맛의 세 태를 잘 보여준다. 공장에서 대량 생산된 제품들, 색소와 첨가물이 들어간 식재료들을 가장 손쉽게 구할 수 있다 보니 가정에서 준비하는 식사도 오염되고 있는 형편이다.
오미구상의 교훈
음식을 먹을 때는 두 가지를 경계해야 한다. 혀에 좋고 눈에 아름다운 것이 결코 우리의 건강을 지켜주지 않는다는 점이다. 맛이 다소 떨어지더라도 원래 재료의 본성을 잃어버리지 않은 음식들을 찾아 먹도록 해야 한다.
습관이라는 것은 어떻게 교육하느냐가 중요하다. 그 기본은 입이 좋아하는 것보다 몸이 좋아하는 음식으로 길들이는 것이다.
원래 좋은 습관이든 나쁜 습관이든 무의식 속에 자리 잡게 되므로 의식적으로 노력해도 바꾸기 쉽지 않을 때가 많다. 또한 나이가 들어갈수록, 건강을 잃어갈수록 습관을 바꾸기가 점점 더 어려워진다고 한다. 반복되는 일상을 벗어나 새로운 생활이나 새로운 음식 등을 원할 때 몸속 깊게 박혀 있는 습관을 버리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새삼 깨닫게 된다. 그러니 일찍부터 올바른 식습관을 잘 들이는 것이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무엇보다 중요하다.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을 때 질병에 마침표를 찍는다. 잘못 길들여진 먹는 습관으로 인하여 건강을 잃고 질병이 생겼다면 먼저 지금까지 자신이 무엇을 어떻게 먹어왔는지를 곰곰이 생각해보자. 그리고 잘못된 습관을 변화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입맛을 좇아 먹으면 몸을 상하게 할 수 있으나, 몸이 원하는 음식을 먹으면 질병에 마침표를 찍을 수 있다. 오미구상의 교훈을 잊지 말자.
[관련 푸드닥터 영상자료] 위장질환은 쌓으면 무너지는 바닷가 모래성,
오미구상, 입(혀)은 즐기기만 하고 위에다 일만시키면 위장은 망가진다.
입이 도와 주어야 위장은 회복된다. 위장에 일을 줄여주자 : 소식, 꼭꼭, 천천히
위장은 단맛, 따뜻한 맛, 노란색 음식을 좋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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