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명부터 시작한다.
갑자일주이다. 출발의 신호탄인 갑목이 12지지 중 가장 앞에 있는 자수를 봤으니 갑자일주는 뭐든지 자기가 앞서려고 하는 경향이 있는 일주이다. 물론 지지에 정인을 깔고 있으니 상황이 안 좋을 때는 함부로 나서지는 않지만 내심은 그렇다. 12운성 목욕자리에 앉아서 소녀처럼 순수한 면이 있다.
갑자일주가 정사월에 태어났는데 정화 상관을 투출시켰다. 본인의 기량과 역량으로 삶을 헤쳐나가라는 뜻이다. 목생화를 하면서 식신상관을 쓰는 명이니 어릴 때부터 활발하게 친구들 앞에서 발표나 장기자랑을 하면서 자신감을 얻어야지 그렇지 않고 의기소침해지면 나중에도 인생 전체가 어려워 지겠다.
긍정적인 요소는 일지 자수가 계수로 천간에 투출하면서 상관이 날뛰는 것을 제어해 주니 매우 좋다. 총명한 머리를 가지고 기술적으로 이용할 수 있으니 상관을 쓰는 진로를 선택하면 아주 좋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업, 요식업, 기술직, 영업직, 공연가, 예술가, 창작가, 엔지니어 등...
연지에 묘목 겁재가 있는 것도 일단 긍정적으로 본다. 식신상관이 너무 강하면 일간을 극설할 수가 있다. 이것이 실제적으로는 어떤 문제로 나타나냐면 본인의 주관 없이 남의 뜻에 따라서 이리저리 끌려다닌다거나, 혹은 퀄리티가 부족한 채로 서비스나 상품을 너무 빨리 시장에 출시하여 처음에는 각광 받다가 나중에는 외면당하는 꼴이다.
그런데 겁재라는 일간의 뿌리가 든든하게 있어주면 그런 일이 발생하지 않는다. 자기 주관이 생기고 나의 특기와 브랜드를 확실하게 개발한 후에 시장에 내놓는 것이다.
전체적으로 좋은 사주에 속하는데 자수와 묘목이 쎈 왕지라는 점이 약간의 흠이다. 왕지는 강한 개인 취향을 형성하게 되므로 너무 튀는 색깔로 인하여 인생에 파도가 많이 칠 것으로 보인다.
운 흘러가는 것을 보면 초년 재성운은 나쁘지 않다. 공부를 시키든 취미를 하든 예체능부로 가든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30~39 편관 대운은 매우 긍정적으로 보인다. 원래 사화 지장간에 편관 경금이 들어 있어서 자체적으로 식신제살을 하고 있는 상황인데 운에서 편관 대운이 잘 들어와 주면 본격적으로 식신제살에 임할 수가 있다. 이 때 연지 묘목이 상당한 보탬이 될 것으로 보인다. 크나큰 위기를 겪지만 본인의 역량과 재주로 잘 극복해낼 것이다.
그런데 40~49 정관대운은 그다지 좋다고 할 수가 없다. 정관은 편관과는 달리 길신이기 때문에 극을 하면 오히려 흉해지기 때문이다. 편관 대운에서는 살성을 잘 극복하는 것이 중요하겠지만 정관 대운으로 바뀌면 이를 극복하는 것이 아니라 정관에 적응해야 하는 것이다. 쉽지만은 않아 보인다.
이후 인성 대운은 무난하다.
태어난 시는 재성이 없는 사주이므로 9시 30분~11시 30분(기사) 가 좋겠다. 갑기합으로 정재 기토를 일간이 끌어안을 수가 있어서 기토가 천간 계수를 극하지 않으며 아래로 식신을 하나 더 둘 수가 있기 때문이다. 아니면 19시 30분~21시 30분(갑술)시도 괜찮겠다. 천간에 비견을 두어 상관에 힘을 실어주면서 지지로 술토 재성을 둘 수가 있기 때문이다.
남명은 여명에 비해서 운이 답답하게 흐른다.
아무리 식신상관을 잘 쓰는 사주여도 비견겁재 운이 초년부터 강하게 들어오면 또래집단에 적응하는 것 그리고 사회에 적응하는 것에 트러블이 생긴다.
그러므로 남명은 강한 목기운을 유통시킬 화기운이 절실히 필요해 지므로 시에 식신을 둘 수 있는 9시 30분~11시 30분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