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화를 배우겠다고 클라스에 가니 연필 스케치를 먼저 몇달 배우라 했다. 나는 혼자 연필 스케치를 좀 했지만 배운적이 없어 처음 하는것 같았고 조심스러웠다. 육면체를 연필로 그리게 됐을때 자로 정확하게 재어서 나름 신경을 써서 정확하게 그렸다고 생각했는데 한쪽에 서서 보니 앞면과 옆면의 비율이 많이 틀리게 그려져 있었다. 자로 다 재어 가면서 했는데 왜 이럴까 생각하며 앞에 가서 자세히 보니 이젠 또 괜찮아 보였다. 아니 이게 어떻게 된거야 생각하며 옆으로 가서 다시 보니 이게 또 앞면과 옆면의 비율이 틀려 보였다. 드디어 옆으로 가서 보고 앞에 가서 새로 보며 내가 어디에 서서 보느냐에 따라 모양이 달라 보인다는것을 발견하고 신기했다.
유화를 시작하고 정성을 기울여 가장 근접한 색깔로 배합해서 꽃색깔을 칠했는데 아침에 새로 보고 틀려도 너무 틀린 색깔이 칠해져있는걸 보고 놀랬다. 내가 이렇게 색을 볼줄 모른단 말인가 믿기지 않았다. 고맙게도 유화는 색깔을 고치기가 쉽다. 색깔이 마르면 그위에 내가 원하는 색깔을 다시 칠하면 된다.이번에는 고심해서 조금 더 비슷한 색깔이 칠해지고 더 고심해서 꽤 그럴싸한 색깔을 섞어 만들어낼수 있었다.
그 다음 클라쓰시간에 선생님께 그 말씀을 드렸더니 "그렇게 눈이 제 색깔을 배워가는 거예요."라고 했는데 내가 배워가고 있고 발전하고 있다는 고마운 말씀이라 생각되어 위로가 됐다. 조금은 잘하고 있어요 하는 말씀을 들은것 같아 힘이 되었다.
그림을 그릴때마다 더 색깔배합에 신경을 써서 유화물감을 이렇게도 섞어보고 저렇게도 섞어보며 근접한 색깔을 만들어내려고 애쓰고 비슷한 색깔이 나오면 굉장히 기뻤다. 그럴싸하게 표현이 되는것 같아 흥분이 되기도 했다.
그런가하면 어느날은 영 색깔배합이 안 된다. 이걸 섞으면 비슷할거야 하고 섞어도 오히려 엉뚱한 색깔이 되거나 너무 짙거나 너무 노랗다거나 원하는 색깔이 잘 안 나온다. 힘이 빠진다. 그래서 생각해보니 조명도 굉장히 중요하다. 가장 환한 불을 켜야겠다 생각도 하고 뒤에 있는 유리창 블라인드를 열기도 한다. 너무빛이 반사가 되어도 안되니 내가 앉은 곳의 각도나 켄바스의 각도도 중요하다는걸 알게 됐다.
안목이 자라간다는 말이 흥미롭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유화를 잘 그리기 위해서는 내가 그리고 싶어하는 정물이나 풍경을 내가 어떻게 보느냐가 아주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아주 당연한 이야기같지만 우리는 우리의 보는 눈이 각도에 따라 조명에 따라 하루 언제쯤인지 하는 시간에 따라 얼마나 다르게 볼수 있다는데 까지는 미처 모를수 있다. 심지어 내 기분에 따라 달리 보일수도 있다. 근데 우리는 우리가 보는게 굉장히 정확하다고 생각하며 살고 있다. 자기가 본게 가장 정확하다고 믿고 산다. 그래서 그 눈으로 그 잣대로 판단하고 비판하기 쉽다는 생각이 든다.내가 정확히 봤다고 하면서 혹은 내가 분명히 안다고 하면서.
믿음이란 우리의 안목이 하나님의 안목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던 글귀가 생각난다. 삶에 대한 내 안목과 사람들을 보는 내 안목이 바뀐다면 내 삶은 어떤 유화를 그릴까. 더욱이 모든 존재의 시작이시고 사랑의 시작이신 하나님 아버지를 보는 내 안목이 조금이나마 하나님 아버지의 안목으로 바뀌며 자라간다면 나는 내 부족한 안목 걱정에서 벗어나고 싶고 그분의 안목으로 살고 싶다.
유화를 그리며 유화처럼 우리 인생도 이렇게 덧칠을 해서 완전히 고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믿음이란 우리의 안목이 하나님의 안목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던 글귀가 생각난다. 삶에 대한 내 안목과 사람들을 보는 내 안목이 바뀐다면 내 삶은 어떤 유화를 그릴까. 더욱이 모든 존재의 시작이시고 사랑의 시작이신 하나님 아버지를 보는 내 안목이 조금이나마 하나님 아버지의 안목으로 바뀌며 자라간다면 나는 내 부족한 안목 걱정에서 벗어나고 싶고 그분의 안목으로 살고 싶다.'
첫댓글 원하는 색을 얻기 위해 덧칠을 하는 그림처럼 이 세상도 따듯한 색으로 칠하고 싶네요.
점점 험악해지는 세상에 젊은이들이 젖어 살아가는 것이 안타깝답니다.
선생님의 작품이 보고싶네요. 멋진 삶을 사는 선생님, 화이팅!!!
유화를 그리며 유화처럼 우리 인생도 이렇게 덧칠을 해서
완전히 고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을 한 적이 있습니다.
'믿음이란 우리의 안목이 하나님의 안목으로 바뀌는 것을 말한다던 글귀가 생각난다. 삶에 대한 내 안목과 사람들을 보는 내 안목이 바뀐다면 내 삶은 어떤 유화를 그릴까. 더욱이 모든 존재의 시작이시고 사랑의 시작이신 하나님 아버지를 보는 내 안목이 조금이나마 하나님 아버지의 안목으로 바뀌며 자라간다면 나는 내 부족한 안목 걱정에서 벗어나고 싶고 그분의 안목으로 살고 싶다.'
정말 좋은 말씀이네요.
유화를 그리면서 또 한 생각 추가.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