솜사탕같은 벚꽃이 피어나는 3월 말, 밖에는 포근한 세상이 펼쳐질 준비를 했지만, 복지관은 아침부터 계속 울리고 있는 전화벨 소리로 다소 소란스러운 날이었습니다.
마지막 상담 전화를 끊고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오기 직전 핸드폰이 울렸습니다. 안되는 거 알면서도 망설였던 사회복지사는 한숨 돌리고 통화연결음이 끊기기 직전 통화버튼을 눌렀습니다.
“안녕하세요”
“선생님 왜 이렇게 목소리에 힘이 없어요?”
“아침에 일이 좀 많았어요, 무슨 일 있으세요?”
안부를 묻는 전화일 수도 있지만, 사회복지사는 다소 차가운 태도로 무슨 일인지부터 물었습니다.
“그냥 전화했어요. 목소리도 오랜만에 듣고 싶고 잘계신가하고...”
“아...”
사회복지사는 순간 할 말을 잃고 대답을 하지 못했고 정적 끝에 뜻밖의 말을 듣게 되었습니다.
“선생님! 하모니카 연주해줄까요?”
“하모니카요?”
“기다려봐요”
짧은 대화 끝에 시작된 하모니카 연주는 아름답고, 죄송했습니다.
“어때요?”
“하모니카 정말 잘하시네요. 능력자이신걸요?”
“아니요, 선생님 기분이 어때요?”
“.....위로가 되었어요. 감사합니다”
사회복지사는 안부를 묻고 싶었던 어르신의 마음을 듣지 않고 일로만 생각한 태도를 반성하게 되는 순간이었습니다.
사회복지사는 그날 이후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사와 이용자는 복지관에서 만났지만 사람 대 사람이라는 것을, 항상 사회복지사가 이용자에게 무언가를 해주는 것이 아니라 사회복지사가 위로받고 도움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