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8. 진(疹)의 출몰(出沒)
一. 진자(疹子)의 출몰(出沒)은 항상 6시진(時: 곧 12시간)을 기준(:準)으로 하여야 한다. 가령 자(子)의 후에 출(出)하면 오후(午)의 후에 바로 수(收)하고, 오(午)의 후에 출(出)하면 자(子)의 후에 바로 수(收)한다. 양(陽)이 생(生)하면 음(陰)이 성(成)하고, 음(陰)이 생(生)하면 양(陽)이 성(成)하는 조화(造化) 자연(自然)의 수(數)이다.
이처럼 돌아가면서 출(出)하고 수(收)하는 것은 경(輕)한 것이다.
만약 일출(一出)이 연면(連綿)하여 3~4일 불수(不收)하면 양독(陽毒)이 크게 심(甚)한 것이니 마땅히 대청탕(大靑湯)으로 하거나 형개(荊芥) 우방자(牛蒡子) 감초(甘草) 현삼(玄蔘) 석고(石膏) 길경(桔梗)으로 주(主)하여야 한다.
만약 준순(逡巡: 차례대로 돌다)하면서 출(出)하는 것이 아니라면 풍한(風寒)의 외속(外束)으로 피부(皮膚)가 폐밀(閉密)한 것이니, 마땅히 형방패독산(刑防敗毒散)으로 주(主)하여야 한다.
一. 진(疹)이 이미 출(出)하였다가 다시 몰(沒)하면 풍한(風寒)의 핍(逼)으로 그러한 것이다.
만약 조치(早治)하지 않으면 독(毒)이 반드시 내공(內攻)하여 양탑(癢塌: 가렵고 함몰하다)이 되어 사(死)한다. 급히 승마탕(升麻湯)에 형개(荊芥) 우방자(牛蒡子) 감초(甘草)를 열복(熱服)하면 진(疹)이 반드시 다시 출(出)하면서 안(安)하게 된다.
一. 발열(發熱) 6~7일 이후에 분명히 진자(疹子)인데도 도리어 나타나지(:見出) 않으면 이는 반드시 피부(皮膚)가 견후(堅厚)하고 주리(腠理)가 폐밀(閉密)하거나 풍한(風寒)에 습(襲)하거나 일찍이 토사(吐瀉)가 있었던 경우이니, 모두 진자가 복(伏)할 수 있다.
급히 탁리(托裏) 산표(散表)하는 제(劑)로 하여야 하니, 마황탕(麻黃湯)에 행인(杏仁)을 빼고 선태(蟬蛻) 승마(升麻)를 더한 것으로 하고 외(外)로는 호수주(胡荽酒)의 종류(類)로 하여야 한다.
만약 꾸준히(:一向) 대변(:更衣)을 보지 못하면 반드시 독(毒)이 내(內)에 심(甚)하고 복(伏)하여 불출(不出)하는 것이니, 국방양격산([局方]凉膈散)에 우방자(牛蒡子)를 가한 것으로 주(主)하여야 한다.
一. 진자(疹子)는 오직 출(出)하지 못하는 것을 두려워(:怕) 하여야 하니, 만약 다 출(出)하면 독(毒)이 곧 해(解)한 것이다.
따라서 진(疹)을 치(治)하려면 발열(發熱)하는 시(時)에는 당연히 시령(時令)의 한훤(寒喧)을 살피고 참작(酌)하여 치(治)하여야 한다.
시증(時證)이 대한(大寒)하면 계지갈근탕(桂枝葛根湯)이나 마황탕(麻黃湯)으로 발(發)하여야 한다.
시증(時證)이 대열(大熱)하면 승마갈근탕(升麻葛根湯)이나 인삼백호탕(人蔘白虎湯)을 합(合)하여 발(發)하여야 한다.
한(寒)도 아니고 열(熱)도 아니면 형방패독산(荊防敗毒散)으로 발(發)하여야 한다.
역려(疫癘)의 기(氣)를 겸하면 인삼패독산(人蔘敗毒散)으로 발(發)하여야 한다.
만약 일제(一劑)를 다하여도 출(出)하지 않으면 다시 본탕(本湯)을 작(作)하여 복용하여야 한다.
외(外)로는 호수주(胡荽酒)로 하여야 한다. 또 저마(苧麻)를 주(酒)에 담아 편신(遍身)에 두드려 빨리(:亟) 출(出)하도록 힘써야(:務) 한다.
3~4차례 시행(:作)하여도 출(出)하지 않고 복중(腹中)이 창통(脹痛)하고 기천(氣喘) 혼민(昏悶)이 더하여지면 사증(邪證)이다.
나 경악(景岳)이 말한다.
생각하건대, 이러한 만씨(萬氏)의 법(法)은 극(極)히 시(時)에 따라 마땅하게 제(制)하여야 하는 장점(:善)을 깨달아 발표(發表)하는 의미(:義)를 다하였다. 그러나 발표(發表)하는 의미(:義)가 또한 결코 쉽지는 않다.
곧 영위(營衛)가 부족(不足)하여 진(疹)이 불출(不出)하는 경우 그 증(證)이 심(甚)히 많은데, 만약 쓸데없이 발(發)할 줄만 알고 자(滋)할 줄 모르면 영위(營衛)가 약(弱)하면 발(發)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또한 그 원(源)을 궁(窮)하게 할까 우려(:恐)된다. 이는 비위(脾胃)에 있든지 혈기(血氣)에 있든지 반드시 그 신(神)을 득(得)하여야 제(濟)할 수 있다.
상한(傷寒)의 삼표(三表)의 법(法)도 실은 이와 관련(:關)된다.
一. 진독(疹毒)이 다 출(出)하면 사기(邪氣)가 해산(解散)하고, 정기(正氣)가 자연(自然)으로 화평(和平)하게 된다.
만약 발열(發熱) 번민(煩悶)하거나 구토(嘔吐)하거나 설사(泄瀉)하면 이는 독사(毒邪)가 옹알(壅遏)하여 여전히 다 출(出)하지 못하는 것이다.
번열(煩熱)하면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으로 하여야 하고, 구설(嘔泄)하면 시호귤피탕(柴胡橘皮湯)으로 하여야 한다.
아울러 외(外)로 호수주(胡荽酒)를 쓰고 및 저마(苧麻)로 두드리는 법(法)을 앞과 같이 하여야 한다.
진자(疹子)가 다 출(出)하기를 기다리면 번열(煩熱)이 저절로 거(去)하고 구토(嘔吐)가 저절로 지(止)하게 된다.
一. 진(疹)은 이미 수(收)하였지만, 여독(餘毒)이 미진(未盡)하여 3일 후에 다시 또 발출(發出)하거나 5~6차례 불이(不已)하면 이는 발열(發熱)할 시(時)에 풍한(風寒)을 피(避)하지 않음으로 인하여 사기(邪氣)가 기육(肌肉)의 사이에 울(鬱)하고 유련(留連) 불산(不散)하는 것이다. 이는 비록 일찍이 해산(解散)하였어도, 결국 창(暢)하지 않는 것에 속(屬)할 뿐이다.
만약 잡증(雜證)을 겸하면 또한 당연히 증(證)을 따라 치(治)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