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55 슬라브족의 화관
1991년 9월 8일, 벨레라드(보헤미아)
복되신 동정 마리아의 탄생 축일
1. 나는 오늘 네가 이 중요한 ‘성지’에서 ‘체나콜로’ 기도회를 열면서 나의 탄생 축일을 경축하기를 바랐거니와, 나를 공경하는 이 (벨레라드) 성지에서는 슬라브 족의 위대한 두 사도, (곧) 성 치릴로와 성 메토디오 (형제)도 아울러 기념하고 있다.
너는 많은 사제와 평신도를 만났는데, 그들 역시 이 ‘천상 엄마’와 함께 끊임없는 기도를 바치며 오늘을 지내기 위해서, 또 내 티 없는 성심에 자기를 바친 봉헌을 새로이 하기 위해서 멀리서 온 사람들이다.
2. 태어난 이날 내가 누인 요람 둘레에, 너는 아들다운 선물로 슬라브족의 화관을 가져 오너라. 그 화관으로 나의 이 탄일을 장식하여, 사랑과 신뢰의 향기가 풍기게 하여라.
이 공경받는 나의 성지에서, 오, 슬라브 민족들아, 오늘 나는 너희를 축복한다. 특히 이 시대에 나는 너희를 각별히 사랑하고 보호해 왔으며, (늘) 너희 곁에 있었다.
3. 너희가 가혹하고 처참한 종살이에 시달리던 그 오랜 기간 동안, 나는 언제나 너희 곁에 있었다. ‘붉은 용’(*묵시 12,3)이 (너희의) 피와 눈물로 그 잔혹한 지배의 상처를 도처에 남기면서 너희에게 온갖 권세를 다 휘둘렀지만, 나는 주님께로부터 너희의 해방이라는 큰 은총을 얻어 낸 것이다.
4. 너희에게서 공산주의가 영원히 참패하는 결정적인 시기에, 나는 언제나 너희 곁에 있었다. 그리고 내가 몸소 개입하여, 이 (변화) 과정을 (통해) 동족상잔이나 유혈 사태, 혹은 더 이상의 파괴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였다.
5. 나는 지금도 특별히 너희 곁에 있다. 너희가 진정한 자유의 길을 걷도록 도와주기 위함이니, 그러한 자유는 세례 서약을 충실히 이행함으로써, 또한 날마다 하느님 은총의 길, 사랑과 순결의 길, 일치와 형제애의 길로 예수님을 따라야 하는 본분에 (성실함으로써 얻을 수 있다).
6. 과거의 상처는 영원히 묻어버리고, 너희를 기다리는 새 시대를 향해 너희 (마음)을 열어라. 유럽 전체가 회개하여 주님께 돌아오려는 노력으로 하나 되어, 마땅히 그리스도와 그분의 교회에 충실한 하나의 대가족이 되어야 한다. 그래야 너희가 가장 위험한 원수인 실천적 무신론, 쾌락주의, 불순결, 불신앙을 쳐부술 수 있다. 너희의 위대한 스승이요 주보인 (성 치릴로와 성 메토디오가) 너희에게 첫 번째 복음화를 가져왔듯이, 내게 봉헌한, 내 지극히 사랑하는 아들들인 너희도 이제, 두 번째 복음화의 사도가 되라는 소명을 받고 있다.
7. 평화와 기쁨 안에 머무르며, 신뢰와 큰 희망 속에서 살아가거라. 내가 항상 너희와 함께 있다.
8. 이 성지에서, 성 치릴로와 성 메토디오와 함께, 나는 오늘 슬라브족 전체와 이 새로운 유럽 - 내가 ‘티 없는 내 성심’의 천상 정원에서 나날이 양육하는, 완전히 새로워질 유럽 - 을 축복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