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상8장 창씨개명
창씨(創氏)란, 씨를 바꾸는 게 아니고, 말 그대로 씨를 새로 만드는 것이었다. 그리고 개명(改名)이란 당연히 이름을 바꾸는 것이었다. 일본은 1940년 2월부터 해방되던 해 8월까지 조선인들에게 일본식 성씨를 강요했다. 조선 사람들은 성씨를 매우 중요하게 여겨서 양자를 입적할 때도 성이 다른 아들은 데려오지 않을 정도였는데 일제는 성씨를 창제하도록 강요함으로 민족말살정책을 강행 한 것이다. 조선인들에게 성이나 이름을 바꾼다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었다. 특히 이름은 한 두 개씩 별칭을 가지고 있어서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성을 바꾸는 것은 양보할 수 없는 문제였다.
그래서 일제도 개명은 자유롭게 두고 창씨에 의미를 두었다. 창씨개명을 명령했을 때 자발적으로 동참함 조선인들은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일제는 생활에 필요한 일체의 인허가를 창씨를 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제한함으로 부득불 사람들은 창씨개명에 동참하게 되었다. 무엇보다 교육열이 뛰어난 조선인 아이들이 학교를 입학 할 수 없게 되자 사람들은 울며 겨자 먹기로 창씨개명에 동참한다.
이렇듯 이름을 바꾸는 것은 동양권에서는 매우 의미 있는 일이었다. 특히 점령국이 피 점령국 사람들의 이름을 개명하는 일은 매우 흔한 일이었다. 바벨론의 왕들은 유다의 왕들을 세우거나 잡아갈 때에 개명을 강요하였다. 여호야김을 엘리야김으로 개명했고 포로로 잡혀간 다니엘의 세친구들도 자신들의 방식으로 개명을 하도록 요구했다. (단 1:7)
환관장이 그들의 이름을 고쳐 다니엘은 벨드사살이라 하고 하나냐는 사드락이라 하고 미사엘은 메삭이라 하고 아사랴는 아벳느고라 하였더라 일제의 창씨개명은 사실 전시동원 체제의 부산물로 조선의 젊은이들을 징집하여 전쟁에 내 보낼 요량으로 실시한 것이었지만 유대인들의 경우는 이름이 자신의 정체성과 근원을 알려주는 특별한 뜻이 있었다.
개인적인 특별한 경험을 했을 때 야곱처럼 이스라엘이라는 이름을 얻거나 새로운 이름을 불렀다. 우리는 역대상8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사울의 가문에서 다른 성경과는 사뭇 다른 이름들을 발견하게 된다. (대상 8:33) 넬은 기스를 낳고 기스는 사울을 낳고 사울은 요나단과 말기수아와 아비나답과 에스바알을 낳았으며 (대상 8:34) 요나단의 아들은 므립바알이라 므립바알은 미가를 낳았고 여기서 우리는 사울의 아들 에스바알과 요나단의 아들 므립바알이라는 좀 특이한 이름을 보게 되는데 그들의 이름에 바알이라는 단어가 붙어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것이 사울이나 요나단이 바알을 숭배했다는 증거는 못된다.
바알은 “주 혹은 주인”이라는 일반적인 의미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므립바알 혹은 예스바알이라는 그들의 이름이 성경에서 다른 이름 곧 예스바알은 이스보셋으로 므립바알은 므비보셋으로(삼하2:8, 4:4, 9:6) 기록된 것을 보면 바알 숭배가 이스라엘에 들어 온 후로 히브리인들이 바알이라는 단어를 일부러 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름에 바알이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것을 피함으로 우상숭배의 흔적을 지우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름에서조차 바알의 흔적을 지우려고 애썼다는 흔적이라고 할까? 이것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울은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살전 5:21-22, 개정) [21] 범사에 헤아려 좋은 것을 취하고 [22] 악은 어떤 모양이라도 버리라고 하였다. 이름에서조차 바알의 색깔을 지우려고 했던 히브리 사람들처럼 우리 삶과 행습에서 악은 모양이라도 버리는 것이 안전하며 우리가 따라야 할 모습이 아닐까? 최근에 교인들까지도 세속적인 문화를 따라가고 성도들의 가정이 세상의 문화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일들이 흔한 일이 되었다. 매우 우려되고 걱정스러운 일이다.
우리는 이름에서 조차 우상숭배와 세속적인 점염을 우려했던 히브리 사람들처럼 우리의 생활에서 우상숭배의 흔적과 영향을 벗겨내고 오직 하나님께만 충성할 수 있도록 자신들을 지켜야 할 것이다.
하나님 우리 아버지!
잠간 눈을 돌리면 세속적 정신이
우리의 삶을 점령하는 이 위험하고 우려스러운 세상에서
오직 주님께만 충성하고 바른 신앙을 지켜 나갈 수 있도록
매 순간 우리의 영혼의 방어선을 지키며
영적으로 깨어 있을 수 있도록 도와주소서.
예수님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