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0.04 오늘도 화창한 날씨가 심신을 들뜨게 한다. 어김없이 10분전 7시에 TY가 온다. 아침 시간 5분은 정말 귀하다. 졸린 눈을 비비고 오늘 안가도 되는 핑계를 한번 정도 생각해야 하는게 새벽이다. 분초를 다투면서 씻고 커피 한잔 마시고 간단한 요기를 하고 나면 시간이 5분 부족하다.오기로 했던 G는 처음 만나는 분이라 조금 불안해서 텍스트를 했는데 무응답, 좀 더 기다리다가 전화를 했더니 멀리 계신다고 다음 기회에 온다고 한다. 내게 오전의 5분은 오후의1시간 보다 귀하다. 미리 통보를 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Palisade Interstate Parkway Exit 5는 뉴욕에서 오는 산우들과 만나기 좋은 장소다. 간단한 음료나 스낵을 살 수 있고 간이화장실이 있어서 볼 일도 본 후 바로 산행지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KA가 거의 동시에 도착했다. 싱글 벙글 웃으면서 반기는데 처음 만난 것 같지 않게 친근감이 든다. TY와는 전에 함께 산행을 했던 터라 오랜만에 만난 회포를 푸는 듯 이런 저런 대화를 나누고 나 역시 중간 중간 끼어 들어 서로를 알아간다. 서먹 서먹 하지 않아 너무 좋다. 오전 9시 20분 Giant Ledge Panther–Fox Hollow Trail에 도착했다. 유명세에 걸맞게 벌써 주차장이 꽉 찼다. 이 곳은 view가 여러 곳에 걸쳐 있고 그리 험한 트레일이 없어서 많은 등산객이 찾는 곳이고 특히 단풍 철이면 연인, 가족 단위로 많이 걷는다. 한인 여성 두분이 앞서 걷다가 만나 붙임성 좋은 KA가 잠깐 대화를 나눈다. Panther 까지 간다고 하니 정상에서 만나기로 하고 앞질러 간다. TY는 벌써 보이지를 않는다. 초반에 강한 스프린트가 그의 산행 스타일이기도 하다. KA가 일년만에 산행 하니 약간 힘들어 한다. 걱정 말고 먼저 가라고 하여 TY 뒤를 쫓아 부지런히 위를 향한다. 워낙에 사람이 많다 보니 마치 해리만을 걷는 듯 하다. 중간에 첫번째view를 본 후 바로 오른다. 단풍이 예전 같지 않다. 아마 가뭄이 심하다 보니 단풍도 제 멋을 다 내지 못하는 듯 하다. 개천이 모두 말라 있어서 걱정이 된다. 한바탕 비가 쏟아져야 할텐데…정상 우측 바위 위에서 TY가 앉아서 쉬고 있다. 잠시 후 KA가 도착하여 맛있는 명품 샌드위치를 내 놓는다. 내가 싸온 것은 뒤로 하고 명품부터 먹어 본다. 역시…맛있다. 과일도 먹고 대충 끝날 무렵 아까 만났던 여성 두분이 도착했다. 서로 반기면서 월남 국수도 나오고 맥주도 나온다. 뉴욕에서 오신 분들인데 등산 스틱도 없이 산을 잘 타신다. 샌드위치를 내놓고 본인은 입에도 대지 않았던 KA가 월남국수를 보더니 슬그머니 젓가락을 든다. 한그릇을 뚝딱 맛있게 먹는다. 다음 주 부터는 우리도 라면으로 결정한다. 역시 한국사람은 라면이 최고다. 두분은 잠시 오수를 즐기신다기에 다음을 기약하며 우리는 하산을 시작했다. 오후 3시 20분 주차장에 오니 차들이 훨씬 많다. 갓길까지 꽉 차 있다. 가는 길에 자주 들리는 계란 파는 집에 들렀다. 차를 대고 문 앞으로 걸어 가면 어김없이 인상 좋은 할머니가 문을 열고 반긴다. 문 앞에 놓인 아이스박스를 열어 보니 계란이 두판 밖에 없다. 오후에 가면 어떨 때는 계란이 하나도 없기도 하다. 산행이 즐거웠냐고 물으시며 계란 두판을 집안에서 가져 오시며 이게 우리에게 줄 수 있는 모두라고 한다. 하루를 웃음으로 마무리 하게 하는 할머니. 인상 좋은 전형적인 미국 할머니다. 가끔 할아버지가 맞이 할 때도 있는데 두분을 보면 참 평안한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건강히 오래 오래 뵀으면 한다.
산우 셋이서 개인사에 대해 서로의 인생 견해를 나누다 보니 벌써 Exit 5에 도착했다. 혼자서는 엄두가 나지 않아 항상 망설였던 캐츠킬인데 일행이 있으니 든든하다. 목적과 뜻이 맞으면 이렇게 좋은 친구가 될 수 있으니 참 좋다. 순간을 즐기면 된다. 깊이 알지 않으면 오래 갈수 밖에 없는게 인생의 진리 아니던가. 산우들은 서로 산에서 그날을 즐기면 된다. 날씨 만큼이나 기분 좋은 하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