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신불
1961년 11월 『사상계(思想界)』 101호에 발표되었다. 김동리의 대표작 중의 하나이며, 그의 불교사상에 대한 심화를 보여준 작품이기도 하다.
일제강점기 말기 학병으로 끌려간 ‘나’는 중국의 북경을 거쳐 남경에 주둔해 있다가 목숨을 보존하기 위하여 탈출한다. 그리고 불교학자인 진기수에게 식지를 잘라 혈서를 써 구원을 청한다.
결국, 그의 도움으로 정원사(淨願寺)라는 절에 머물게 된 ‘나’는 그곳에서 등신대(等身大)의 결가부좌상(結跏趺坐像)인 금불상을 접하게 됨으로써 경악과 충격에 빠져든다.
이 등신불은 옛날 소신공양(燒身供養)으로 마침내 성불한 만적(속명은 기)이란 스님의 타다 굳어진 몸에 그대로 금물을 입힌 특유한 내력의 불상이다. 만적은 어머니의 학대로 집을 나간 이복형 사신(謝信)을 찾아 나와 중이 되었는데, 어느 날 문둥이가 되어 있는 사신을 만나게 된 뒤에 충격을 받아 소신공양을 하게 된다.
만적이 몸을 태우던 날 여러 가지 신기하고 이상한 일이 일어나 새전이 쏟아지게 되며, 이 돈으로 타다 남은 그의 몸에 금물을 입혀서 등신불을 만들게 된 것이다.
그런데 이 등신불은 거룩하고 원만한 여느 불상과는 달리, 고개와 등이 굽었을 뿐만 아니라 우는 듯, 웃는 듯, 찡그린 듯, 오뇌와 비원이 서린 듯한 가부좌상으로서 보는 사람의 가슴을 움켜잡는 듯한 감동과 함께 전율과 경악을 느끼게 한다.
원혜대사로부터 이 이야기를 전해 들은 ‘나’는 이 불상과, ‘나’의 잘라진 식지가 어떤 관계에 있는지를 알지 못한다.
※ 발췌 출처 : [네이버 지식백과] (한국민족문화대백과, 한국학중앙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