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무균포장밥 개발의 세상 이야기(당시 하우스 식품의 개발자 마스다 토시오의 추억담)
감옥에 가는 꿈까지 꾸면서 개발한 보존성이 높은 무균포장밥이었지만 판매는 전혀 부진했고, 전자레인지 카레라이스용 밥으로 카레와 밥을 고집했는데, 아쉬운 것은 비슷한 시기에 동시에 개발한 저온살균기술을 사용한 전자레인지용 스파게티가 대박을 터뜨린 것과는 정반대였다. 그래서 모처럼 어렵게 개발한 맛있고 편리한 밥이기 때문에, 밥 단독으로 팔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당시 이미 사토식품, 에치고 제과에서 발매되고 있었지만 판매가 200엔 이상으로 고가인 점도 있어 잘 팔리지 않았다. 아무튼 비용을 낮추는 저가로, 그리고 용기도 봉투에 가까운 심플한 형태로, 쓸데없은 용기를 산 죄책감을 불식한 제품을 꿈꿨다. 용기 두께는 상식 밖의 400㎛(0.4t)로 얇고, 강도는 리브로 보강, 얇고 투명하여 직사각 용기로 하고, 원료는 일반 쌀, 크기 및 형태는 장래 인라인 성형에서 효율적으로 생산할 수 있는 것으로서, 모두 시판 전자레인지에 2개가 동시에 들어가며 중탕 조리 대응해서 독신자용 라면 냄비에 들어가는 사이즈를 검토하였다. 도입 초기에 CAD로 손바닥만한 용기 도면을 설계하였다. 막상 시작하여 수송 낙하 시험을 실시하면, 완전히 seal이 벗겨지고, 용기의 균열이 발생하여 보통 방법으로는 안되는 것이었다. 다시 응력과 충격이 일부분에 걸리지 않는 용기 형상이나 리브 모양의 재검토, 그리고 내한 충격강도를 강하게 하기위해 재료 선정에 의해서 그것들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아갔다. 그러나 여기에서 제동이 걸렸고 사내의 프레젠테이션에서 임원들로부터 “밥은 집에 가면 있기 때문에 누가 일부러 가게에서 사서 먹는가, 게다가 당사는 카레 회사다! 밥 제품은 필요한가?” 라는 이의가 나온 것이었다. 결국에는 대형 편의점 바이어의 평가가 다행스러웠고, 당시 사장이 지시한 것 등도 있고, 용기 금형과 seal 장치 교환 부품의 품의서를 기획하여 함께 각 임원들 사이에서 머리를 숙이면서 들고 다니니 도장을 찍어 주셔서 겨우 생산 개시했던 것이다.
판매하는 것을 보면 세븐일레븐에서의 판매는 통상 히트의 2배 정도의 반향이 있었으며, 그 후 할인점에도 파급, 이후에는 배의 기세로 판매가 늘면서 증산 대응, 생산의 자동화, 효율화 등에 쫓기는 날들이 된 것이다. 그 해 사토 식품도 신규 공장에서 전자동화 된 라인을 설치하여 비용을 낮춘 제품으로 참가해, 지금의 시장으로 연결되어 간 것이다. 그 후의 각 회사의 코스트 경쟁은 힘들지만, 가마솥 방식으로 말하면 타지 않는 자동 취반 장치, 밥의 디싱(dishing) 정밀도 향상과 라인의 자동화, 위생성 양립 등이 과제였다. 개별식 가마솥밥 방식도 그 라인의 전자동화나 탈산소기능용기에의 생산 대응 등, 또 초고압처리방식도 그 기술의 확립과 양산화, 취반 공정과의 연동 자동화 등 각사 모두 상당히 부심했을 것이라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6. 맺음말(에필로그)
이제까지 총 6회에 걸쳐(원래는 이렇게 길게 갈지는 저도 예상을 못했습니다.) 무균밥에 대한 개발과정, 현황 등을 간단히 소개하였습니다. 지금까지 구독해 주신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한국은 이제 무균밥 시장이 년간 10억개를 돌파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 인구를 대략 5천만명이라고만 잡아도 한 명이 1년에 20개씩은 먹는다는 이야기입니다. 정말 큰 시장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아직도 계속 늘고 있습니다. 여기 저기에서 인구 절벽을 걱정하고 있지만 이 무균밥 시장은 감소세가 그리 보이지 않습니다. 다만 작년말, 올해초 전체 모든 물가가 상승하면서 주춤한 경향은 있었지만, 다시 상승세를 탔기 때문에 앞으로 얼마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합니다.
무균밥을 최초로 만들었던 일본도 우리보다 년간 판매량이 큰 차이는 없습니다. 물론 우리보다 절대적인 수량이 많지만 1인당 소비량은 한국이 월등히 앞섭니다. 이것은 역시 대기업에서 이 시장을 시작하고 지금도 꾸준히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일본은 그 유명한 사토밥도 M/S가 20~25%에 머무르고 그 이외에 어느 회사도 이 수준을 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여러 회사가 고만고만하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CJ가 전체 시장에 거의 60%에 달하는 M/S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그 동력을 바탕으로 마케팅의 힘을 더해 빠른 시일 내에 많은 수량을 판매할 수 있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게다가 오뚜기도 CJ를 보고 공격적인 영업전략을 내세운 것도 한 몫 하였습니다. CJ 60%, 오뚜기 30%, 나머지 10%를 몇 개 회사가 나눠가진 형태이죠. 우리나라에서 무균밥이 일본보다 빠르게 발전한 것은 CJ의 힘이 가장 많은 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CJ의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은 현재 플라스틱 포장으로 되어 있는 무균밥에 대하여 친환경 이슈, EVOH 공급부족 사태로 조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이 또한 많은 연구원들의 노력으로 해결책이 나오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무균밥 제조, 포장에 관련된 모든 분들께 응원을 보냅니다. 저도 이 일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제가 예전에 - 지금은 역사속으로 사라진 - E사의 연구소에 근무할 당시 한국의 무균밥 포장을 담당한 2세대로서 여러 가지 무균밥 포장의 변화를 보아 왔고 그 일원으로서 노력을 많이 했다고 생각합니다. 일반 소비자분들은 인쇄 디자인 바뀐 것 말고는 없던데? 라고 말씀하실지 모르지만, 정말 여러 번, 계속 바뀌어 갔고, 제가 퇴사한 후에도 계속 바뀌었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햇반”은 이미 브랜드를 넘어서 고유명사가 되었습니다. “무균밥”이라고 하면 못 알아듣고 “햇반”이라고 하면 알아듣습니다. 오뚜기밥을 좋아해도 “햇반은 오뚜기 것이 더 맛있어.” 이렇게 말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제 우리의 삶에서 없어서는 안될 존재가 되어 버렸습니다.
대한민국에서 햇반 개발한 사람이 아마 1,000명은 족히 될 것입니다. 제가 다녔던 E사에서 공장 관리과에서 근무하던, 본사 총무과에서 근무하던 사람들도 밖에 나가서는 “햇반 내가 개발했잖아.” 이런 분들도 많이 봤습니다. 아마 CJ에도 그런 분들이 있지 않을까 합리적 의심은 듭니다. 우리 모두 거짓말 없는 세상을 만들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