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코디언과 수학
예전에도 아코디언에 대한 관심은 있었으나 음악이론 지식이 미미하였던 내가 퇴직을 3년쯤 앞두고 본격적으로 연주자 선생님으로부터 아코디언을 배웠던 지식이, 아코디언의 연주 실력은 일천하지만 퇴직 후 시간을 소화하는데 아주 유용하게 사용되리라고는 미처 알지 못 하였으나, 퇴직 후 이곳 서귀포로 오면서 아코디언 동호회를 만들어 소일거리가 생기었음은 내게는 참으로 다행스러운 일이다. 동호회원들은 60대가 5분, 70대가 2분, 그리고 80대가 한분 참여하시어 조금 일찍 학습하였던 내가 학습 스케듈을 작성하여 일주일에 1-3회 함께 모여 연습하는 과정이 재미있고, 재미있게 시간을 보내다 보니 매우 유익 하다는 생각이 든다. 모임은 원칙적으로 서귀포 아버지 음악학교에서 주 1회 연습하는데, 참여하시는 분들의 거처가 숲속에 있으신 분도 계시고, 국악협회와 같은 전면 벽면 유리가 설치된 곳을 관리하시는 분도 계시어 학습 스케듈에 따라서 이동하여 모임을 갖는다. 학습 스케듈을 만들다 보니 교안(敎案)으로 “서귀포 아코디언 동호회를 위한 아코디언 교습본”을 편집하게 되었고, 그 이론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음악이 수학과 밀접한 관계가 있음을 알게 되었으며, ‘소리를 재료로 하는 시간예술’ 인 음악(音樂 : 소리 음, 즐거울 락)이라는 단어가 왜 즐거운 소리라고 하였는지를 살표 보게 되었다.
음악의 3요소는
(1) 멜로디(가락; 음의 높 낮이),
(2) 화성(하모니; 높이가 다른 2개 이상의 음이 동시에 울리는 화음),
(3) 리듬( 길고 짧은 음과 셈여림)임과
아코디언이 건반악기이지만 음색 조절기를 통하여 현악기, 건반악기, 관악기를 모두 표현할 수 있음은 아코디언을 공부하는 사람은 잘 아는 사실이다.
음악으로부터 수학적인 관계를 처음으로 밝혀낸 학자는 바로 고대 그리스 시대의 수학자, 피타고라스 이다. 멜로디와 관련하여 피타고라스는 하프를 직접 연주하며 소리를 분석하였고 그 결과, ‘도’ 음을 내는 현을 퉁겼을 때, 그 ‘도’음을 내는 현의 길이 절반(1/2) 에서 소리를 내면 1옥타브 높은 8도 음이 되고, 2/3 길이에서 소리를 내면 5도인 ‘솔’음이 되고, 3/4이면 4도 음정인 ‘파’음이 난다는 ‘음악과 수의 비례 관계’를 발견했다. 이때 현의 길이가 간단한 정수의 비로 표현될수록 어울리는 소리가 나고, 복잡할수록 어울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알아냈다. 실제로 1도, 4도, 5도, 8도만을 완전어울림 음정이라 한다. 소리 사이에 올바른 수학적 비율이 있으면 아름다운 음악이 되지만 비율이 깨지면 소음이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으며 이로부터 화성(코드) 및 토닉(으뜸화음), 도미난트(딸림화음), 써브 도미난트(버금딸림화음)의 개념을 이끌어 내었다. 이렇게 피타고라스는 음악에서 수학적 비례 관계를 발견하여 음정을 확립했다. 이 음정이 지금의 서양음악 이론의 출발점이다. 1옥타브는 12음으로 구성되어 있다. 음악에서는 로그(Log)를 사용해 음정을 정한다. 이 과정에서 모호한 부분이 여럿 발견 되었고, 이를 보완하기 위해 평균율 개념이 도입됐다. 제일 많이 쓰이는 것은 1옥타브를 12개의 반 음정(흰 건반+검은 건반)으로 나눈 12 평균율이다. 여기서 12는 2의 12제곱근을 뜻하고, 이렇게 되면 각 건반 사이의 간격은 1.059463(약 1.06)이 된다. 음악 속에 숨어 있는 수학적 조화이다.
그렇다면 소리와 진동은 어떤 관계가 있으며 악기에서 나오는 아름다운 소리가 어떤 과정을 통해 들리게 되는 걸까?
17세기 이전에는 종소리나 음악소리를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이유가 눈에 보이지 않는 어떤 입자들의 흐름이 소리의 원천에서 나와 귀로 들어오는 것이라는 견해가 지배적 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후 여러 실험 등을 통해 밝혀진 결과는 소리란 곧 미세한 기압의 변화로 이루어지는 공기의 파장이며, 따라서 현악기나 관악기, 타악기 등 온갖 악기의 진동에 의해 듣기 좋은 음악 소리가 만들어진다는 사실이 입증되었다. 또한 음악 소리의 높낮이는 음파의 진동수, 즉 1초 동안에 진동하는 주파수에 의해 좌우되며, 소리가 높아질수록 진동수가 커지는데, 사람의 귀로 느낄 수 있는 음파의 주파수 범위(가청범위) 는 대략 20Hz에서 20,000Hz 사이이며, 소리의 크기가 같을 경우 3,000Hz 안팎일 때가 가장 잘 들린다고 한다. 그러나 음악에서는 피아노의 음역인 27.5Hz~4,186Hz 정도를 주로 사용하며, 음악에서 쓰이는 음의 높이를 세계적으로 통일하기 위해 모든 악기는 표준 음고(音高)의 진동수에 맞추도록 되어 있으며, 표준 음고는 1859년 파리회의와 1885년 비인 회의에서 A(라)음을 435Hz로 하도록 정해졌지만, 최근에는 연주의 효과를 더 좋게 하기 위해 1834년 슈트가르트 회의에서 나온 440Hz로 높여 연주 음고(音高)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고,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각국은 대부분 이를 따르고 있다.
화음과 진동수의 관계를 보면, 이른바 순정음률에서는 으뜸화음인 도, 미, 솔, 버금딸림화음인 파, 라, 도, 딸림화음인 솔, 시, 레의 진동수 비율이 모두 정확히 4:5:6의 정수비가 되도록 이뤄져 있다. 그러나 순정음률에서는 모든 음정이 정수비로 되어있는 대신 음과 음 사이의 진동수 간격은 일정하지 않고 약간씩 차이가 있다. 이를 보완하고자 프랑스의 메르센과 독일의 바하 등이 평균율을 발전시켜, 이후에는 거의 모든 서양 음악이 이를 따르게 되었다. 평균율에서는 음정과 다음 음정 사이의 비율 간격이 앞에서 설명 한대로 약 1.06으로 일정하고, 현재까지 모든 피아노에 사용되며, 그 이유는 일정한 악기로 어떠한 조로 바꾼다 해도 균등한 울림을 얻을 수 있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아코디언은 현악기, 건반악기, 관악기의 각 악기별로 발생되는 진동수를 고려하여 만들어 졌으며, 그 음의 기준으로는 A(라)음을 440Hz를 사용하여 건반이 배열되었으며, 악기의 숫자에 따라서 몇 열(혼합음 포함) 아코디언인가가 결정되었다고 생각하면 대과 없는 듯 하다.
또한 으뜸화음, 버금딸림화음, 딸림화음의 진동수 비율이 모두 정확히 4:5:6의 정수비가 되었을 때 인간은 제일 좋은 느낌을 받으므로 모든 조의 노래가 기본적으로는 위의 세 화음을 한 세트로 묶어서 연주하도록 작곡되어 있고, 특히 아코디언은 베이스 부분이 으뜸화음을 중심으로 아래에는 버금 딸림화음 이, 위로는 딸림화음이 배열되어 연주를 쉽게 할 수 있도록 제작되어 있음이 흥미롭다.
리듬은 타악기의 느낌을, 연주하는 악보 및 가사의 성격 및 연주자의 그때그때 마음이 전하는 선율로 연주함이 좋을 듯하다. 따라서 트로트가 차차차가 될 수도 있고, 탱고가(이것은 좀 무리인가?) 될 수도 있을 듯 싶다.
어찌 되었던 수학과 물리학 분야의 뛰어난 천재들도 음악에 남다른 재능을 보인 경우가 많다고 한다. 아인슈타인이 바이올린 연주회를 열 정도로 훌륭한 연주 실력을 가졌다는 건 유명한 이야기이다. 독일의 이론물리학자 하이젠베르크는 피아노를 잘 쳤다. 또한 위대한 작곡가 바흐는 음과 음을 조합할 때 평균율을 사용하는 등 수학 구조와 패턴으로 작곡을 했다고 한다.
PS; 이 글 중 일부 내용은 몇 분이 조사하시었던 내용을 인용하여 작성하였습니다.
첫댓글 음악에 대하여, 전공자들도 쉽게 흘려지나가기 쉬운, 음향학적인 부분까지
깊이있게 공부하셨네요~~*^^*
음정의 비율이 피타고라스율, 순정율, 평균율, 등이 있다는것도
음악전공한 샘들도 모르시는분들이 많은데요~~*^^*
선생님같은 분이 있어
"서귀포 아코디언 동호회"는 축복 입니다~~*^^*
아코디언을 통해 행복해 지시길 기원합니다~~~*^^*
연주를 위하여 이론을 아는것도 중요한 부분이나, 역시 연주는 차분한 기초위에 열심히 연습하는것이 중요하다고 생각되며, 이러한 목적에 선생님의 연주해설 및 동영상이 많은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