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올림
김덕남
꺾어진 생이라도 향 한 줌 뿌리고 싶다
싹둑 잘린 허리로 눈물 찔끔 흘렸지만
봄햇살 환한 창가에서 그녀를 바라본다
코끝으로 흠흠하다 자판을 톡톡 치다
시어를 낚아챘나 나를 보는 저 눈빛
화병 속 발을 담근 채 물올림을 시작한다
벌서는 부처님*
김덕남
인자 일어나소, 물구나무가 웬말인교?
명치 끝 소쩍새가 밤새껏 울었심더
연꽃대 높이 받들어 대궁밥을 차렸으예
만행길 막지마라, 이 또한 길이거늘
그늘 하나 눈물 한 점 닦지도 못했는데
공짜밥? 그게 바로 덫이야,
낮달이 다 보고 있어
* 경주 남산 열암곡 마애불상, 2007년 바닥 암반에서 5cm 떨어진 상태에서 거꾸로 엎어진 채 발견.
- 《시와 징후》 2024.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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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발표작
물올림 / 벌서는 부처님 / 김덕남
김덕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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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06.07 21:4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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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 보시는 눈이 매와 같습니다.
잘못됐거나 어설픈 표현이 있으면 지적해주시면 작품 창작에 큰 도움이 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