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제가 수집한 족보는 반남박씨세보와 청해이씨족보와 대구배씨족보와 담양전씨족보이다.
이 가운데 담양전씨족보는 1747년에 간행된 정묘보이다. 담양전씨대동보로는 시간보인 1700년 경진보(숙종 26년)보다는 47년이 늦지만 그래도 오래된 족보이다.이 족보는 사이즈가 무척 큰 편이다. 가로가 28센티 세로 40센티되는 대형인셈이다. 담양전씨로서 유명한 역사인물이 고려조에 시조 전득시가 있고, 전록생과 전귀생과 전조생이 있고,조선말기에는 간재 전우(유학자)가 있다. 최근에 유명한 문인으로 전숙희 펜클럽회장(수필가) 등이 있다. 담양전씨의 족보간행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1. 경진보(숙종 26년 1700년), 2. 정묘보(영조 23년 1747년), 3. 임진보(순조 32년, 1832), 4. 정사보(철종 8년, 1857), 5. 경자보(고종 37년, 1900), 6. 갑자보(1924년), 7. 기해보(1959년), 8. 을축보(1985년) 등이다. 특이사항은 전시국(田蓍國)이라는 분의 약력을 보니 자는 징보(徵甫)라고 하고, 허미수(許眉수)와 더불어 도의상교(道義相交)하였다는 기록이 나와서 아마 미수 허목 선생(1595-1682)과 같은 시대 인물인데 동시대에 교유한 발자취를 언급한 것이다. 담양전씨족보 권 6은 지질은 닥종이(저지)인데 장지로 만든 것인데 너무나도 풍부한 물자를 가지고 족보를 간행하였다.
대구배씨세보는 처음으로 보는 대구배씨족보이다. 배씨라면 성주배씨, 흥해배씨, 분성배씨 등을 연상하는데 대구배씨는 특이한 편이다. 최근 배씨로는 배영동 박사(안동대 민속과 교수), 배연형 박사(동국대, 판소리연구가)가 있고, 배삼룡(희극인), 배일집(희극인) 등이 연상된다. 이 족보는 전라도 무안 월천, 영암 등에 있는 후손들의 수단을 정리한 것이다.
반남박씨세보는 연암 박지원을 연상하고, 서계 박세당을 연상하는 가문이다. 최근 연암을 중심으로 연구하는 학자들이 많은 편이다. 서울대 국문과 김명호 교수가 반남박씨의 인물을 문학사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박희병 교수도 연암의 문장을 번역하면서 연구하고, 영남대 김혈조 교수도 열하일기를 국역하여 돌베개에서 간행하였다.고미숙, 길진숙, 김풍기 교수도 열하일기를 청소년용으로 선역하여 간행하였다. 문학적 측면과 실학적 측면에서 반남박씨는 중요한 그룹을 형성한다. 얼마전 8월 25일 서울문화사학회 학술발표회에서 서계 박세당 선생의 종손을 만났지만 서계문화재단을 만들어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가문의 위상을 높히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제수하나 장만하는데도 경동시장 가서 꼼꼼히 채비하는 종손이다.
그리고 청해이씨는조선왕조 개국의 일등공신인 여진족 출신의 이지란(툰드란)이 시조이다. 물론 그 이전에도 선조가 있지만 조선으로 편입되어서는 최초의 인물이다.책의 분량은 많지 않고 인구도 적겠지만 청해라는 지명으로 하여 본관을 삼았다.제가 <오천 이문화 평전>을 내면서 참고한 것이 이지란의 초상화에 나타난 복식이었다. 초상화는 관직에 따라 다른데 의정부 참찬을 지낸 그의 이력이 참고가 되었다.
저는 양천허가 충정공(허종)파 15세손이지만, 다양한 성씨들의 족보를 꾸준히 모아서 그 특징을 비교 검토하는 논문을 작성하여 볼까 한다. 자신이 속한 자신의 족보도 중요하지만 남들의 족보도 중요하다는 인상이다. 인간은 홀로 존재하는 개별자 같은 존재가 아니라 인간관계라는 촘촘한 그물 속에서 생존하다가 사라진다. 그래서 내 것이 중요한 만큼 남의 삶도 중요하다는 마음의 그릇이 큰 사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