竊謂欲流之遠者 必濬其泉源 求木之長者 先培其根本 人之初生卽 亦水源也 木根也 無濬源培根之務 欲求其達遠 就長之功 豈異絶薪 求焚者乎
내 생각에 물이 멀리까지 흘러가게 하려면 반드시 샘이 깊어야 하고, 나무를 크게 자라게 하려면 먼저 뿌리를 북돋우어야 하듯이, 사람이 처음 태어나는 것 역시 물의 근원이고, 나무의 뿌리이다. 샘을 깊게 하지 않거나 뿌리를 북돋우지 않고, 멀리까지 나아가 큰 공을 이루고자 하는 것은, 땔나무 없이 불을 사르고자 하는 것과 어찌 다르겠습니까?
※濬깊을 준, 深奧하다, 치다, 파내다
故伏羲之畵卦 有蒙養之易 而三代之 庠序學校 所以設也 其設學之法 雖嚴敎養之道 不正發蒙 亨吉之理 何有焉
옛 복희씨 그림의 卦象에 蒙養의 易이 있고, 夏殷周 三代에 걸쳐 庠序(상서)와 學校를 세운 것이다. 학교를 세우는 법이 비록 엄하게 가르치는 도리이기에, 바르지 못한 發蒙이라면 좋은 理致가 어찌 있겠습니까?
※庠序: 鄕校(學校)를 周나라에서는 庠, 殷나라에서는 序라고 부른 데서 나온 말. 發蒙: 지식수준이 낮거나 의식이 덜 깬 사람에게 새로운 사상이나 생각을 알리고 잘못된 생각을 깨우쳐 줌, 옛날에 어린이에게 글자를 (처음) 가르치기 시작하다.
嗚呼 後世之 爲人父兄者 敎其子弟 必以其文辭 才藝之術 榮利祿寵之具 如或成就於伎倆 則自謂能事畢矣
아! 후세에 父兄된 자가 子弟를 가르침에는 반드시 글과 才能, 技藝(기예)로 하며, 名譽와 利益, 俸祿(봉록)과 寵愛(총애)를 도구로 하여, 마치 技倆(기량)을 펼쳐나가게 하면 능히 일을 다 하였다고 스스로 이를 것입니다.
※伎倆(技倆): 技術的인 才幹이나 솜씨.
驕怠放肆 漸益其浮薄 而口所道者 無忠信之言 身所服者 無恭敬之行 至於事君不忠 誤國害民 然則 雖五歲而入學 亦非蒙養之義 反不如不學之 爲愈也
교만하고 나태하고 제멋대로 하는 행동이 점점 더해져 마음이 들뜨고 경박해 지며, 입으로는 道라 하나 忠誠과 信義의 말이 아니고, 몸에는 옷을 걸쳤으나 恭遜하고 尊敬하는 행동이 없고, 나아가 임금에게까지 不忠하고 나라를 그릇되게 하여 백성에게 해를 끼친다. 그러하기에 비록 다섯 살에 학교에 가더라도 역시 蒙養의 義가 아니면 도리어 不學한 것보다 더 나을 게 없습니다.
※驕怠: 驕慢하고 怠慢함. 放肆: 거리낌 없이 제멋대로 하여 어려움성이 없음. 浮薄: 마음이 들뜨고 輕薄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