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도 우리나라 워크샵에 참여했을 때,
집단원들과 의자 뺏기 놀이를 하며 포도, 사과, 딸기와 같은 이름을 서로 외치는 방식으로 워밍업을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헌데, 터키에서도 이처럼 의자 뺏기 놀이를 활용해서 몸을 움직이고 긴장을 풀며
마음까지 편안하게 하는 작업을 하고 있군요.
전이성 암환자의 심리극
터키의 대학병원에서 진행됨
4회기차
바란은 생애 주기에서 17살 때의 지점으로 갔다.
그때 그는 아버지에게서 도망쳐 선원이 되기로 했다.
바란은 만약 아버지 곁에 계속 있었다면 커피숍에서 일하거나 건달처럼 살았을지도 모른다고 했다.
그래서 그런 삶을 피하기 위해 그곳에서 도망쳤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그때 아버지에게 느꼈던 분노를 이야기했다.
그 다음 바란은 약혼했던 시기로 이동했다.
그는 살면서 그때만큼 즐겁고 설레었던 시기는 없었다고 말했다.
디렉터가 물었다.
“ 그 시기는 사랑의 시기이기도 했나요 ? ”
바란은 “네.” 라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생애 주기에 한 가지를 놓지 않았다는 것을 그때 생각해냈다.
디렉터는 지금이라도 놓으면 된다고 했다.
바란은 여러 가지 물건 가운데 별이 달린 빨간색 책갈피를 골랐다.
그리고 그것을 자신의 암을 나타내는 것으로 정하고,
생애 주기에서 현재를 나타내는 곳에 놓았다.
바란은 질병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 이 질병을 겪으면서 죽음과 삶을 동시에 경험한 것 같았어요.
그 경계가 마치 수술용 메스처럼 느껴졌어요.
수술을 받은 뒤 7시간 동안의 일은 전혀 기억나지 않아요.
어쩌면 죽음도 이와 비슷할지도 모르겠어요. ”
바란은 이렇게 말한 뒤 자신의 생애 주기 작업을 마쳤다.
파트마도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사건들을 하나씩 골라 생애 주기를 만들었다.
0살 때 아버지가 돌아가심 - 학교에 다니던 시절 - 결혼 - 아들이 태어남 - 교사가 되어 일을 시작함 -
딸이 태어남 - 2017년 암 진단을 받음 - 치료를 받던 시기
디렉터는 파트마와 함께 그녀가 만든 생애 주기를 바라보았다.
그리고 물었다.
“ 당신의 삶을 돌아보니 어떤 것이 보이나요 ?
특히 이야기하고 싶은 시기가 있나요 ? ”
파트마는 아무 말 없이 울면서 암 진단을 받았던 시기를 나타내는 곳으로 걸어갔다.
파트마가 한동안 계속 울자 집단원들과 디렉터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기다려주었다.
디렉터는 파트마의 어깨에 손을 얹고 그녀의 곁을 지켜주었다.
이후 생애 주기 작업이 끝나고 나누기가 있었습니다.
< 생애 주기 작업에 대한 전체 나누기 시간 >
디렉터: 자신의 삶에 대해서는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나요 ?
하시베: 그 시절로 돌아간 것 같았어요.
파트마: 어쩌면 검은 점들, 그러니까 부정적인 전환점은 많지 않은데도,
우리는 마치 그 지점들에 매달려 있는 것 같아요.
하시베: 제 삶에도 사실 힘든 일들 속에서 좋고 다채로운 시기들이 있었어요.
이번 작업을 통해 그것을 볼 수 있어서 좋았어요.
디렉터는 아이셰에게 질병 역할을 하면서 어떤 경험을 했는지 물었다.
아이셰: 바로 질병의 역할이 되었어요.
빨리 지나가 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했고, 질병에 맞서려고 했어요.
휘스뉘: 색깔은 특별한 의미 없이 그냥 무작위로 골랐어요.
앞으로 좋은 일들이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어요.
부정적인 일들을 나타낼 때도 색깔이 있는 바구니를 골랐어요.
세브기: 죽음은 언제나 우리와 함께 있다고 생각해요.
꼭 이 병 때문만이 아니라 다른 이유로도 우리는 죽을 수 있으니까요.
남편이 어느 날, 정말 예상하지 못했던 날에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어요.
저는 이 병을 이겨낼 거라고 생각해요.
다만 제가 잘못되면 딸이 홀로 남게 되는 것이 걱정돼요.
가끔 그 생각을 하면 마음이 아파요.
세브기는 그렇게 말하며 울었다.
바란: 저는 질병을 나타내는 빨간색 책갈피를 수술용 메스라는 의미로 선택했어요.
제 삶이 허락하는 만큼 살아갈 거예요.
여러분과 함께할 수 있어서 행복해요.
최종적으로 디렉터는 집단원들의 긴장을 풀어주기 위해 의자 뺏기 놀이를 진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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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렉터의 의견 : 이번 회기에서는 파트마의 경험을 중심으로 암을 다루었습니다.
자신의 암에 대해 전혀 이야기하고 싶어 하지 않았고,
이와 관련해 강한 감정을 느끼고 있던 하시베가 스스로 암의 역할을 맡았습니다.
나눔 시간에 디렉터가 하시베에게 암 역할을 맡았던 것을 다시 이야기해주자,
하시베는 다른 집단원을 돕고 싶어서 그 역할을 맡았다고 말했습니다.
하시베의 다른 사람을 돕고 싶다는 마음에는 두 가지 모습이 함께 있었습니다.
한편으로는 자신의 문제를 직접 마주하는 것을 피하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다른 사람을 도와주면서 동시에 자신도 도움을 받고자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하시베는 파트마를 돕는 과정에서 자신의 암을 다시 마주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하시베는 파트마를 도와주고, 파트마의 경험을 통해 작업하면서
동시에 암에 대해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감정도 표현하고 있었습니다.
집단에 새로 들어온 휘스뉘 역시 자연스럽게 이 주제를 다루었습니다.
새 집단원의 자연스러운 행동이 집단의 진행을 빠르게 하는 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휘스뉘는 암의 역할을 맡아
“나는 암입니다.
커피 한 잔 마시고 갈 겁니다.
오래 머물지는 않을 겁니다.”
라고 말하며 유머를 섞어 연기했습니다.
이러한 행동은 집단에 있던 긴장을 덜어주는 역할을 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