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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도(食道)와 위(胃)의 질환과 영양
■ 식도와 위의 기능
식도는 구강(口腔)과 위를 연결하는 관으로 음식물을 이송하는 역할을 갖는다. 개와 고양이의 식도 근육은 횡문근(橫紋筋 : 사지[四肢]와 같은 근육)으로 되어 있기 때문에 근육의 질환이 식도의 이상으로 나타나는 것도 있다. 식도에 이어지는 위는 음식물을 모아서 최초의 소화를 행하는 장기이며, 펩신(단백질을 분해하는 효소)이나 염산을 분비하여 음식물의 소화를 행한다.
▷ 거대식도증(巨大食道症) (식도 확장증)
거대식도증(식도확장증)은 식도가 확장되어 음식물을 정상적으로 내려 보낼 수 없는 상태로 주 증상은 토출(吐出)이다. 원인으로는 근육이 저하되어 음식물을 삼킬 수 없는 중증(重症) 근무력증(筋無力症)이나 근육의 염증인 다발성 근염(筋炎)이며, 이 외에도 몇 가지 내분비 질환이 알려져 있지만 가장 많은 것은 특발성(特發性:원인 불명)이다.
원인이 판명된 것에 대해서는 원인 치료(그 원인을 제거하는 치료)가 행해지지만 이 경우에도 식도가 완전히 원래의 상태로 돌아가는 것은 기대하기 어렵다. 성장기의 자견에서는 성장과 더불어 자연히 수복(회복)되는 경우도 있다.
거대 식도증을 앓는 환자에게 영양상의 접근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영양소의 종류보다도 급여 방법이다. 소량 씩 몇 번에 걸쳐 나누어 급여하여 식도 내의 정체(停留)를 최소한으로 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형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는 의견도 있지만 개체에 따라서는 반대로 고형물 쪽이 원만하게 섭취 가능한 경우도 있기 때문에 상황을 보고 판단하여야 한다. 통조림 식품 등에 수분을 가해서 유동식을 만들 경우는 고 칼로리 식을 이용하면 식품의 부피를 줄일 수 있다.
급여 후는 20분이상 그 동물의 신체를 세로로 유지하여 음식물의 胃로의 이동을 돕는다. 소형견은 통 모양의 용기에 세워놓은 자세로 넣어 놓고, 대형견은 계단의 높이 차이를 이용해서 반쯤 서서 위를 향한 자세에서 식품을 먹이는 등의 방법도 가능하다.
토출(吐出)은 오연(誤嚥)성 폐렴을 야기하기 쉬우며, 식도 확장을 갖는 동물의 일반적인 사망원인이 되고 있다. 오연성 폐렴이란 섭취한 음식물 등이 폐로 연결되는 기관(氣管)으로 들어가서 일어나는 폐렴이며, 이 점을 사육주에게 인식시키는 것은 가정에서의 식사 관리를 행할 때 매우 중요하다.
▷ 위염(胃炎)
위염은 위에 염증이 생긴 상태를 가리키는 용어로 증상으로는 급성 및 만성 구토가 보인다. 위궤양을 형성하여 출혈을 수반하는 경우는 토혈(吐血)이나 흑색 변, 빈혈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위에서는 음식물을 소화시키기 위해서 산성인 위산이 분비되고 있다. 이 위산 분비를 억제하는 제산제(制酸劑) 등 공통으로 사용하는 약물도 적지 않지만 원인에 따라서 치료법은 제각각이다.
나선균의 일종인 헤리코박터에 의해 일어나는 헤리코박터성 위염은 항균약으로 제균한다. 사람에게서 보이는 피로리균(H. pylori : 헤리코박터의 일종)은 위암의 원인으로 알려져 있지만 개나 고양이에서 헤리코박터가 위암의 원인이 된다고 하는 증거는 지금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후술하는 염증성 장질환(IBD) 증상의 하나로 위염이 발생한 경우는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에 의한 면역 억제 요법(환자의 면역을 저하시키는 치료법)이 필요하다. 또, 식사요법은 食物 알레르기 치료법에 준해서 행한다.
역류성(逆流性) 위염(담즙 구토 증후군)은 담즙이 胃로 역류하여 위 점막이 상해를 받아 일어나는 위염으로 이른 아침 식전(食前)의 구토가 특징적이다. 공복(空腹) 시간이 길어지면 위의 운동이 저하되어 담즙의 역류가 일어나기 쉬워지는 것이 원인의 하나라고 여겨지고 있다. 최후의 식사를 자기 전에 투여하거나 하여 적극적으로 위를 운동시키도록 지도하는 것이 유효하다.
원인에 관계없이 구토를 계속할 때에는 무리하게 식품을 투여하는 것은 피하고 어느 정도 증상이 조절되고 나서 경구 투여를 개시한다. 필요에 따라서 저지방식, 유동식 등을 선택한다.
장(腸)의 질환과 영양
■ 소장과 대장의 기능
소장은 위에서 흘러 들어온 음식물의 소화, 흡수를 행하는 장기로 십이지장(十二指腸), 공장(空腸), 회장(回腸)으로 구성된다. 췌장에서 만들어진 췌액(소화효소를 포함)은 소장 내로 흘러 들어 음식물의 소화를 촉진한다. 또, 간장으로부터 담관(膽管)을 통해 흘러 들어온 담즙은 지질의 흡수에 관여하며, 지용성 비타민의 흡수를 돕는 기능도 있다. 게다가 수분의 흡수도 대부분은 소장에서 이루어진다.
소장에 연결된 대장은 약간 굵고 짧은 장관(腸管)으로 결장(結腸:대장의 대부분을 점함)과 항문으로 연결되는 직장(直腸), 결장 입구 부근에서 갈림길을 만들어 막혀있는 맹장(盲腸)으로 구성된다. 대장은 영양소가 소화, 흡수되고 남은 잔여물 성분에서 다시 수분을 제거하여 분변을 형성하는 역할을 한다.
▷ 만성 장증(慢性 腸症 : CE)
몇 주일에 걸쳐 만성 설사(下痢)를 특징으로 하는 질환군을 만성장증(CE)이라고 총칭한다. 만성 장증에는 항균약에 반응하는 항균약 반응성 하리(ARD), 식사의 변경에 반응하는 식사 반응성 하리(FRD), 치료에 면역 억제 요법을 요하는 염증성 장질환(IBD) 등이 포함된다.
식사반응성하리(FRD)는 다시 면역반응이 관여하는 음식물 알레르기와 면역반응이 관여하지 않는 식물불내증(食物不耐症)으로 분류할 수 있다.
▷ 단백질 상실성 장증(腸症) (PLE)
소장의 융모(絨毛)에서 림프관 확장으로 알부민의 상실을 일으키는 질환군을 단백질 상실성 장증(PLE)이라고 총칭한다. 알부민은 단백질의 일종으로 혈액 중에 함유되어 혈장을 혈관 내에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림프관의 확장은 염증성 장질환(IBD), 소화기형 림프종(소화관에 발생하는 림프구의 종양) 등에 의해 야기되며, 원인불명의 경우는 특발성 림프관 확장증(협의의 림프관 확장증)으로 진단된다. 장(腸)의 림프관이 확장하면 알부민이 그곳에서 장 속으로 흘러나가기 때문에 혈액 검사에서 저 알부민 혈증이 보이며, 혈장이 흘러나가서 복수(腹水:복강 내에 액체가 고임)가 보이는 경우도 있다.
▷ 소장 내 세균 과잉 증식 (SIBO) / 항균약 반응성 하리 (ARD)
소장 내에서 세균이 과잉으로 증식한 상태를 소장내 세균 과잉증식(SIBO)이라고 부르며, 설사의 원인이 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러나 건강한 개의 소장에서는 평상시에도 사람에 비해 다소 많은 세균이 존재한다는 보고가 있기 때문에 어느 수준부터가 SIBO인가를 감별하는 것이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최근에 이 용어는 그다지 사용되지 않으며, 대신에 항균요법에 대한 반응을 지표로 한 항균약 반응성 하리(ARD)라는 용어가 사용되게 되었다.
ARD(혹은 SIBO)는 항균약으로 치료하는 것이 기본이므로 특정 식사 요법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소장에서 소화하기 쉬운 당질(탄수화물)을 많이 함유한 식사가 적합하다는 의견이 있다.
▷ 식사 반응성 하리 (FRD)
만성 설사 중 식사 내용물의 변경에 의해서 증상이 개선되는 질환의 총칭이며, 음식물 알레르기나 식물불내증(食物不耐症)에 의한 하리도 포함된다. 이들은 적절하게 대응하면 식사의 변경만으로 개선되기 때문에 시간이 허용되면 다양한 식품에 대한 반응을 조사해 보는 것이 유용하다. 치료의 기본은 식품의 변경이며, 저 알레르기식이나 수제식이 유효한 경우도 있다.
만성적인 대장성(大腸性)하리를 나타내는 경우 개체에 따라서는 식물섬유에 대해 반응하는 것도 있으며, 이것은 식물섬유 반응성 하리라고 불리고 있다. 그러므로 대장성하리를 나타내는 경우의 식사요법에 있어서 섬유소의 첨가도 한 방편이 된다.
▷ 글루텐 감수성 장질환 (GSE)
글루텐(맥류[麥類]에 포함된 단백질의 일종)에 대한 불내성(不耐性)으로 아이리쉬 세터 같은 특정 혈통(血統)에서 보인다. GSE는 글루텐에 이상반응을 나타내는 사람의 셀리악병(celiac disease)과 유사하지만 다른 점도 있으며, 질병의 원인은 완전히 해명되지 않았다. 증상은 만성 설사나 성장 지연이며, 성장과 더불어 내성이 생긴다.
치료로는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은 식품을 투여한다. 곡류 중에서 쌀과 옥수수 등은 글루텐을 함유하지 않으며, 소맥이나 대맥, 라이맥 등의 맥류는 글루텐을 함유하고 있다. 소맥을 원료로 한 빵 등도 투여해서는 안 된다.
▷ 염증성 장질환(IBD)
원인불명의 장염으로 심각한 구토, 설사를 주 증상으로 하는 만성 질환이 있다. 이와 관련하여 『염증성 장염[腸炎]』이라고 부르는 것은 잘못이다.
이 질환은 소화관 점막에 백혈구가 모여있는 것이 특징이며, 조직학적으로는 백혈구의 일종인 림프구와 형질세포가 모여있는 림프구性 형질세포성 장염, 동일한 백혈구의 일종인 호산구(好酸球)가 모여있는 호산구성 장염 등 몇 개의 유형으로 분류된다(단, 최근 림프구성 형질세포성 장염의 임상적 의의에 대해서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차적인 림프관 확장을 일으킨 경우는 혈액 중의 알부민이 장으로 흘러나와 저 알부민 혈증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진단에는 병리조직검사가 필수이며, 조직 채취를 위해서 내시경 검사 또는 시험 개복(開腹)이 행해진다.
상세한 원인은 불명확하지만 면역학적인 반응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고 있으며, 장점막의 투과성이 항진된 상태이며 소화관 내의 미생물이나 식품 성분이 알레르겐(항원)으로 되어 발병한다고 추측된다.
치료에는 면역 억제 요법이 필요하며, 프레드니솔론(prednisolone)이나 시클로스포린(ciclosporin)이 이용된다. 또, 미생물 항원에 대한 항균약 요법이나 식물 항원에 대한 식사 요법이 병행되어 실시된다.
식사 요법은 食物 알레르기의 치료법에 준한 형태로 행하며, 새로운 단백질이나 가수분해 단백질 등을 이용한 저 알레르기식이 이용된다.
새로운 단백질을 이용한 식사요법에서 희생(犧牲) 단백질의 사용을 추천하는 의견도 있다. 이것은 초기 치료 중에 최초의 새로운 단백질食을 사용하여 염증이 안정되면 다른 새로운 단백질식으로 변경하는 방법이다. 초기 치료 중에는 장관의 투과성이 항진되어 있기 때문에 최초로 투여한 새로운 단백질에 대한 과민성이 생기기 쉬울 가능성이 있다. 여기서 최초의 단백질을 한 번 쓰고 버리는 말(희생)로 해서 2단계에서 새로운 단백질식을 급여하는 방법이다. 어디까지나 이론적인 것이며, 임상적인 유용성에 대해서는 보다 연구가 필요하다. 또, 가수분해 단백질을 이용한 경우에는 이론상으로도 필요 없다고 생각된다.
▷ 특발성 림프관 확장증
장 융모(腸絨毛)의 림프관 확장증에 의한 단백질 상실성 장증(腸症)의 하나이며, 혈액 검사에서는 알부민의 수치가 현저하게 저하되어 있다. 내시경 또는 개복 수술에 의한 소장의 병리 조직검사로 진단한다.
이 질환에서는 설사를 일으키지 않고 복수(腹水)만이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 원인은 불명이며, 치료의 중심은 증상을 완화시키는 것을 목적으로 한 대증요법(對症療法)으로서 식사요법이 있다. 단백질의 누출은 체내에 유지되는 단백질의 소모를 가져오고, 림프관의 확장은 지방의 흡수를 저해한다. 그러므로 고품질의 단백질원을 함유한 저지방식이 추천된다.
지방원(脂肪源)으로서 중쇄지방산 트리글리세라이드(MCT)의 사용이 추천되는 경우도 있지만 임상적인 유용성의 유무에 대한 명확한 증거는 없다.
▷ 과민성 장증후군 (IBS)
대장성(大腸性)의 설사나 점액변, 적색의 혈변, 복명(腹鳴), 구토 등을 주 특징으로 하는 개의 질환이며, 임상검사에서 이상을 나타내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사람의 과민성 장증후군(IBS)과의 공통점이 지적되어 온 것과 마찬가지로 정신적인 원인에 의한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긴장하기 쉬운 개에게 많으며, 진단은 제외(除外)진단(다른 가능성이 있는 질환은 아닌 것을 확인하는 것에 의한 진단)밖에 없다. 사육환경이나 발병시의 상황을 상세하게 들어보고 발병의 방아쇠가 될만한 원인을 환경에서 제거하는 것이 치료의 기본이다. 보조적으로 약물요법을 행하는 경우도 있다. 식사요법으로 고섬유식이 유효한 사례도 보고되어 있으므로 시도해 볼 가치가 있다.
▷ 거대 결장증 (메가코론 : megacolon)
고양이에게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 결장의 운동기능이 현저하게 손상되어 크게 확장된 상태로 된다. 원인은 유전적인 신경절(神經節)세포의 결손이나 골반 골절(骨折)에 의한 관강(管腔) 협착(狹窄), 자율신경 장해 등이 알려져 있으며, 대개는 특발성(원인불명)이다.
심각한 만성 변비가 특징이며, 촉진(觸診)하면 복강 내에 큰 분괴(糞塊)를 느낄 수 있다. 약물요법이 행해지는 경우도 있지만 효과는 불충분하며, 관리가 곤란한 증상에서는 외과적인 결장의 절제가 권장된다.
일반적인 변비에서는 식품 중 섬유소의 증량이 유효한 경우가 있지만 메카코론의 증상에서 분괴(糞塊)의 부피를 키우는 것은 증상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는 고지방의 에너지 밀도가 높은 식품을 소량 투여하는 쪽이 결장의 부담을 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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