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지자체최초 민족역사주제로 러시아•;중국과 MOU 체결
송 군수 등 5박6일 방문중 미산市에 기념비 건립하기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 분출된 중국의 ‘반한 감정’은 무척 매서웠다. 중국내 최대 조선족 거주지인 옌볜(연변)성 옌지(연길)시에서 조차 반한시위가 열리고 호텔 한국어 방송은 차단됐다. 하지만 사드로 인한 중국인들의 분노는 ‘항일’이라는 공통된 역사 앞에 서자 ‘우애와 협력’으로 바뀌었다. 진천군(군수 송기섭)의 역사외교가 값진 성과를 거뒀다. 진천군의 노력으로 기념비 하나 없이 옥수밭으로 변해버린 중국 미산시 한흥동에 기념비가 세워지고 러시아 우수리스크시 소재 이상설 선생 유허지가 체계적으로 관리될 단초가 열렸다.지난 6일 진천군은 보재 이상설 선생 순국 100주년을 맞아 전국 기초자치단체 최초로 5박 6일동안 역사 외교 교류사업에 나섰다. 방문지는 러시아 블라디보스톡시와 우수리스크 시, 중국의 미산(밀산)시와 옌지(연길)시였다. 역사외교 방문단은 송기섭 군수를 필두로 김상봉 군의원, 장주식 진천문화원장, 이상래 이상설기념사업회장 등 20여명으로 구성됐다.방문지는 모두 이상설 선생이 항일 독립투쟁을 전개했던 유적이 있는 곳으로 선정됐다. 방문단이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특. 이곳은 이상설 선생이 독립운동가 최재형과 함께 권업회를 조직하고 권업신문을 발간했던 곳이다. 방문단은 블라디보스특 시내에 있는 옛 신한촌 기념비를 찾아 헌화하고 선조들의 정신을 기렸다. 헌화를 마친 방문단은
러시아 블라디보스톡 총영사관을 방문해 이석배 총영사를 면담했다.
진천군 방문단은 두 번째로 러시아 우수리스크시를 방문했다. 이곳에서 첫 번째 성과가 나왔다. 송기섭 군수와 코르지 에브게니이프 에브게니에비츠 우스리스크 시장은 양 도시간의 우호 교류 협약에 관한 내용을 담은 문서에 서명했다. 양 도시가 서로의 관심사항에 대해 논의하고 ‘합의 의사록’ 형식으로 문서를 작성하고 서명한 것이다. 이 자리에서 송기섭 군수는 이상설 선생에 대한 우수리스크 시의 관심을 요청했다. 또 현지 우수리스크 방송과 인터뷰를 통해 이상설 선생에 대한 추모의 마음을 전했다. 러시아 현지에서 보재 이상설 선생의 업적에 대해 높게 평가하지만 블라디보스특 출신의 최재형 선생에 가려진 것도 사실이다. 이에 진천군 방문단은 현지 고려인단체와 면담하고 이상설 선생 유허지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진천군 방문단은 이상설 선생의 유해가 뿌려진 수이푼 강가에 세워진 이상설 선생 유허지를 찾아 참배했다. 참배는 유학자이자 성균관장을 지냈던 이상설 선생을 기려 송기섭 군수가 초헌관을 맡아 유교형식으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서 이연우 이상설선생추모사업회 부회장은 “보재 이상설 선생은 1914년 세워진 대한광복군정부 정통령을 지냈다. 지금으로 말하자면 대통령인데 그에 준 하는 예를 갖추기 위해 절 4배를 올리도록 하자”고 제안했다.
미산시 인민정부, 극진한 환대
진천군 방문단은 방문 3일째를 맞아 중국으로 이동했다. 육로를 따라 수분화 국경을 넘어 중국 헤이룽장성 미산시(시장 가오 운 루)로 넘어갔다. 미산시는 알려진대로 항일무장독립투쟁의 전초기지였다. 이상설 선생이 세운 한인 최초의 무장투쟁 기지촌인 한흥동과 도산 안창호 선생이 중심이 된 신민회의 ‘십리와’ 무장투쟁 기지촌이 건설된 곳이다. 진천군 방문단은 이곳에서 극진한 환대를 받았다. 미산시 인민정부 김성근 부시장은 직접 고속도로 진출입구까지 나와 진천군 방문단을 맞았다. 떠날 때도 마찬가지였다.미산시 인민정부는 방문단이 머물고 있는 동안 시 영빈관 등에서 총 5회의 조찬과 만찬을 대접했다. 방문단은 이곳에서 한흥동 기지촌, 십리와 항일투쟁기념비, 서일장군 항일투쟁 기념비를 둘러봤다. 조선족 마을인 해방신촌을 방문하고 이곳 노인회가 준비한 환영공연을 관람했다.모든 일정에는 조선족 출신인 맹고군 전 미산시 부시장과 김성근 부시장이 함께 했다. 진천군 방문단은 이곳 미산시에서 최대의 성과를 끌어냈다.바로 한인 최초의 무장독립투쟁 기지인 미산시 한흥동에 기념비를 세우기로 한 것. 송기섭 군수와 김성근 미산시 부시장, 맹고군 전 부시장은 한흥동에 ‘미산시 인민정부’ 명의로 기념비를 세우기로 구두 합의했다.중앙정부도 하지 못한 놀라운 결과였지만 우여곡절도 있었다. 최근 불거진 사드배치 결정 여파로 중국내 반한 감정은 극에 달했다. 관영 CCTV에는 연일 한국의 사드배치 관련 소식이 톱뉴스로 배치됐다. 간간이 한국 내 민간단체의 사드 배치 반대 시위도 소개됐지만 전반적인 분위기는 반한을 자극하는 내용이 대부분이었다. 호텔 내 한국어 방송은 모두 차단됐고 조선족 최대 거주지인 옌볜(연변)성 옌지(연길)시에는 최대 4만명이 모이는 반한 집회가 예정되기도 했다.조선족 출신인 맹고군 미산시 전 부시장도 “어느 나라가 자기 코 앞에 중대한 침략 무기가 등장하는데 가만이 있겠냐”며 사드에 대한 불쾌감을 드러냈다.하지만 이런 것도 ‘항일’이라는 공통의 역사앞에선 장애물이 되지 못했다. 맹고군 전 부시장은 “역사를 잃은 민족은 미래가 없다. 미산 조선족과 이상설 선생의 항일투쟁 역사는 조선족만의 역사가 아니라 중국의 역사이기도 하다”며 “함께 역사를 기리고 계승하자”고 말했다.전국 기초자치단체 중 최초로 역사민족외교에 나선 진천군. 중앙정부조차 방치한 독립 투사들의 발자취를 찾아 나선 노력 끝에 사드 역풍을 뚫고 한흥동 기념비 건립이라는 작지만 소중한 결실을 맺었다.
첫댓글 밀산시정부와 맹고군 부시장님 께 감사의 말씀올림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