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소개 ▄
최고의 고통과 최고의 희망을 향해 동시에 나아가는 것 _ Nietzsche
<계간 파란> 9호(2018년 봄여름 합본호) ‘시’가 2018년 7월 31일, ‘(주)함께하는출판그룹파란’에서 발간되었다.
이번에 발간하는 <계간 파란> 9호의 이슈(issue)는 ‘시’로, 강연호, 고찬규, 권정일, 권주열, 김건영, 김경후, 김광섭, 김남호, 김병호, 김성철, 김승일, 김언, 김유자, 김정웅, 김지혜, 김참, 김하늘, 김학중, 김행숙, 김현, 김혜순, 김호성, 나희덕, 남길순, 노춘기, 박송이, 박순원, 박용진, 박춘희, 박판식, 서광일, 서동균, 석민재, 신동옥, 신영배, 오석균, 오은, 유지소, 윤은성, 이근화, 이난희, 이범근, 이병국, 이설야, 이수명, 이순현, 이영광, 이영옥, 이영주, 이원, 이제니, 이태선, 이현승, 장석원, 장철문, 전윤호, 전형철, 정다운, 정숙자, 정우신, 정창준, 주영중, 채상우, 최서진, 최정례, 한용국, 홍신선, 황봉구 등 현재 한국 시단에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는 시인 68명의 신작 2편과 기발표작 2편씩을 실었다.
권두 에세이 ▄
시는, 당연한 말이겠지만, 그것 자체로 스스로를 창조하려는 상태다. 익숙한 말로 적자면 따라서 시는 늘 미완이며 영원한 미래다. 저 밤하늘의 성좌들이 헤아릴 수 없는 시공간을 건너 이제야 지금-여기에 다다른 소멸한 별 무리의 잔흔이라면 시는 정확히 그 반대다. 시는 미래의 흔적으로서 자신을 창조하고 폐기한다. 그래서 시는 현재를 ‘고통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그 ‘고통함’은 얼마나 위대한가. 니체는 다음과 같이 묻고 답했다. “무엇이 영웅적으로 만드는가?―최고의 고통과 최고의 희망을 향해 동시에 나아가는 것.” 나는 이 에피그램을 이렇게 다시 적는다. ‘고통’과 ‘희망’은 서로를 맞바라보고 있는 짝패가 아니라, ‘고통’은 더 깊은 ‘고통’에 의해 갱신되고 ‘희망’은 또 다른 ‘희망’에 의해 개진되는 동시적 사태라고 말이다. 시는 단순하게도 ‘고통’을 부정함으로써 ‘희망’을 창안하거나 ‘희망’을 몰수함으로써 ‘고통’을 획득하는 것이 아니다. 그 둘은 함께다. 그리하여 마침내 시는 자기 안의 ‘미래의 흔적’들까지 소지(燒紙)한다. 그래서 시는 불멸에 이른다. 덧붙이자면 시인들께 신작 두 편과 더불어 기발표작 두 편을 함께 부탁했는데, 기발표작들의 키워드로 ‘삶, 죽음, 사랑’을 제시했다. 언뜻 보자면 ‘삶, 죽음, 사랑’은 소재적 측면에서 모든 시의 밑바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이 키워드들은 실은 아무런 의미도 없는 것일 수 있다. 그러나 근래 들어 한국시에 수시로 개입하는 ‘죽음’은 무언가 심상치 않은 징후임에 분명하다. 이제 한국시에서 ‘죽음’은 자신을 부정하거나 장치로 기능함으로써 ‘삶’을 긍정하지 않는다. 또한 ‘삶’과 별개의 것으로 신화화되지도 않는다. 시인들은 이미 ‘삶’과 ‘죽음’을 동시에 끌어안고 ‘최고의 사랑’을 가동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계간 파란 발행인 채상우
차례 ▄
002 essay 채상우 최고의 고통과 최고의 희망을 향해
poem
014 강연호 저녁 깊은 밤 외 3편
023 고찬규 나비 외 3편
032 권정일 파라다이스에서 만나요 외 3편
041 권주열 청취 외 3편
047 김건영 그을음 작목반 외 3편
059 김경후 폐허의 부하 외 3편
066 김광섭 애도의 시대 외 3편
077 김남호 빚다 외 3편
084 김병호 스무고개 외 3편
092 김성철 어쩌자고 외 3편
100 김승일 희망은 빼앗고 절망만을 주는 새끼는 개좆같은 새끼예요 외 3편
112 김언 종소리 외 3편
122 김유자 수영장 외 3편
131 김정웅 저주 외 3편
142 김지혜 섬망 외 3편
150 김참 공명 외 3편
157 김하늘 어차피 실패인 사랑 외 3편
166 김학중 원 외 3편
176 김행숙 이 세계 외 3편
185 김현 미래를 가르쳐 드립니다 외 3편
206 김혜순 원피스 자랑 외 3편
222 김호성 성찰하는 자 외 3편
230 나희덕 주름들 외 3편
239 남길순 개껌을 씹는 이유 외 3편
248 노춘기 골드버그 장치 외 3편
257 박송이 엄마 이제 그만 가 외 3편
267 박순원 리듬 리듬 외 3편
275 박용진 머리 외 3편
285 박춘희 감정의 바깥 1 외 3편
292 박판식 체크 메이트 외 3편
302 서광일 아빠는 나비 외 3편
311 서동균 계단 외 3편
319 석민재 달팽이껍데기 외 3편
328 신동옥 마샤와 곰 외 3편
342 신영배 물꽃뱀상자 외 3편
350 오석균 휴대폰 부고 외 3편
358 오은 사진의 다음 표정 외 3편
369 유지소 이미 오래전에 죽은 귀신고래처럼 외 3편
379 윤은성 사각의 피 외 3편
389 이근화 화이트 외 3편
398 이난희 라떼파파의 시간 외 3편
408 이범근 소화아동병원 외 3편
417 이병국 블루독 외 3편
425 이설야 백색 외 3편
433 이수명 이 노을 외 3편
441 이순현 햇빛 속으로 외 3편
450 이영광 심문 외 3편
459 이영옥 원목 식탁 외 3편
467 이영주 축구 동호회 외 3편
475 이원 잊을 만하면, 어머니 목소리 외 3편
485 이제니 여기에 그리고 저기에 외 3편
497 이태선 풍뎅이에게 기도를 외 3편
508 이현승 지나친 사람 외 3편
517 장석원 몽혼(夢魂) 외 3편
525 장철문 첫 개구리 소리를 들었다 외 3편
531 전윤호 세상의 모든 연애 외 3편
538 전형철 국외(局外) 외 3편
546 정다운 익힘 외 3편
558 정숙자 극지行 외 3편
567 정우신 열심히들 산다 외 3편
578 정창준 연대 없는 아침 외 3편
588 주영중 손의 춤 외 3편
598 채상우 공원에 앉아 있는데… 외 3편
603 최서진 비의 순서 외 3편
611 최정례 여름을 지나는 열세 가지 소리 외 3편
621 한용국 고백의 형식 1 외 3편
630 홍신선 술래잡기 외 3편
637 황봉구 밤에 다가오는 소리 외 3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