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강 서예도구 文房四友에 대하여
서예에 필요한 용구와 재료들이다. 서예에 필요한 용구와 재료는 여러 가지인데, 그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문방사우(文房四友)로 일컫는 먹, 벼루, 붓, 종이 이다. 문방사우는 문인과 묵객들에게 보배롭게 여겨져 문방사보(文房四寶)로 불리기도 했다.
1. 먹
서예가 흑백예술이란 점에서 먹은 종이의 백과 겨루며 불멸의 광채를 낸다.
1) 먹의 종류
(1) 석묵(石墨) - 기록에 보면 중국의 축양산에 묵산(墨山)이란 곳이 있었는데 산석이 모두 먹과 같았다고 한다. 송 시대의 묵경(墨經)에 보면 “옛날에 석묵과 송연묵을 사용하였는데 석묵은 진위(晉魏)시대 이후에는 전하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청조 말에 갑골편이 많이 출토 되었는데 갑골상(甲骨上)에서 주서(朱書)와 먹의 흔적이 발견 되었다. 이 때 사용한 먹은 석묵으로 추정된다. 이것으로 은나라 시대에 이미 먹이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고, 또 묵색의 내구성을 가히 짐작하게 되었다.
(2) 송연묵(松煙墨) - 소나무를 태워서 그을음을 받아 사슴, 노루, 소, 말의 아교와 배합하고, 거기에다 사향, 주사(朱砂), 향료 등을 섞어서 만든다. 송연묵은 아교가 적은 편이고 광채도 덜 나며 묵색이 깊이가 있다. 또 오랜 세월이 지나면 청흑색을 띤다.
(3) 유연묵(油煙墨) - 식물의 씨에서 얻은 기름을 태워 그을음을 받아 만드는데 옛날 조정에 바치던 고급 묵이다. 동유가 많이 쓰여졌다고 한다. 요즈음에는 양연이라는 카본블랙을 많이 쓰며, 경유와 중유를 쓰기도 하는데 그 특징은 순흑색이며 광택이 나고 아교질이 많은 편이다. 지금은 거의 양연묵을 쓴다.
(4) 유송묵(油松墨) - 송연과 유연을 혼합해서 만들며 아교질이 적은 편이고 광택이 있다.
2) 먹의 선택과 사용
먹은 재료나 만드는 시기에 따라 커다란 차이가 생긴다. 아무리 좋은 재료를 써도 한냉기를 만들지 않으면 광택이나 묵색 또는 내구성에 큰 문제가 생긴다. 먹은 입자가 가늘고 가벼우면서도 단단해야 한다.
또 먹색이 순수하고 광택이 있어야 하는데 이러한 좋은 조건을 가지기란 매우 어렵다. 두들겨서 소리가 맑고 똑같은 크기라면 가벼운 것을 고르는데 그런 것은 순수하고 질이 좋은 그을음으로 만든 것으로서 입자가 가늘고 고운 먹임을 뜻한다. 또 색으로 볼 때 먹을 갈다가 말려서 본 면이 윤기가 있어야 한다. 그렇지 못한 것은 탁하거나 걸어서 사용할 수 없다.
특히 먹을 갈때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미끄러지듯 갈리고 끈기가 있는 것이 좋다. 먹은 직사광선을 피하고 습한 곳에 두지 않아야 한다.
2. 벼루
1) 벼루의 종류
14세기의 벼루로 장생문일월연(長生紋日月硯), 15세기의 벼루로 매죽동천연(梅竹洞千硯), 16세기의 벼루로 심지연(心池硯), 조선 중기의 벼루로 구엽연(九葉硯),팔괘연(八卦硯) 조선후기의 벼루로 태극연(太極硯), 신선탄금연(神仙彈琴硯), 국국연(菊國硯),은입사작호문자석연(銀入絲鵲虎紋紫石硯) 등이 있다. 현존하는 최고의 벼루는 1975년에 호북성(湖北省)에서 죽간과 함께 발굴된 것으로서 진시황 때의 것으로서 추정된다.
대표적인 벼루로는 중국의 단계연(端溪硯)과 흡주연(歙州硯)이 있다. 단계연은 색상이 거의가 자색을 띠며 윤기가 있고 봉망이 고르고 고우며 먹이 부드럽게 잘 갈리고 잘 마르지 않는다. 또 하나의 특징으로 벼루에 부엉이 눈같이 생긴 안(眼)이 있다.
흡주연은 돌에 문양이 비단결같이 곱게 펼쳐져 있는데 푸른기를 띤다. 그 성능이나 가치에서 단연과 맞먹는다. 이 밖에 옥연(玉硯), 도연(陶硯), 와연(瓦硯) 따위도 있으며 우리나라 것으로 백운연, 해주연, 남포연도 좋다.
2) 벼루의 선택과 사용
벼루는 석질이 좋아야 하는데 손으로 만져 부드럽고 윤택이 있어야 한다. 흔히 입김 정도의 수분으로 먹을 갈 수 있는 정도라야 좋은 석질이라 하는데 이는 습기를 빨아 들이거나 잘 마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리고 벼루는 고우면서도 단단하여야 먹이 곱게 갈리고 잘 마르지 않아서 좋다. 석질이 좋지 않은 것으로 갈면 열이 나고 거품이 일어나며 갈린 먹도 걸다.
벼루는 깨끗하게 닦아서 갈고 쓰고 난 뒤에는 잘 닦아 두어야 한다. 좋은 벼루에 나쁜 먹을 쓰면 벼루면을 상하게 되므로 그 벼루에 걸맞는 먹을 선택하는 것도 하나의 안목일 것이다.
3. 붓
1) 붓의 종류
붓은 털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로 나타난다.
유호(柔毫)-양호와 같이 부드러운 것.
강호(强毫)-이외의 모든 것(억센 털 포함).
자호필: 산토끼털로 만든 붓으로 흑자색을 띠었다.
낭호필: 이리털로 만든 탄력있는 붓.
양호필: 양털로 만든 붓으로 지금 가장 많이 쓰인다. 양털로 만든 양호는 부드럽고 많은 변화를 구사할 수 있다.
겸호필: 두 종류 이상의 털을 섞어서 만든 붓으로 부드럽고 탄력성이 있어야 한다.
붓은 이 밖에도 말, 쥐, 족제비, 노루, 개, 고양이의 털도 사용하며 대를 잘게 쪼개어 만든 죽필(竹筆)도 있다.
2) 붓의 선택
붓에 물이나 먹을 묻혀 놓으면 원추형이 된다. 털의 끝부분이 가늘게 잘 발달되었기 때문에 털의 길이가 같아도 뾰족하게 모이는 것이다. 보통 털을 호(毫)라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털의 끝부분쯤에 갑자기 가늘어지는 부분을 가리킨다. 흔히 붓을 사용할 때 호가 없다는 표현을 하는데 이것은 그 끝 부분이 닳았거나 끊어져 나간 것을 말한다. 그러므로 붓의 생명은 호가 좋아서 붓의 끝이 뾰족하게 모여야 하고 물이나 먹이 묻혔을 때 털의 길이가 모두 같아야 한다. 원추형의 끝쪽에서 보았을 때 타원형을 이루거나 모가 있으면 붓이 꼬이거나 쪼개진다.
3) 붓의 관리
원추형의 붓은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생명력이 있고 민감하다. 풀울 먹여 놓은 붓을 처음으로 풀 때, 글씨를 쓸 때, 또는 붓을 씻을 때 마치 동물이 자기 털을 아끼는 만큼 아끼는 마음으로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호가 쉬상하고, 붓이 꼬이거나 갈라지는 수가 많다. 그 밖에 신문지나 벼루 위에 글씨를 쓰는 일은 금물이며. 필관이 쪼개지지 않도록 잘 매어 두는 것도 중요하다. 그리고 사용한 뒤에 씻은 붓은 거꾸로 매달아 두는 것이 좋다.
*초보자는 유호필을 사용하되 1-2호(필관 직경1,5Cm)가 적당하다.
*붓을 처음 구입하였을 경우에는 깨끗한 물에 담가 두었다가 굳어진 풀을 완전 히 풀어 제거한 후에 먹을 묻혀 사용하는 것이 좋다.
4. 종이
종이가 발명되기 전에는 쇠, 뼈, 돌, 나무, 헝겊 같은 것에 글씨를 썼다. 동한(東漢)의 채륜(蔡倫)이 종이를 발명함으로서 서예가 급속도로 발달하는 결정적인 실마리가 되었다.
1) 종이의 종류
먹의 번짐은 서예의 가장 중요한 요소이므로 종이는 우선 먹이 고르게 퍼져야 한다.
* 먹이 잘 번지지 않는 좋은 종이-징심당지(澄心堂紙),촉전(蜀牋), 장경지(藏經紙)고려지(高麗紙) 등.
* 먹이 잘 번지는 좋은 종이-선지 혹은 화선지
2) 종이의 선택과 보관
좋은 종이는 불순물도 없고 질감이 좋다. 종이는 우선 먹이 고루 퍼져야 하며 종이의 두께도 고려하여야 한다. 화선지가 아닌 신문지나 그 밖의 종이는 붓을 상하게 한다. 종이를 보관할 때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특히 수분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으므로 습한 곳은 피하되 그렇다고 해서 너무 건조한 곳도 나쁘다. 조금 오래 보관하려면 비닐에 싸서 밀폐 시켜두는 것이 좋다.
* 서예의 문방사우 이외에도 몇 가지 간단한 용구를 추가로 소개하면,
① 서진(문진)-종이를 고정시키기 위하여 누르는 용구.
② 모전(담요)-글씨를 쓸 때 화선지의 바닥에 놓는 용구.
③ 붓발-붓을 가지고 다닐 때 호를 보호하기 위하여 붓을 말아 다니는 용구.
④ 필산(붓걸이)-사용하던 붓을 보관하기 위하여 걸어두도록 만들어진 용구.
*붓통-붓을 거꾸로 담아 두는 통
⑤ 목상-먹을 올려 놓는 용구.
⑥ 연적-물통
영암/신세신 엮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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