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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포보은(反哺報恩)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성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봉양함을 이르는 말이다.
反 : 돌이킬 반(又/2)
哺 : 먹일 포(口/7)
報 : 갚을 보(土/9)
恩 : 은혜 은(心/6)
(유의어)
반포지효(反哺之孝)
출필고반필면(出必告反必面)
혼정신성(昏定晨省)
'어버이 살았을 제 섬길 일 다 하여라.' 조선 가사문학의 거봉 정철(鄭澈)은 부모가 살아계실 때 효도를 하지 않으면 평생 후회한다고 했다. 자식이 봉양하려 하면 이미 부모가 가고 없다고 한탄하는 것이 풍수지탄(風樹之嘆)이다.
중국에선 이십사효(二十四孝)의 이름난 효자를 기리며 성어도 많이 따른다. 인간의 첫 번째 도리로 여긴 우리나라서도 못지않다. 어머니의 음식을 먹어 치우는 아이를 묻었다는 손순매아(孫順埋兒)나, 각 지역에서 허벅지 살이나 손가락의 피를 바쳤다는 할고료친(割股療親), 단지주혈(斷指注血)의 효자 이야기가 전한다.
특이하게도 효자 이야기에 인간 아닌 까마귀가 들어가는 성어가 있다. 까마귀는 검은 색에 울음소리도 불길하다 하여 흉조(凶鳥)로 쳤다. 하지만 한쪽에는 삼족오(三足烏)라 하여 태양 속에서 산다는 세 발 가진 까마귀를 숭상했고, 새끼가 어미를 먹여 살린다고 자오(慈烏) 또는 효조(孝鳥)라 했다.
새끼가 자라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것(反哺)을 길러준 은혜를 갚는 것(報恩)이라고 봤다. 반포지효(反哺之孝)는 중국 진(晉)나라 이밀(李密)의 명문 진정표(陳情表)에 등장하는데 여기서는 우리나라 출전(出典)만 보자.
가곡원류(歌曲源流)는 청구영언(靑丘永言), 해동가요(海東歌謠)와 함께 3대 가집(歌集)에 들어간다. 조선(朝鮮) 후기(後期) 제자 안민영(安玟英)과 함께 이 책을 편찬한 박효관(朴孝寬)은 그때까지의 가곡을 총정리하고 가인의 귀감이 될 가론(歌論)을 확립했다는 평을 듣는다. 시조 13수가 전하는 중에 한 수를 보자.
그 누가 가마귀를 검고 흉하다 했는가
반포보은이 이 아니 아름다운가
사람이 저 새만 못함을 못내 슬퍼하노라.
1908년 개화기에 안국선(安國善)은 신소설 금수회의록(禽獸會議錄)의 제일 첫머리에 까마귀를 등장시킨다. 먹을 것을 물고 돌아와서 어버이를 기르며 효성을 극진히 하여 망극한 은혜를 갚는 자신들에 비해 만물 으뜸이라 하는 인간들은 하는 행실이 비리 투성이라 질타한다.
오늘날 효(孝)는 너무나 당연한 것이라 강요할 필요도 없고, 부모와 함께 하는 가정도 드물어 점차 퇴색되는 실정이다. 그래서는 아니겠지만 재산문제 등으로 부모를 학대하는 일도 종종 벌어진다. 효(孝)의 실천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어버이들은 자식이 마음을 편하게 해 주고 수시로 안부를 묻는다면 효를 실천하는 것으로 만족한다.
반포보은(反哺報恩)을 배우자
얼마 전 자주 왕래하는 지인의 집에서의 일이다. 그 집에는 개를 여러 마리 기르고 있었는데 그 중 흰색 개 한 마리가 보름 전에 새기를 낳았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어미의 젖이 부풀어 올라 있었고, 토실토실한 강아지들이 어미 개를 졸졸 따라 다니며 서로 자기가 먼저 젖을 먹으려고 발버둥을 치며 앞을 다투어 어미 뒤를 졸졸 따라다니고 있었다.
한 없이 귀엽고 포근한 모습이었다. 끝내 젖을 다 먹은 강아지들은 끙끙대며 서성이다가 볼일을 보려 하는데 그 것을 보고 있던 어미는 자기 새끼의 똥오줌을 혀로 핥아 먹고 있었다. 그리고 새끼가 위험한 곳으로 가려고 하면 입으로 물어다 안전한 곳으로 옮겨 놓았다.
참으로 오묘하고 신비한 모습이었다. 그 모습을 보며 가축도 저렇게 자기 새끼의 배설물을 먹어가며 새끼를 키우는데 사람인 우리는 과연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마음 한 곳에 찡 한 감동이 와 닿았다. 또한 모든 새들은 알을 낳아 품어 깨어난 새끼를 부지런히 먹이를 물어다 키우고 언제라도 자기 새끼에게 위험한 일이 생기면 안절부절 못하며 자기 둥지 주위를 맴돌며 새끼를 보호한다.
한편 한국이나 중국 사람들은 까마귀를 흉조(凶鳥)로 여기고 울음소리는 죽음의 상징으로 여기기도 했다. 즉 아침에 울면 아이가, 낮에 울면 젊은이가, 오후에 울면 늙은이가 죽을 징조며 한밤에 울면 살인이 날 징조라고 했다.
이렇게 우리가 흉조로 알고 있는 까마귀는 어려서 새끼 때에는 어미가 물어다 주는 먹이를 먹고 자라지만, 그 어미는 얼마 지나지 않아 눈이 멀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다 자란 새끼 까마귀는 오히려 그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어 목숨을 연명하며 살아간다고 한다.
그래서 명나라 때에 이시진의 '본초강목'에도 새끼가 어미를 먹여 살리는 데는 까마귀만한 놈도 없으므로 까마귀는 인자하다고 표현한 기록도 전해진다. 곧 까마귀의 되먹이는 습성에서 '반포(反哺)'라는 말이 나왔으며 이는 지극한 효도를 의미하여서 이런 까마귀 효도를 일컬어 '반포보은' 또는 '반포지효'라고 했다는 말이 전해진다.
요즘 우리나라에도 평균 수명이 늘다보니 노인 문제가 심각해졌다. 모두들 부모 모시기를 힘들어 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 원인으로는 현대인들은 이미 자랄 때 부모 공양법은 배우지 못하고 다른 사람에게 대접받는 일만 배우게 되어 아이가 어른이 되어도 부모 봉양을 하지 않는 경우가 반복되다 보니 자기 자신만을 알게 되어 결국에는 부모를 업신여기게 되는 것을 우리는 흔하게 보고 느끼고 있다.
그동안 우리의 부모님들은 노후보장이나 연금보험도 들지 못하고 오직 자식 잘 가르치려는 마음 하나로 전 재산을 팔아 뒷바라지하여 자식이 가문의 영광이며 우리 집 기둥이라며 가슴 설레면서 키웠지만, 그 기둥은 오히려 부모가 자식을 출세시키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당연하게 대접만 받으려 한다. 그래서 결국에는 부모를 버리거나 배반하기도 한다.
이렇게 한집안에 여러 명의 자식 중 장남이나 싹수가 보이는 자식을 집중적으로 공부시켜 먹고 살만하게 만들면 그 자식이 온 집안 식구를 먹여 살린다는 생각으로 집중적으로 투자하지만, 그렇게 성공한 그 자식은 자기 스스로 성공을 했다며 거드름만 떨게 된다. 그러니 오히려 못 가르치고 일만 시켰던 자식이 노후에는 부모를 모시는 경우도 비일비재한 것이다.
누구나 경험하는 일이지만 자식을 키워보면 부모님의 고마움을 알게 된다. 하지만 성공한 자식일수록 바쁘다는 핑계로 어른을 찾아뵙는 일을 잊어버리고, 세월이 지날수록 많은 사람들이 부모의 고마움보다는 경제적인 능력과 재물에만 신경을 쓰고 오히려 어버이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것이 흔한 일이다.
그러나 우리의 부모님들은 쉬지도 안고 먹을 것을 아끼며 눈물로 아롱진 험난한 인생의 고비를 오직 자식 잘되기만을 바라보며 살아오셨으니, 이제는 자식들이 그 높고 큰 은혜에 대하여 반드시 보은해야 할 때가 된 것이다.
이제 5월은 가정의 달이다. 까마귀도 커서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 날라 자신을 키운 어미에게 보답한다고 하는데, 하물며 사람이 그만도 못하다는 말을 들어서야 어찌 온전하다 할 수 있을 것인가? 그러니 이제부터라도 부모님이 생전에 계시면 진심으로 봉양하고, 혹여 돌아가셨으면 묘소를 자주 참배하여, 자식 된 도리를 현실로 실천하여 최소한의 인간적 보은이 생활로 이어지기를 따뜻한 가슴으로 희망한다.
까마귀의 어미사랑
5월 8일은 어버이날이다. 낳고 길러주신 어버이 은혜는 하늘 아래에서 가장 크고 위대한 것이지만, 우리는 평소에 잊고 산다. 어버이날 감사의 뜻으로 부모님께 카네이션을 달아드리는 풍습은 미국에서 유래되었다.
사순절 첫 날부터 넷째 주 일요일에 걸쳐 어버이의 영혼에 감사하기 위해 교회를 찾는 영국과 그리스의 풍습과 1910년경 미국의 한 여성이 어머니를 추모하기 위해 교회에서 흰 카네이션을 교인들에게 나누어 준 일에서 유래되었다고 한다.
1914년 미국 제28대 대통령 토머스 우드로 윌슨이 5월의 둘째 주 일요일을 어머니의 날로 정하면서부터 정식 기념일이 된 이후 지금까지도 미국에서는 5월 둘째 주 일요일에 어머니가 생존한 사람은 빨간 카네이션을, 어머니가 사망한 사람은 흰 카네이션을 가슴에 달며, 가정에서는 자녀들이 어머니에게 선물을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어버이날은 1956년 지정된 '어머니 날'이 시초다. 그 뒤 '아버지의 날'이 거론됐고 1973년 제정, 공포된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을 통해 '어버이날'로 개칭되었다.
어버이에 대한 효성은 흔히 중국을 예로 많이 든다. 옛날 중국의 왕상은 효성이 지극하였는데, 추운 겨울 어머니가 앓으면서 잉어가 먹고 싶다고 하였다. 그래서 왕상은 얼음 위에 옷을 벗고 누워 체온으로 얼음을 녹여 잉어를 잡으려고 했더니, 두 마리 잉어가 뛰어 올랐다고 한다.
중국 삼국시대 맹종은 한겨울 노환의 어머니가 죽순을 먹고 싶다고 하기에 눈 쌓인 대숲에서 슬피 울며 탄식하니, 그 눈물이 떨어진 곳에 죽순이 돋아 나왔다고 한다. 또 칠순의 나이에도 색동저고리를 입고 재롱을 부리며 부모님을 즐겁게 했다는 효자 노래자의 이야기가 전해온다.
우리 선조들은 어떠한가. 한국은 중국 이상으로 효자 효녀들이 많이 살았다. 신라 시대 손순(孫順)은 집안이 가난하여 남의 집 머슴살이를 하면서 어머님을 봉양했다. 또 신라시대 상덕(尙德)은 흉년이 들어 먹을 것이 없는 기근에 부모님을 봉양하기 위하여 자기 넓적다리 살을 베어 바쳤다. 또 부모님의 몸에 종기가 생기면 입으로 독을 빨아내는 효자였다.
사람들은 까마귀를 흉조라 하여 꺼려한다. 그러나 까마귀는 반포보은(反哺報恩)의 갸륵한 심성을 지니고 있다. 까마귀는 어미가 늙으면, 어릴적에 어미새가 제게 먹이를 물어다 주었듯이 반대로 어미에게 먹이르 물어다 은혜에 보답한다. 미물인 까마귀도 하물며 이럴진대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어찌 사람도리를 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사람이 태어나 근본적으로 해야 할 것은 부모에게 효도하는 것이다. 교육이라는 敎자는 효(孝)와 부(父)가 합성된 글자로 부모에게 효도하는 사람을 가르치는 것을 말한다. 교육은 가정에서부터 시작되었으며 아무리 많은 교육을 받았을지라도 효도를 하지 않는다면 교육의 근본에 어긋난 것이라 할 수 있다. 혼자 사는 노부모를 찾아보지 않는 불효자는 우리 사회를 슬프게 하며, 결국 그 자녀를 불효의 길로 안내하게 된다.
우리는 부모님이 살아 계실 때 할 수 있는 효성을 다해야 한다. "무릇 나무는 조용히 있고자 하나 바람 잘 날이 없고, 자식이 봉양하고자 하나 부모님은 기다려 주지 않는다. 한번 흘러가면 쫓아갈 수 없는 것이 세월이고, 돌아가시면 다시 볼 수 없는 것이 부모님이다."
효도를 다하지 못했는데 어버이가 돌아가시어 효도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슬픔의 풍수지탄(風樹之歎)이다. 부모님이 늙어가니 살아계실 날이 얼마 되지 않을까 하루하루를 아쉬워하는 효자. 부모님이 돌아가시면 효도할 수 없을까봐 오래 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지만, 결코 효는 미루었다가 하는 것이 아니다.
까마귀는 비록 새에 불과하지만 새끼가 다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며 은혜를 보답하는 심성이 얼마나 갸륵한가. 부모님이 우리의 어린 시절을 꾸며 주셨으니 이제는 우리가 부모님의 말년을 아름답게 꾸며드려야 한다. 우리는 까마귀에게서 반포보은의 효를 배워야 한다.
▶️ 反(돌이킬 반/돌아올 반, 어려울 번, 삼갈 판)은 ❶회의문자로 仮(반)과 동자(同字)이다. 又(우)는 손을, 厂(엄)은 언덕의 뜻으로 뒤엎는다 또는 반대(反對)를 뜻한다. 비탈진 지형은 정상이 아니므로 반대를 의미한다. 反(반)은 위에서 덮는데 대하여 밑으로부터도 뒤덮는 일, 그 양쪽을 합하면 반복이란 말이 된다. 또 손바닥을 뒤집다, 배반하다, 돌아오다, 돌아보다 따위의 뜻으로 쓴다. ❷회의문자로 反자는 ‘되돌아오다’나 ‘뒤집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反자는 厂(기슭 엄)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厂자는 산기슭을 그린 것이지만 여기에서는 추상적인 물건으로 응용되었다. 갑골문에 나온 反자를 보면 손으로 무언가를 잡으려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어떠한 물건을 손으로 뒤집는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反자는 ‘뒤집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후에 뜻이 확대되면서 ‘배반하다’나 ‘반역하다’라는 뜻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反(반)은 변증법(辨證法)의 정(正), 반(反), 합(合)의 세 가지 계기 가운데에서 부정(否定)을 뜻하는 계기나 반립(反立)의 뜻으로 ①돌이키다 ②돌아오다, 되돌아가다 ③되풀이하다, 반복하다 ④뒤집다, 뒤엎다 ⑤배반하다 ⑥어기다(지키지 아니하고 거스르다), 어긋나다 ⑦반대하다 ⑧물러나다, 후퇴하다 ⑨보복하다, 앙갚음하다 ⑩되돌아보다, 반성하다 ⑪꾸짖다, 나무라다 ⑫보답하다, 되갚음하다 ⑬바꾸다, 고치다 ⑭죄를 가벼이 하다 ⑮휘다 ⑯구르다, 뒤척이다 ⑰기울다 ⑱튀기다 ⑲생각하다, 유추(類推)하다 ⑳대답하다 ㉑기인(起因)하다 ㉒모반(謀叛), 반역(反逆) ㉓번(횟수를 세는 단위) ㉔반대로, 도리어 ㉕더한층, 더욱더 그리고 ⓐ어렵다, 곤란하다(번) 그리고 ㉠삼가다(몸가짐이나 언행을 조심하다), 조심하다(판) ㉡팔다(판)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바를 정(正), 도울 찬(贊)이다. 용례로는 공산주의를 반대함을 반공(反共), 반대로 움직임을 반동(反動), 법칙이나 규칙 따위를 어김을 반칙(反則), 상대방의 말을 되받아 묻는 것을 반문(反問), 두 사물이 맞서 있는 상태 또는 어떤 의견이나 제안 등에 찬성하지 않음을 반대(反對), 반사로 비친 그림자를 반영(反影), 반사하여 비침을 반영(反映), 반대하거나 반항하여 품는 나쁜 감정을 반감(反感), 한 가지 일을 되풀이 함을 반복(反復), 자극이나 작용에 대응하여 일어남을 반응(反應), 전쟁을 반대함을 반전(反戰), 쳐들어 오는 적을 되받아 공격함을 반격(反擊), 상대방에 반대하여 대들음을 반항(反抗), 반대의 뜻을 나타내는 행동이나 표시를 반기(反旗), 서로 미워함을 반목(反目), 잘못이나 허물이 없었는지 돌이켜 생각하는 것을 반성(反省), 반대되는 뜻을 반의(反意), 손님이 도리어 주인 노릇을 한다는 반객위주(反客爲主), 잘못을 자신에게서 찾는다는 반구제기(反求諸己), 서로 미워하고 질투하는 눈으로 봄을 반목질시(反目嫉視), 언행이 이랬다 저랬다 하며 일정하지 않거나 일정한 주장이 없음을 반복무상(反覆無常), 도리어 처음 만 같지 못함이라는 반불여초(反不如初), 남에게 재앙이 가게 하려다가 도리어 재앙을 받음을 반수기앙(反受其殃), 머리는 헝클어지고 옷은 해어진 초라한 모습으로 한데서 잠을 반수발사(反首拔舍), 엎질러진 물은 다시 주워 담을 수 없다는 반수불수(反水不收) 등에 쓰인다.
▶️ 哺(먹일 포)는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甫(보, 포)가 합(合)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 哺(포)는 ①먹다 ②먹이다, 먹여 기르다 ③씹어 먹다 ④음식물(飮食物) ⑤어린아이의 병명(病名)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먹을 여(茹), 저녁밥 포(餔)이다. 용례로는 제 몸의 젖으로 새끼를 먹여 기름을 포유(哺乳), 음식을 씹거나 마심을 포철(哺餟), 동물이 새끼를 먹이어 기름을 포육(哺育), 신시로 지금의 오후 4시를 이르는 말을 포시(哺時), 입에 든 것을 토함을 토포(吐哺), 음식을 배불리 먹고 배들 두드림을 고포(鼓哺), 자손이 어버이를 봉양함을 앙포(仰哺), 까마귀 새끼가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을 것을 물어다 준다는 뜻으로 부모의 은혜를 갚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반포(反哺), 까마귀 새끼가 자란 뒤에 늙은 어미에게 먹이를 물어다 주는 효성이라는 뜻으로 자식이 자라서 부모를 봉양함을 이르는 말을 반포지효(反哺之孝), 자식이 부모가 길러준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이르는 말을 반포보은(反哺報恩), 입을 벌리고 있으면서 먹여 주기를 바란다는 말을 개구망포(開口望哺), 음식을 먹으며 배를 두드린다는 뜻으로 천하가 태평하여 즐거운 모양을 이르는 말을 함포고복(含哺鼓腹), 입 속에 있는 밥을 뱉고 머리카락을 움켜쥔다는 뜻으로 식사 때나 머리를 감을 때에 손님이 오면 황급히 나가서 맞이함을 이르는 말을 토포악발(吐哺握髮), 머리털을 잡고 먹은 것을 토해 낸다는 뜻으로 인재를 구하려고 애씀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악발토포(握髮吐哺) 등에 쓰인다.
▶️ 報(갚을 보/알릴 보)는 ❶회의문자로 죄를 짓고(幸) 다스림을 받은(문자의 오른쪽 부분인 글자 복 사람을 복종시키는 모양, 다스리는 모양) 사람이라는 데서 갚다를 뜻한다. 죄받다, 대답하다, 갚다의 뜻을 나타낸다. ❷회의문자로 報자는 '갚다'나 '판가름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報자는 執(잡을 집)자와 又(또 우)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報자의 금문을 보면 수갑을 찬 죄수를 잡으려는 듯한 모습이 그려져 있다. 글자의 형태로만 본다면 같은 시기에 그려진 執(잡을 집)자와 비슷하다. 다만 報자에는 又(또 우)자가 있으므로 수갑을 차고 있는 죄수를 붙잡아두고 있는 모습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런데 죄수를 붙잡아둔 모습이 왜 '갚다'라는 뜻을 가지게 된 것일까? 報자에서 말하는 '갚다'라는 것은 사실 벌을 받아 죗값을 치르라는 뜻이다. 그래서 報(보)는 ①갚다 ②알리다 ③대답(對答)하다 ④여쭈다 ⑤치붙다 ⑥재판하다 ⑦판가름하다 ⑧공초(供招)받다(죄인이 범죄 사실을 진술하다) ⑨간통(姦通)하다, 간음(姦淫)하다 ⑩나아가다, 급(急)히 가다 ⑪갚음 ⑫알림, 통지 ⑬신문, 신문지 ⑭처형,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갚을 상(償), 갚을 수(酬)이다. 용례로는 일반에게 알리는 새로운 소식을 보도(報道), 알리어 바치거나 베풀어 알림을 보고(報告), 근로의 대가로 주는 금전이나 물품을 보수(報酬), 입은 혜택이나 은혜를 갚음을 보답(報答), 원수를 갚음을 보복(報復), 은혜를 갚음을 보은(報恩), 공훈에 보답함을 보훈(報勳), 남에게 진 빚이나 받은 것을 갚음을 보상(報償), 착한 일은 착한 대로 악한 일은 악한 대로 선악이 대갚음됨을 보응(報應), 사정이나 정황의 보고를 정보(情報), 널리 알리는 것 또는 그 소식이나 보도를 홍보(弘報), 통지하여 보고함을 통보(通報), 상대방의 정보나 형편을 몰래 탐지하여 보고함을 첩보(諜報), 신문 기사에서 일컫는 그 신문 자체를 본보(本報), 앞으로의 일을 예상해서 미리 알림을 예보(豫報), 반가운 소식을 낭보(朗報), 경계하라고 미리 알림을 경보(警報), 정보를 제공함을 제보(提報), 빨리 알리는 것 또는 그 보도를 속보(速報), 확실하게 알림 또는 그러한 보도나 소식을 확보(確報), 여러 가지 일을 그림으로 그리거나 사진을 찍어 발행한 책자를 화보(畫報), 여러 사람에게 알리는 기사를 적어 벽이나 게시판에 붙이는 종이를 벽보(壁報), 그릇된 보도 또는 그릇 보도함을 오보(誤報), 근본에 보답하고 처음으로 돌아간다는 뜻으로 천지와 선조의 은혜에 보답함을 보본반시(報本反始), 남을 국사로 대우하면 자기도 또한 국사로서 대접을 받는다는 뜻으로 지기知己의 은혜에 감동함을 이르는 말을 보이국사(報以國士), 조상의 음덕을 추모함을 보본추원(報本追遠), 자신의 삶의 은인인 군사부君師父에 대해서 죽음으로써 보답함을 보생이사(報生以死), 원한 있는 자에게 은덕으로써 갚는다는 뜻으로 앙갚음하지 않는다는 말을 보원이덕(報怨以德), 서로 대갚음을 하는 자연의 이치를 보복지리(報復之理), 봉숭아에 대한 보답으로 오얏을 보낸다는 뜻으로 내가 은덕을 베풀면 남도 이를 본받음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투도보리(投挑報李), 자식이 부모가 길러준 은혜에 보답하는 것을 반포보은(反哺報恩), 원인과 결과는 서로 물고 물린다는 뜻으로 과거 또는 전생의 선악의 인연에 따라서 뒷날 길흉 화복의 갚음을 받게 됨을 이르는 말을 인과응보(因果應報), 풀을 묶어서 은혜를 갚는다는 뜻으로 죽어 혼이 되더라도 입은 은혜를 잊지 않고 갚음을 결초보은(結草報恩) 등에 쓰인다.
▶️ 恩(은혜 은)은 ❶형성문자로 음(音)을 나타내는 因(인→은)과 마음(心)으로 도와 준다는 뜻을 합하여 은혜를 받음을 뜻한다. 因은 의지(依支)하는 일, 恩(은)은 의지(依支)가 되는 마음(心)→사람을 소중히 다루는 일, 본디는 惠(혜;자비를 베풀다)와 같은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恩자는 '은혜'나 '온정'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恩자는 因(인할 인)자와 心(마음 심)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因자는 침대에 大(큰 대)로 누워있는 사람을 그린 것으로 '~로 인하여'나 '의지하다'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렇게 '의지하다'라는 뜻을 가진 因자에 心자를 결합한 恩자는 '의지(因)가 되는 마음(心)'이라는 뜻으로 만들어졌다. 恩자는 그러한 의미에서 '은혜'나 '온정'이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恩(은)은 (1)은혜(恩惠) (2)은공 (3)은덕(恩德)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은혜(恩惠) ②인정, 온정 ③혜택(惠澤) ④사랑하다 ⑤감사(感謝)하게 여기다 ⑥(은혜를)베풀다(일을 차리어 벌이다, 도와주어서 혜택을 받게 하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은혜와 공로를 은공(恩功), 하늘이 내리는 우로의 은택 또는 임금이나 웃어른으로부터 받는 혜택을 은광(恩光), 은혜와 덕 또는 은혜로 입은 신세를 은덕(恩德), 은혜를 베풀어 준 스승이라는 뜻으로 스승을 감사한 마음으로 이르는 말을 은사(恩師), 은혜와 원한을 이르는 말을 은원(恩怨), 은혜와 위엄을 이르는 말을 은위(恩威), 은혜를 베풀어 관대하게 다룸을 은유(恩宥), 은혜를 베풀어 준 사람을 은인(恩人), 나라에서 내리는 혜택에 관하나 특전을 은전(恩典), 높은 사람에게서 받는 특별한 은혜와 사랑을 은총(恩寵), 은덕이 백성에게 미침이나 은혜로써 백성을 교화함을 은화(恩化), 은혜가 깊은 어머니를 은모(恩母), 은사로부터 물려받은 물건을 은물(恩物), 은혜와 사랑 또는 부모 자식 사이나 부부 간의 애정을 은애(恩愛), 갚아야 할 의리 있는 은혜를 은의(恩意), 은혜를 베풀어 격려함을 은장(恩獎), 은혜로 사랑하는 마음이나 은애의 마음을 은정(恩情), 자연이나 남에게서 받는 고마운 혜택을 은혜(恩惠), 사랑으로 남을 도움이나 은혜로 도움을 은휼(恩恤), 사면 또는 나라에 경사가 있을 때 일정한 죄인을 놓아 주는 일을 은사(恩赦), 갚아야 할 의리와 은혜를 은의(恩義), 은혜로 보살펴 주는 일을 은고(恩顧), 은혜가 도리어 원수가 됨을 이르는 말을 은반위구(恩反爲仇), 산과 바다같이 크고 넓은 은덕을 일컫는 말을 은산덕해(恩山德海), 은혜와 원수를 분명히 한다는 뜻으로 은혜를 준 자에게는 반드시 은혜로 원한을 품게 한 자에게는 원한을 갚음을 이르는 말을 은수분명(恩讎分明), 사람에게 은혜를 베푸는 것이 도에 지나치면 도리어 원망을 사게 됨을 일컫는 말을 은심원생(恩甚怨生), 은혜와 위엄을 아울러 베풂을 일컫는 말을 은위병행(恩威竝行), 은혜가 태산같이 큼을 일컫는 말을 은중태산(恩重泰山)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