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남해에서 태어난 나는 어릴적에 낚시를 잡아본 이후로 거의 반세기가 흘러서 최근 다시 낚
시를 잡아보았다. 처음에는 그냥 간단히 대낚시 하나를 사서 최근 아주 맑아진 불광천에서 몇번 던지
니 붕어가 솔솔 잡히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좀 더 큰 물에 서 놀려고 불광천을 따라 한강 본류에 입성했다.
한강 본류에서는 물살이 빠르고 수초도 없고 하여 붕어가 전혀 잡히지않아서 방울 낚시로 바꾸고 굵직한 잉어을 잡으려했다.그런데 나는 안 잡히는데 옆에 앉아있는 강태공은 꾸준히 끌어올리는 것을
보고 슬슬 오기가 발동하기 시작했다..
미끼를 무엇으로 사용하는지 등등을 꼬치꼬치 묻고 곰곰히 관찰한 끝에 찐깻묵이 좋다는 힌트를 얻었다. 동네 기름짜는 집에가서 보니 그냥 껫묵을 꽁짜로 줘서 하는데 한마리도 안 잡혔다.
다음에는 인터넷부터 샅샅히 뒤줘보니 저기 경기도 양수리에 찐껫묵 파는집이 있음을 알고 일부러
그 먼 곳까지 차몰고 가서 사와서 던저 보니 역시 꽝이었다.
결국은 잉어는 한 마리도 못잡고. 긴 한숨 끝에 세월만 흘러보냈다.
4월에 들어서야 한강에 바다에서 숭어가 올라오기 시작했다..
숭어는 강바닥이 아니라 떠다니는 놈들이라 낚시 채비도 틀리고 숭어가 좋아한다는
지렁이도 있고 해서 이러저리 머리를 굴리고 열심히 해서 몇마리 올라왔다. 왕거니를 잡은 듯 쾌재를
부르고 지인들에게 나눠주기도하고 같이 생선회도 쳐먹고 했다..
4월달 숭어는 육질도 단단하고 맛도 좋고 해서 그런대로 손맛이 있었다..
이제는 낚시에 좀 자신이 생긴 느낌이다.
그 사이에 낚시대도 대낚 하나만 가지고 있다가 어느새 릴낚시 다섯 개나 사 버렸다..
그러니 이제 대낚 하나.. 릴낚시 5개.. 플라이 낚시 하나.. 고기도 별시원치않게 잡는 놈이 낚시대만 보아도 뿌듯하다.
6월이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장어 잡는 법들을 주위 선배 고수분들께 강의를 받아 시작하기로 했다..
장어는 야행성이라 주로 밤에 잡히는데 아주 민감하고 힘이 있어 죽어라고 릴을 돌리지않으면 올라
오다가. 멈칫하면 꼬리를 돌에 말아버린다 하던지 하면 못잡는 특징이 있다..
어느 날은 금요일밤 9시에 한강에가서 48시간을 보냇는데 한마리도 잡지 못한 기억이 있다..
이틀밤을 샌 것은 오기로 있는것도 있지만 나가는게 귀찮키도 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것은 주위있
는 사람이잡는게 보인다는 것이었다.
거의 주말마다 한강에서 밤을 보내다가 맨날 한마리도 못잡고..그러다가 절대 고수에게 물어보니 돈
을 좀 투자하여 전혀 사람들이 안오는 곳으로 가라고 귀띰해줬다.
거금 2만원을 투자하여 사람들이 전혀 가지 못하는곳... 행주산성 절벽 아래에 고무보트를 타고 가
서 밤샘 낚시를 하였는데 역시 한마리도 못잡았다..
그날밤 임진왜란때 행주산성 전투에서 절벽을 오르는 일본 놈들이 수없이 죽은 그 자리에 서서 낚시
를 하니 옛날 귀신이 나올까 무섭기도 했다..입질은 어렵게 한번 받은 것 같았다.
좌우지간 그사이에 메기도 잡아보고.. 붕어도 잡아 보고,,눈치도 잡아 보고.. 여러가지 별 원치않는
놈들만 몇마리 잡아봤는데.이상하게도 장어는 한마리도 잡아보질 못햇다..
장어낚시를 시작한지 2달이 넘었는데 자존심이 상했다..하루는 낚시한다고 가서 술을 한잔 먹어서
의자에서 그냥 잠이들어버렸는데.. 웬놈의 모기들이 그리 많이 물었는지..얼굴이며 팔다리가 온통
퉁퉁 부었다..
집 사람이 보더니 무슨 음식을 잘못먹어 식중독에 걸린줄 알고 빨리 병원에 가서 치료하라했다.
나는 속으로 낚시가서 술먹고 잠자서 모기한테 몰렸다는 소릴 못하고 "그러고마" 라고 얼버무렸다..
모기 물린 자국이 완치될 때까지는 거의 열흘남짓이나 걸렸다..
다시 오기가 발동해서 장어에 도전키로 하고 가장 비싼 미끼 땅강아지를 10마리에 만원주고 사서
해봐도 마찬가지고.. 한강 물지렁이를 해봐고 마찬가지고. 밭지렁이 큰놈으로 해봐도 마찬가진데 어
느 날 비가 많이와서 한강물이 제법 불었을 때 낚시를 갔다..
팔당에서 수문을 열었다는 말도 있고해서 보니 물이 약간 흐려 이럴때는 장어가 잘 잡힌다는 말을 많
이 들어서 낙시를 무려 3대나 폈다..
2대는 좀 괜찮은 것이지만 1대는 영 후진 낚시대였다..
그런데 우연이랄지 3대중 하나가 후들려서 잡아차니 이게 딸려오는게 아니고 아예 끌고 가는 느낌이
들었다.
힘을 주고 돌리니 그만 릴뭉치가 부서져버렸다..하필이면 제일 싸구려 릴에서 그리됐다..
잡아채고 용을 쓰다가 줄이 끊어지고 해서.예감이 장어 같았다. 신경질이 나서 그 부서진 릴은 돌로
한방 내리치고 그냥 버렸다..
약2개월동안 10여회 이상 장어를 잡으려 가서 한마리도 잡질 못하고..짜증만 나면서 하루이틀만 보냈다.
한강장어는 저 멀리 필리핀 아래에서 올라와 한강에서 둥지를 트는 놈들이라 힘이좋고. 몸에 엄청 좋다고 한다
자연산이라 1키로에 20만원 이상하는데..장비산거랑 그동안 노력이랑 생각하면 수십키로 사먹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낚시가서 잡지도못하고 하면 어떡하니 이제는 겁이 나기 시작했다.
장어를 잡기위해 몇달을 고군 분투 하다가 그래도 장어가 안잡혀서 강호 선배고수제위 분들께 여러
차래 자문을 구하여 추아래 20 센치 정도에 아래바늘을 달고 추위에
20센치정도에 가지 바늘을 달고 미끼는 강에서 살고있는 물지렁이를 강속에 들어가서 잡아서 낚시
대 하나에 3-4 마리 끼워서 낚시대를 3개를 펴서 던지기를 수십번 끝에
평생 처음으로 장어를 한마리 잡았다...
대충 눈짐작으로 5백~6백 그램정도 되어보이는 제법 큰 것이었다..
가슴이 떨려오면서 온몸이 짜릿한게 엄청난 희열을 느꼈다..
마치 등산하는 사람이 처녀봉을 정복한기분이랄까..아랫배 단전에서 올라오는 북받히는 감정이 그
동안의 고난과 분투를 한방에 날려보내는 듯한 정말로 너무 시원한느낌이 들었다..
대충 시간이 저녁 7시경이었다..
장어는 약간의 작은 공간만 해도 뚤고 나간다는 말을 들어서 양파 넣는 망에다 넣고 그위에 또다른 망에 넣어서
한마리를 잡았으니 이제부터다는 생각에 좀더 잡아보고 가려고 9시 까지 하기로 마음을 작정하고 장
어를 살려가야 했기에 물속에 넣었다..
약30분지나서 잡은 장어가 스스로 신기하고해서 수시로 가서 보고 하면서 계속 낚싯대를 드리우고
대충 9시정도 철수하기로 생각하고있다가 더이상의 입질은없고 하다가 40 센치정도의 참붕어가 한마리 잡혔다..
오늘은 대박이구나 하고 철수를 하려고 잡아놓은 장어망에 같이 넣어가려했는데..아뿔싸!
세상에 그 잡아 놓은 장어가 도망을 가고 없다..
양파넣는 망은 찢어저있고 그 다음 망은 별 표시도 없는데 약간 작은 공간이 있었는지...
그때의 허망함이란...
하늘이 꺼질듯한 한숨과함께 내가 너무 욕심이과했나 하는 생각도 들고.. 하여튼 짫은 시간에 희열과
절망을 교차해 느낀 지난 주말이었다..
그때 느낀것은 정말로 뭐냐면... 인생이란것이 낚시랑 비슷하여 어렵게 성취하여 놓은 것도 수성을
잘못하면 한순간에 망가진다는 것을 느꼈다.
강태공이 낚시를 하면서 새월을 낚았다는 말이 아마 거짓말은 아닌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