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죄송해요! 그리고 감사합니다!'라고 했을 것 이다. 내가 순덕이었다면 마지막 순덕이가 했던 것 처럼 이렇게 말 할 것 같다. 맨 처음 나는 '빨간 선생님'의 제목을 듣고 선생님이 학생을 성추행, 성폭행하는 내용인 줄 알았다. '더 빨강'이라는 시집을 읽고 난 후의 영향때문인 것 같다. 하지만 정작 내 예상을 뒤엎고 '빨간 선생님'은 나에게 큰 감동을 주었다.
'빨간 선생님'을 보면서 순덕이가 '장군 부인의 위험한 사랑'의 책을 쓴 장본인으로 의심을 받고 '교감 선생님'이랑 다른 몇몇의 선생님들이 장순복의 타자기를 찾으려고 하는 장면에서 '김태남 선생님'이 자신집에 있는 타자기를 얼른 바꿔채기 해서 '장순복'을 구해준 장면이 너무 인상적이었다. 평소에 선생대우도 안 해주는 순덕이를 위해서 아니면 '장군 부인의 위험한 사랑'을 더 읽고 싶어서 그런 거 일수도 있지만 그래도 그 순덕이를 생각한 마음을 보고 '아무리 학생을 대하는 태도가 좋고, 나쁘고 이렇게 분류할 수 없을만큼 다양하지 학생을 대하는 마음은 다 똑같다.'라는 생각을 가질 수 있었다. 그와 동시에 만약에 '내가 '김태남 선생님'이였다면 저렇게 행동할 수 있었을까?'하고 의문이 들면서 나는 그러지 못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인생이 달라질수도 있는데도 학생을 도와준다는게 나한테는 그런 용기가 없기 때문이다.
'김태남 선생님'이 장순덕 대신 '장군 부인의 위험한 사랑'을 썻다는 장면과 함께 장순덕한테 쓴 마지막편지 내용도 빼먹을 수 없는 하이라이트인 것 같다. 순덕이이가 쓴 '장군 부인의 위험한 사랑'을 보고 감동을 먹은 '김태남 선생님'이 순덕이랑 갈등도 많았지만 결국 순덕이는 어른이 되서 이 나라를 움직일만한 힘이 있다고 판단하고 자신이 대신 감옥에 들어가는 장면은 '교사'를 꿈꾸는 나로서는 '최고의 교사란 이런 것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자신의 제자를 믿어주고 그리고 자신의 제자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모습은 평범한 교사로서는 절대로 못 할 행동인 것 같기 때문이다. 이러한 사건들이 있은뒤에 마지막 끝날 쯤에 '장순덕'이 '김태남 선생님'을 만나면서 '선생님, 이제야 불려드려서 죄송해요.'라는 말을 했을때 내 생각에는 '김태남 선생님'은 그 어느 때랑 비교가 안되고 '교사의 보람'을 느낄 수 있을 수 있는 학생으로부터 큰 선물을 받았다고 생각이 든다. 선생님들은 자신이 스승이 맞는지 아닌지 많이 고민하는 연기자이다. 학생들만큼 많이 고민을 하면서 자신이 과연 스승이라 부를 자격이 있는가 하면서 말이다. 그럼에도 학생들 앞에서는 애들이 불안해하지 않게 아무렇지 않다는듯 의연하게 행동하는 멋진 연기자들이다. 그런 연기를 하며 고민을 하는 선생님에게 자신을 스승으로 인정해주는 제자가 있다는게 얼마나 큰 행복일지 나도 한 번은 꼭 느껴보고 싶을정도로 벅차오른다.
'빨간 선생님'은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영화이다. 이 때는 빨갱이랑 관련되면 다 잡혀가는 시대이다. 그런 시대에서 교사는 학생을 어떻게 대해야 하고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잘 보여주는 동시에 그 시대에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대우를 못 받는 걸 잘 보여주는 단막극 드라마 인 것 같다. 그리고 그 시대에는 '성'과 관련된 단어들을 창피해하고 숨기는 특성들을 잘 보여준 것 같다. '빨간 선생님'을 보면서 선생님이라는 이 세 글자가 이루어서 만들어지는 이 단어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된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