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음
상쾌한 월요일 아침, 햇빛도 짱짱히 내리는 아침! 갑진씨를 만나러 갑진씨네 집에 갑니다.
벨을 누르면 ,‘띵동’하고 벨이 울립니다. 그리고 갑진씨가 누구냐고 묻습니다.
“누우?”
갑진씨는 항상 누군가가 벨을 누르면 누구냐고 물어 보십니다.
“언니 저희 왔어요!”
갑진씨는 저희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쿠당탕탕 일어나서 문을 열어주십니다.
그러고는 반갑게 맞이해주셨습니다.
“언니!!”
상쾌한 아침과는 다르게 갑진씨는 목이 아파서 병원을 가야겠다고 하셨습니다.
갑진씨는 병원을 가야 할 때 한손은 주먹을 쥐고 나머지 한손의 검지와 중지를 펼쳐서 주먹쥔 손의 검지와 중지의 세 번째 마디를 두 번 치십니다.
목이 아파서 병원을 가야겠다고 이야기를 하시며 집을 같이 나섰습니다.
걸어서 5분 거리에 있는 ‘김덕한의원’에 가서 접수처에 간호사 선생님들에게 본인이 아픈 곳을 가르키면서 아프다는 말씀을 하십니다.
“목이 아파”
아픈 곳을 표현하시고 접수처에 가서 얘기를 하는 모습이 갑진씨 스스로가 해낼 수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리고 간호사 선생님께서 성함을 물으셨을 때 저희가 옆에서 말하는 게 아니라 갑진씨 스스로가 이름을 말하셨습니다.
“갑진, 송갑진”
병원에 사람이 너무 많아 기다리는 시간이 길어졌지만 간호사선생님께서 이름을 불렀을 때 벌떡 일어나서 진료실로 향합니다.
진료를 마치고 나와서 본인의 가방과 우산을 챙기시고 약국으로 가서 병원에서 받은 처방전을 약국에 내고 약을 받으시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말씀하십니다.
“갑진, 목 안 아파”
#실무자 특강
갑진씨는 집으로 돌아가고, 저희는 갑진씨의 아르바이트 구하기에 대한 조언을 들으러 이전에도 구직을 해보신 정우철 선생님을 찾아갔습니다. 선생님은 저희를 반갑게 맞이해주시며, 카페에 가서 음료도 사주시고, 이전의 구직 사례는 어떤 것이 있었는지, 어떤 것을 했는지를 듣고 아르바이트를 구하는 데에 있어서 유의사항들을 들어가면서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갑진씨의 아르바이트를 구할 것인지에 대한 그림을 그려갔습니다.
#맑음 뒤 흐림
실무자 특강을 마치고 갑진씨네 집으로 돌아가서 갑진씨는 연하치료를 가기전에 물양치를 하시는데 갑진씨에게 물양치를 하고 가야한다고 말씀드렸었는데 갑진씨는 이미 준비를 마친 상태였습니다.
(손으로 양치질을 하는 동작을 하면서) “해셔” “응”
갑진씨는 정해진 일정을 꼼꼼히 챙기는 모습을 보였었는데 오늘 연하치료를 준비할 때 미리 준비하시고 병원을 갈 준비를 마쳐서 당황하기도 했었습니다. 갑진씨의 준비성을 다시 볼 수 있었습니다.
저희는 양산사람이 아니라 가는 길을 몰라서 어떻게 가야하나 고민을 했는데 괜한 고민을 했나 싶을 정도로 갑진씨는 길을 척척 걸어 나가셨습니다.
(가야되는 방향을 가르키며) “이이 ”
갑진씨는 1분이라도 늦을까봐 시간을 계속 물어보시면서 걸음을 빠르게 옮기셨습니다.
제 시간보다 살짝 빨리 도착한 것을 확인하고는 안도의 한 숨을 내쉬셨습니다.
갑진씨는 반가운 사람을 만나면 항상 ‘언니 언니’ 하시면서 반가운 사람에게 손인사를 건넵니다. 연하치료실에 도착해서 선생님을 만났을때도 반갑게 인사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언니! 언니!”
12시에 연하치료를 마치고 나오니 상쾌한 아침과는 달리 비가 억수같이 내리고 있었습니다.
갑진씨에게 “언니! 저희 집에가서 밥 먹을까요? 아니면 원에가서 밥먹을까요?” 하고 물어
(무궁애학원 쪽을 손으로 가르키며) “음-음”
갑진씨는 집을 표현할 때 두 손가락 끝을 맞대어 양손으로 산 모양을 만듭니다.
집을 표현하지 않아서 무궁애학원에 가서 드신다는 것을 원하시는걸 알 수 있었습니다.
#반가운 사람들
무궁애학원에 도착해서 식당으로 발걸음을 향하였을 때, 갑진씨는 언제나 해맑고 밝게
갑진씨는 오며가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반가운 표시를 하셨습니다.
반가운 사람들을 손으로 콕콕 찔러 반갑다는 손 인사를 건네셨습니다.
“언니 언니! ” , “으응응!”
갑진씨는 식판을 들고 원하는 음식을 식판에 담고, 식사를 합니다.
식사를 하는 도중에 정명자 선생님께서 지나갔는데 선생님을 붙잡고
(양손을 검지손가락만 들고 머리에 대고 하늘로 찌르는 동작을 하며) “으으음”
그리고 정명자 선생님께서는
“댄스는 9월달에 할거에요~” 라고 친절히 말씀하십니다.
갑진씨는 춤 추는 것을 좋아하시는데 춤을 표현할 때는 검지 손가락만 들고 머리에 대고 하늘로 찌르는 동작을 하십니다. 정명자 선생님을 붙잡은 이유는 정명자 선생님께서 갑진씨에게 춤추는 경험을 선물(댄스교육) 해주셨다는 것을 알고 있어서 춤을 또 추고 싶다는 것을 말한 것입니다.
“약 약”
식사를 마치고, 갑진씨는 가져온 가방을 뒤적거립니다. 그러고는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서 물을 컵에 따라서 가져오시면서 약을 드셔야 한다는 것을 말씀하셨습니다.
오늘 갑진씨가 오전에 처방받은 약을 챙겨 와서 밥을 먹고 약을 먹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신겁니다. 갑진씨의 준비성을 다시 한 번 보게 되는 경험이었습니다.
#동네 사진관
갑진씨네 집에서 꽃단장을 합니다. 갑진씨네 화장대에서 팩트와 립스틱을 꺼내고
갑진씨는 거울을 보며 꺄르르 웃으시며 화장을 합니다.
(검지 손가락을 볼에 대면서) “이이?”
검지손가락을 볼에 대는 동작을 할 때에는 이쁘냐고 물어 보시는 겁니다.
그러면 저희는 “네! 언니 너무 이뻐요~” 라고 대답했습니다.
갑진씨는 증명사진을 찍으러 갈 준비를 마쳤습니다.
갑진씨와 사진관을 찾아 걸어가면서 ‘오랫동안 걸어야 하는 데 이 정적을 어떻게 깰까?’ 하면서 생각을 하다가 갑진씨가 좋아하는 ‘뽀뽀뽀’ 노래를 불러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꼬꼬꼭~”
‘범어 사진관’을 찾아 가던 중에 ‘늘 푸른 사진관’의 간판을 보고 갑진씨에게 두 곳중에 어떤곳을 갈까 라고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갑진씨에게 물어봤습니다.
“언니! 저희 범어 사진관 갈까요 아니면 늘 푸른 사진관 요기 갈까요?”
갑진씨는 우리가 설명하는 손짓과 몸짓, 말을 들으면서 이해하려고 하는 모습을 보이셨습니다.
(2층에 있는 늘 푸른 사진관을 가르키면서) “이이”
원래 가려던 사진관은 가지 않고 갑진씨가 고른 사진관에 올라가서 사진을 찍습니다.
사진사분이 고개를 들어주세요, 내려주세요 하실 때마다 갑진씨의 얼굴에는 긴장한 기색이 드리웁니다.어찌저찌 사진을 다 찍고 갑진씨에게 나온 증명사진을 보여드렸습니다.
“갑진 갑진”
이름을 외치실 때는 자신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말씀하시고 싶어하시는데
아마 ‘내가 나온 사진이다‘ ’내 사진이다‘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았습니다.
#커피 한 잔의 여유
사진을 찍으러 너무 먼 곳으로, 오랫동안 걷고 날씨도 오락가락 해서 갑진씨는 집으로 향하는 길에 걸음을 척척 앞서나가시더니 ‘이디야 커피’로 가셨습니다.
“이어 이어 코히 코히”
메뉴판에 있는 ‘캬라멜 마끼야토“ 그림을 고르고 그것을 마시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커피를 주문하고 앉아 있는 동안 갑진씨에게 일을 하기 전에는 필요한 것이 있다고 얘기했습니다.
“갑진씨 일 하려면, (이력서를 가르키면서) 이거 써야 일 할 수 있어요”
갑진씨는 이해가 되지 않다는 듯이 계속 일하는 동작을 하시다가 이력서를 꺼내서 고 일을 하려면 이 종이에 써야 한다는 것을 설명드리기란 너무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예전에 저희가 아르바이트를 구할 때 썼던 이력서를 휴대폰으로 보여주면서 갑진씨에게 아무것도 쓰여지지 않은 이력서와 우리의 이력서를 비교하면서 일하는 동작을 보여드리고 이것을 써야한다고 하니까 ‘송갑진’ 이름 쓰는 연습을 하셨습니다.
한 글자 한 글자 꾹꾹 눌러쓰시는 모습을 보면서
‘ 갑진 언니는 일을 정말 너무 하고 싶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주문한 커피를 마시며 바쁜 일정에도 밝은 모습을 유지하면서 한 숨 돌리는 갑진씨를 보면서 ‘우리가 갑진씨의 아르바이트 구하기를 꼭 성공시켰으면 좋겠다’ 고 생각하며 하루를 마무리 했습니다.
2018년 7월 9일 강보정
첫댓글 갑진 씨 일이게 잘 도왔군요. 갑진 씨 손가락 표현까지 정확히 알아내는 능력 대단합니다. 맞아요. 갑진 씨 일하고 싶어해요. 그래서 이번 사업에 학생들 하고 해 보겠다고 신청한 거구요. 갑진 씨가 이력서를 잘 적어서 취업하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갑진 씨가 주인되게 잘 도와 주어서 고마워요.
갑진씨는 병원 일정이며 작업치료, 평생교육 댄스 수업, 교회가기 등 본인의 일정을 잘알고 챙길 수 있는 힘이 있습니다~~ 직업인으로서 가져야하는 책임감 성실함으로 무장되어 있답니다~~매일 일정한 시간에 할 수 있는 일을 찾는게 쉽진 않겠지만 당사자와 둘레사람 찾아 잘 묻고 의논해 잘할 수 있는 일들을 찾을 수 있길 기대해봅니다~~혹여 단기사회사업 기간 안에 찾지못한다하더라도 과정 중에 분명 갑진씨도 대학생들에게도 배움의 시간이 되겠다 싶어요^^
오늘 하루 송갑진씨가 자기 삶의 주인 노릇하는 날이었습니다.
김덕한의원에서, 병원가는 길, 사진관, 카페 모든 일에서 송갑진씨가 선택 이용하게 잘 도왔습니다.
갑진씨가 그동안 목이 아프다고 하셨는데 빨리 도와드리지 못해서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목감기가 빨리 나으면 좋겠습니다.
이력서를 적을 때 갑진씨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고 갑진씨가 할수 있는 만큼 자신의 이름이라고 적게 도우려는 모습에서 사회사업의 근본이 보입니다.
오늘 바쁜하루를 보내고 또 내일을 다짐하는 학생들의 열정이 멋집니다.
오늘 하루 일과를 읽고 있으니 자조에 초점을 맞추어 잘 도와네요.
내 삶에 주인이 될 수 있게 돕고 있는 사람들 모습이 드러나지 않게 잘 도왔네요
갑진씨가 많이 행복할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