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 할 때가 언제인가를 분명히 알고 가는 이의 뒷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봄 한철 격정을 인내한 나의 사랑은 지고 있다 분분한 낙화…… 결별이 이룩하는 축복에 싸여 지금은 가야 할 때 무성한 녹음과 그리고 머지않아 열매 맺는 가을을 향하여 나의 청춘은 꽃답게 죽는다 헤어지자 섬세한 손길을 흔들며 하롱하롱 꽃잎이 지는 어느 날 나의 사랑, 나의 결별 샘터에 물 고인 듯 성숙하는 내 영혼의 슬픈 눈
이형기의 낙화를 보면서 많은 해석이 있을 수 있지만 내가 느낀 바로는 놓아줄때는 아름답게 놓아주고 이별하는 것도 나쁘지 않는 것 같다고 이 시에서 느낄 수 있었다. 또 나는 개인적으로 매우 역설적 표현을 좋아하고 찾아보는것도 좋아하는데 예를 들어 '소리없는 아우성'이라는 구절이라던가 '아아, 님은 갔지마는 나는 님을 보내지 아니하였습니다.' 같은 역설적인 표현이 들어간 구절을 매우 시적으로 인상이 깊게 남고 마음속에 품는 경향이 있는데 이 시에도 결별과 축복은 서로 모순되는 관계지만 '결별이 이륙하는 축복에 싸여' 라는 시적으로 아주 멋있는 표현을 써서 내마음에 쏙 들었다. 또 이 시는 공부하면서 많이 보아 친숙하기 때문에 아주 마음에 든다. 이별도 있어야 새로운 만남도 있다. 나중에 다른 친구들과 못만나고 이별해도 또 다시 만난다는 소중한 메세지를 전달해주어서 고마운 시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