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조(落照) : 어사박문수의 과거급제 장원시
낙조토홍괘애산(落照吐紅掛碍山) 지는 해는 붉은 빛을 토하면서 푸른 산에 걸렸는데,
한아척진백운간(寒鵝尺盡白雲間) 차거운 하늘 기러기는 자질을 하며 백운간으로 날아가네
문진행객편응급(問津行客鞭應急) 나루터를 묻는 나그네는 걸음을 재촉하고
심사귀승장불한(尋寺歸僧杖不閑) 절로 가는 노승도 주장자가 한가롭지 않네.
방목원중우대영(放牧園中牛帶影) 소를 놓아 먹이는 동산에 소 그림자 띠워있고
망부대상첩저환(望夫臺上妾低環) 지아비를 기다리는 부인은 누상에서 솜옷을 두르누나.
창연고목계남로(蒼然古木溪南路) 시냇가 고목에 푸른 연기 어리니
단발초동농적환(短髮草童弄笛還) 단발머리 초동이 피리를 불며 돌아오더라.
마지막 구절은 다음과 같이 했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 - 근일스님
기우초동농적환(騎牛草童弄笛還) 소를 탄 초동이 피리를 불려 돌아오누나.
* 모두가 해질녁에 바삐 서두른는데 초동이 한가롭지 않는 것은???
[ 지은이 ]
박문수(朴文秀). 자는 성보(成甫), 호는 기은(耆隱). 본관은 고령(高靈)이다.
경종 3년 문과에 급제하여 영조의 신임이 두터워 암행어사로서 공이 많았고,
호조판서로 있으면서 균역법 제정에 진력하였으며 시호는 충헌(忠獻)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