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와 나무
- 장미숙(초원)
마음을 기대어 가까이 바라보는
바다와 나무는 이야기 없이도
서로를 다 안다
바다 밑으로 뿌리 내리는 소나무
해송의 품에 안기어 노래하는 바다
소리 낮추고 있는 듯 없는 듯
서로에게 스민다
노송 곁에 우두커니 서 있다
말없이 사랑 주던
거치른 손끝을 느끼며
아버지에게서 나던 바다 냄새
먼 파도를 건너 온
해풍으로 한나절 몸을 씻어
내 맘을 나무에게 주고
나는 나무의 정을 받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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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의 길
- 장미숙(초원)
한줄기 바람에
세상의 길이 있다
바람이 스쳐간 계절에
믿었던 시간을 불어낸
약속의 길이 있다
언덕위에 그저 무심한 듯
바람에 몸을 맡기면
바람이 쓸고 간 가슴에
새로이 움트는 사랑이 있다
바람이 열어준 길에
해가 지고 달이 뜨고
꽃이 피고 새가 울고
거기 꿈을 안고 달려 나아갈
바람의 길 희망의 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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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이 빛나는 밤에
- 장미숙 초원
고향처럼 평화롭던 하늘에
무슨 일 일어났을까
세찬 바람이 구름을 휘돌고
고요하게 반짝이던
푸른꿈들이 흔들리고 있네
하늘이 무너지고 땅이 꺼져
어지러운 세상에서도
희망은 넘어지면 안되지
이 밤을 지나가는
저 바람을 이겨내야 해
어두운 허공에서
더 깊게 빛나는 별
그 별이 빛나는 밤에
꿈은 다시 높이 날아올라야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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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미숙(초원) / 시인, 작사가
. 한국가곡작사가협회 부회장, 한국문인협회 회원
. 시집: <목마른 낙타>,<나비의 눈으로>,<다가가기>
. 시가곡집: <노을이 탄다>
. 발표가곡: 첫눈 오는 밤, 나비와 꽃처럼, 달빛 쓸쓸한 밤(KBS fm 위촉가곡) 외 다수